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에단호크는 왜 출연했을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2019) The Truth, La vérité
드라마 프랑스, 일본 2019.12.05 개봉 107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자신의 회고록 발간을 앞둔 전설적인 여배우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 이를 축하하기 위해 딸 뤼미르(줄리엣 비노쉬)가 남편 행크(에단 호크), 어린 딸 샤를로트와 함께 오랜만에 파비안느의 집을 찾는다.
반가운 재회도 잠시, 엄마의 회고록을 읽은 뤼미르는 책 속 내용이 거짓으로 가득 찼음을 알게 되는데…
“엄마, 이 책에는 진실이라고는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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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은 실제 제목은 그저 <진실>이다.
배우 ‘파비안느’의 삶과 실제의 삶에 어느 것이 진실이냐는 문제와 ‘파비안느’와 딸 ‘뤼미르’의 기억에서 어느 것이 진실일까는 내용도 함께 있다.
영화는 계속 지루하듯이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라는 말을 반복한다. 영화는 처음부터 딸과 엄마의 기억 상의 충돌에서 엄마의 손을 들어주고 시작한다. 김이 팍 샌다.
그래서 감독은 엄마의 자서전에 대한 딸의 반박은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딸이 엄마책을 밤샘하여 읽고 책에다 붙여 둔 ‘꼬리표’들. 그 꼬리표 중 엄마에게 따지는 것은 몇 안된다.
처음부터 영화는 엄마와 작정하고 화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는 대스타로서 늘 의연하고 자기 잘난 맛에만 살지만, 딸은 그런 엄마지만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늘 공존했기 때문일까?
그런 마음의 표현 보다 감독이 프랑스의 대스타와 영화를 찍고 싶어 처음부터 화해 준비를 서둘렀지 않을까 싶다. 깊게 갈등을 끌고 나가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몇 개의 영화가 겹쳐졌다 특히 줄리엣 비노쉬 출연의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Clouds of Sils Maria , 올리비에 아사야스, 2014)의 대배우 마리아의 젊음과 늙음, 배역에 대한 자기 갈등과 연민이 두젊은 여성( 발렌틴-크리스틴 스튜어트, 조엔 역의 클로이 모레츠)과 대비 되면서 나타나는 우아한 영화가.
‘줄리엣 비노쉬’ 자리에 ‘까드린느 파비안느 드뇌브’가 자기 이름의 역을 하면서 앉아있다. 일본인 특유의 ‘가족 이야기’를 다루면서. 영화 중 ‘정치에 관심을 갖는 배우는 배우로서 부족하기 때문이다’라며 영화에 정치성을 빼버린 대화를 과감히 넣는다.
감독이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에 대한 헌사야 남들이 어이할 순 없지. 영화 중 배역을 맡기 위해 감독과 자면서 경쟁 배우를 자살하게 만들었다는 설정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장한 여배우의 모습도 표출까지 했으니.
난 그냥 ‘히로카즈’ 감독이 프랑스(해외) 진출 기념의 아부성 영화라고 깍아내리고 싶은 기분이다. 특히 ‘에단 호크’는 뭐하러 출연했을까? 에단 호크야 어떤 영화든 몸사라지 않고 출연을 하는 명배우라 생각하지만 그 역에 에단 호크가 꼭 있어야할 자리는 아닌 것 같다. 하긴 에단 호크라고 영화의 양념 역할은 하지 말라는 법은 없겠지. 두 주연의 출연만으로도 놀라운데 에단 호크까지 출연이라면 사람들은 더욱 더 미리 환호할 것이고 감독의 능력에 대해 더 큰 박수를 치겠지. 헐리웃 같으면 출연료 때문에 처음부터 불가능한 조합이 되지 않았을까?
나이를 먹은 것은 얼굴에 그대로 다 들어난다. 그런데 많은 배우들이 살이 쪄 버린 것은 못내 아쉽다. <유스>(Youth , 파올로 소렌티노, 2015) 제인 폰다의 분장은 참으로 충격이었고, <북클럽>(빌 홀더맨, 2019)의 캔디스 버겐은 더 그랬다. ‘드뇌브’ 역시 마찬가지다. 여배우들의 살찜은 액션 배우들의 마른 근육과 비슷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그들은 영원히 전설로 남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