큐폴라가 있는 거리 - 남매를 통해 전후 일본의 재건을 희망하는
10-06-14 큐폴라가 있는 거리 - 서울아트시네마(일본영화정기무료상영회)
영화는 남매(아이들)를 통해 전후 일본을 배경으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청소년 영화 쯤 된다. 일본의 재건을 희망하면서 좀은 사회주의적 시선으로 담담히 그려내었다. 우리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봐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영화다.
과거 우리 영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고집불통의 아버지와 묵묵히 가정을 꾸리지만 불감당으로 술집을 나가는 엄마, 공부잘하는 딸래미와 철부지 남동생. 완전 교과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교과서로서의 강조 보다는 삶에 희망을 버리지 않는 아이들의 힘과 전후 일본이 가진 다양한 문제점 등을 담담한 시선으로 꾸려나가되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눈물샘을 자극하려 하지도 않고 동의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흑백영화가 보여주는 인물 처리 기법은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노조의 필요성과 재일교포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어 우리에겐 부드러우면서도 훈훈한 영화가 된듯하다.
개구쟁이 남동생도 부지런한 우등생 누나도 둘 다 가장 친한 친구를 재일교포로 두고 있다. 그들은 일본에서의 삶이 팍팍하여 새로이 재건하는 북한(이건 영화에서의 표현이다. 내 말이 아니다. ㅋㅋ)으로 가려고 한다.
남동생들은 비둘기를 키우고 그를 통해 통신도 하고 조폭들에게 판매도 하면서 그냥 그리 재미있게 지내는 마 개구쟁이다. 가끔 장난이 지나치지만 남에 대한 따뜻한 애정도 가지고 있다.
누나는 마 모범생이다. 공부 잘하고 집안일에도 성실하고...... 고교진학을 꿈꾸면서 살아가지만 고지식한 아버지로 인해 새로운 경험(좋은 것과 나쁜 것 다)을 하면서 현실을 다른 각도로 보면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긍정적 변화)
아버지는 지금의 우리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노동자라는 용어를 좀 머슥해 하면서 장인이나 직공이란 말을 사용하길 원하고, 업무 중에 자신이 다쳐 노조원들이 사장에게 업무상과실에 대한 댓가를 원하는데도 노조가 하는 일이라 싫어하며 사장에겐 충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조는 바로 빨갱이란 등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 사장에게 노조원이 아닌 자신이 짤리는데도 ‘남자한텐 이런 것이 중요해’하면서 큰소리 친다. 그 댓가로 자식들이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데도.... (누나는 이것 때문에 빠찡고에서 몰래바이트 한다.) 이런 사람 성질이 좋을련가? 일상을 술과 보내고 큰소리와 폭력으로 남자로서의 위엄을 부린다.
이런 성격들을 한가족으로 엮어내어 제철소가 발달한 도쿄 가까운 가와구치에서의 희망적 삶을 차분하게 엮어낸다. 큰 흠집없이 담담히 담아낸 카메라는 원거리로 담아내는 경우가 많다.
1. 큐폴라 ; 난 나무 이름인 줄 알았다. 검색해 보니 아래와 같은데 영화에서 보건데 아마 철공소의 굴뚝이 이 형태로 되어 있어서 붙인 제목인 것 같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지역이 제철소가 매우 발달했던 가와구치이니.
큐폴라 (건축) [cupola] 브리태니커
잔을 엎어놓은 모양의 작은 돔.원형이나 다각형, 정4각형의 기초부분 위에 올리거나 작은 기둥(pillar) 위, 또는 유리를 끼운 꼭대기 탑 위에 세우며 작은 탑(turret)이나 지붕, 더 큰 돔의 꼭대기를...
2. 북송선을 타려는 제일 교포들이 타기 전 기차를 타고 가는 장면이 나온다. 대합실에서 환송식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들이 재미있다. 우리말로 부르는데 기억을 못하겠다. 3곡정도 나온다.
‘같은 조선이면서 왜 사이가 안좋아?’ 한 일인의 이야기다(누가했는지 기억 안난다. 누나가 했나?)
3. 전후 일본은 당장은 제일한국인에 대해 심각한 차별을 하기가 만만찮았던 모양이다. 자기들도 살기 바빴을 것이니. 그냥 그리 함께 둥글둥글 살았던 것 같다. 발전하면서 조직적 행정적으로 압박하고 약화시키고 귀화를 강제하는 70년 대 이후와는 다른 모습을 많이 보인다.
4. 이 때도 학교에 보충수업이 있었다. 중학생인데. 어떤 종류인지는 잘몰라도 하는 것으로 나온다.
조선인 운영의 우리학교도 대화 속에 잠시 나온다.
5. 수학여행 경비 때문에 고민하자 담임이 ‘시 지원금’이라며 다음에 갚으면 된다고 돈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50년 지난 지금도 무상급식 문제로 사회적 이슈가되는 시대인데 같은 자본주의이나 조금은 덜 쓰레기 같은 자본주의로 발전한 일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아래 동영상에 줄거리가 잘나온다. 북송 관련 노래도 하나쯤 나온다.
앞 장면의 아이 세명중 모자안 쓴 흰옷 아이가 교포다. 북송선을 탄다.
http://www.youtube.com/watch?v=AO7eIQ67ZlU&feature=related
첫장면 부터 약 1/4이 다 나오네. 일어할 줄 알면 봐도 좋겟다.
http://www.youtube.com/watch?v=qGGDyKih52s
*******************************************
영화명 : 큐폴라가 있는 거리 (キューポラがある街)
정 보 : 1962년 | 100min | 일본 | 16mm | B&W
감독 : 우라야마 키리오
출연 토노 에이지로 (이시구로 타츠고로 역), 스기야마 토쿠코 (토미 역), 요시나가 사유리 (준 역), 이치카와 요시로 (타카유키 역), 스즈키 미츠코 (카나야마 요시에 역)
동경 북쪽에 있는 가와구치를 배경으로 가족의 안위보다는 의리를 중시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다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술집에 나가는 어머니, 가정형편 때문에 매번 좌절해도 항상 꿋꿋하게 일어서는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인 장녀 준 그리고 철없이 말썽만 부리는 아들 다카유키. 영화는 시련 속에서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이영화의 키워드 : 가족, 소설원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