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담기와 <조선학교를 위한 시민 모임 봄> 1주년 돌잔치 12월 14일 토요일
김장담기와 <조선학교를 위한 시민 모임 봄> 1주년 돌잔치
토요일은 김장담는 날이다.
오후 4시에 <조선학교를 위한 시민모임 “봄”> 1주년 기념행사가 있어서 가급적 그 전에 마치고 행사에 가야한다.
아침에 잘린 배추를 찾아 물을 빼고 김장 담고 하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1주일 전부터 주문한 물품들이 속속 도착했다.
무시는 2주전에 정농회(정농회 사무국 황윤미 010-4885-5969) 배달로 찾았고
3일 전엔 고춧가루 등을 배달 받았다.
하루 전날은 여수 준호네 생선(010-6236-6271) 조기, 칼치, 새우육젓, 굴 등 늘 싱싱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받았다.
마눌님은 김치 양념을 만든다. 다시물 끓이고 풀도 쑤고
난 마늘까고.....
어머니는 언제 부터인가 김장을 담지 못하게 되었다. 그냥 자연히 기억이나 행동이 조금씩 사그라들면서 이다. 그래도 마늘이나 파를 다듬어주는 것은 하셨는데 이것도 어느날 갑자기 못하시는 거다. 파 다듬어 달라했는데 자리에 앉아 시작하자마자 안하시는거다. ‘와 안하요?’ ‘ 모르겠다.’ 그 뒤 부터는 모든 것을 우리가 했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니 우리도 어지간히 숙달된 모양이다. 이번은 너무도 수월하게 김장을 담았다. 양념도 고루 잘바르고 ㅋㅋ
다 하고 나니 3시가 넘었다.
계속된 나날들로 마눌님은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다. 약간은 콜록이고 훌쩍이고
그래서 설거지와 씻는 것을 완전 마무리 지어 줘야 했다.
게다가 담았으니 수육을 먹어야 하지!
수육 삶아 싱싱한 굴하고 김장김치하고 배터지도록 먹는다.
그리고 마무리.
시간은 흘러가고 늦다. 얼릉 찬물샤워 하고 동광동 <영화 박물관>으로 향한다,
<봄> 1주년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래도 이름 뿐이지만 공동대표가 생일날 빠질 수 있나!
전철을 타고 시사인을 보고... 근디 몇줄 읽고 난 뒤 바로 잠들어 버렸다.. 전철에서 피로를 다 푼다.
도착하니 행사는 시작되었고
얼마 뒤 축하 동영상을 보여준다.
김지운 감독을 중심으로 만든 동영상인데
김감독의 영상들은 늘감동이다.
이 친구는 한국 일본을 왕복하면서 제일교포 그리고 일본내의 조선학교에 대한 취재를 수십년 동안 쉬지 않고 했다. 매의 눈처럼 날카롭지만 인간의 가슴으로 따듯하다. 어쩔 땐 그의 영상이 가슴을 데이게 만든다. 너무 뜨거워서.....
축하영상(https://youtu.be/bAET4-tjcrI) 이다
내 얼굴도 간간이 나온다.
근디 자막에 내 이름은 한자가 잘못되었다. ㅠㅠ
뒷풀이는 이름은 마음에 안드는 새마을 식당에서 했다.
새마을 운동이란 명목으로 파괴하고 획일화 하면서 그 해악이 지금도 미치니 당연히 싫어해야지.
일본 영화 아내 3부작 중 하나가 획일화 된 시골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누구도 이 획일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 <세이사쿠의 아내>(1965) 清作の妻 Seisaku's Wife, 마스무라야스조) 새마을운동과 매우 흡사한 장면들이 많다.
뒷풀이에서 사람들 소개를 각자 하는데 여러사람 이야기 중 가장 많이 나온 말 < 이용학 대표님의 인품에 반해서....>
그렇다. 참 많은 사람들 노력으로 끌고 가고 있지만 ‘이용학’이란 탁월한 구심점이 사람들을 녹아낸다. 나 또한 그래서 따라간다.
소개 중 ‘황예지’라는 여자 분이 인사를 한다. ‘평화영화제’ 사무국장(010-2924-4186)이다. 몇 년 전부터 3만원씩 후원하고 있는 단체다. 몇 번 통화만 했는데 직접 보니 반갑다.
상석형 등 반가운 인물들 두루 만나고 맛난 것 먹고(사실 난 배가 불러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 그냥 소맥만 몇잔..)
초상과 일본 서울.. 오락가락한 용학형은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뒷풀이 끝까지 갈 것이다. 고놈의 인품..ㅋ
난 슬며시 집으로 간다.
참으로 많은 일을 했고 뿌듯한 하루!
기분 좋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