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산 왕래
사정 때문에 서울 부산을 자주 왔다갔다 합니다. 부산 사람이 일 때문에 서울에 와서 살고는 있지만 두고 온 울 모친 때문에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갑자기 살림을 서울로 옮기면 모친 또한 적응하기 어려워 일단 주말 모자가 되기로 했지요. 처음엔 매주 내려갓는데 이거 너무 힘든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격주로 내려갑니다.
문제가 생깁니다. 가슴이 우리합니다. 부산에 2-3일 머물다 올라오려 하면 갈수록 얼굴에 주름이 느는 울모친을 바라보면 너무 미안하다는 마음과 우짜면 좋노? 하는 생각들이 자꾸 가슴을 때려서 이러다 내가 병나겟다 싶습니다. 효성 깊은 여동생이 주에 한두번 꼴로 방문은 하나 생활과 거리 때문에 자기도 한계가 너무 크니 어쩌질 못합니다. 50평되는 집에 덩거러니 홀로 있는다고 생각 해 보시면 이해가 되겟지요. 가끔 나도 혼자 집에 있으면 쓸쓸함과 무서운 생각도 드는데......
함께 살았다는 것이 참 중요한 나눔인가 싶습니다. 떨어져 살다보면 그 세월만큼 남이되기 십상인 모양입니다. 부모 관계가 그럴진데 형제나 남과의 관계는 더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 대화가 자꾸 늘어나는데 입을 다물면 공감하거나 나눌 대화 자체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 핵가족은 대세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같이 살아 볼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내 새끼들 결혼할 때가 고민이네요, 같이 살자하면 뭐라할지? 그것 때문에 일부러 멀리 도망가 살지는 않을지? 아직 애인도 없는 녀석들이니 시간적 여유는 있으니 천천히 생각해 볼 요량입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엔 마음이 늘 편치 못하여 빠른 시간내로 모시고 올라와야 겟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올라오시면 저도 힘들고(아는 사람 없으니 옆에서 챙겨야 할 일이 더 많아져서) 어무이도 힘들지만 떨어져 안타까운 것 보담은 났겟지요.
이산가족의 심정이 많이 헤아려집니다. 임진각에서 개성까지는 거리가 20킬로도 채 안되더군요. 뻗으면 닿을 거리인데 발만 동동굴린지 50년이 넘었으니 이제 살아남을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을 그들의 울부짖음은 어느 정도일까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인데요. 우린 최고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최고 장기수 기록(남아공의 만델라 보다 훨씬 더 긴 감옥 생활한 사람들이 제법 많다하네요^^)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모든 것에서 일등주의가 팽배하지요. 옛날 삼성 선전에 '세상은 1등만 기억한다'는 광고, 그 광고는 1등 한번 못하면서 살아 온 나를 질책하고 좀 비참하게 만들기도 한 가슴우리하게 만든 광고였지요. 저거는 그것으로 저거가 일등이다는 것을 내세우는 전략인데 그 이후 많은 광고 선전에 1등이란 문구들이 들어간 것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지요.
이야기가 옆으로 샘니다. 원래 말이란게 그렇지 않습니까? 하다 보면 잘가다가 삼천포라고. 이 말 때문에 삼천포 사람들 항의가 많았다 함니다. 그래도 언어는 역사적, 사회적 반영인데 우짜겠습니까? 왜놈들 지리산 문화재 수탈하고 그것들을 일본으로 가져갈 때 항구가 바로 삼천포지요. 아마 그래서 '잘가다가 삼천포'라는 말이 생긴 모양입니다. 문화재를 침탈하여 어디론가 가져가는 듯 하다가 삼천포로 빠져 저거나라로 실고 갔으니까요.
아, 또 빠졌습니다. 서울 전세가 장난이 아닙니다. 제가 부산에서 49평 판 돈 보다 서울 23평 전세값이 더 비싸네요^^ 가족 합치려면 적어도 35평 이상은 되어야 하고 사실 할매가 기신 집의 묵은 짐들은 장난이 아닌데 이 평수로도 좁을 듯 합니다. 돈 많이 들겠네요, 그것도 현찰로.... 걱정입니다. 부산 계약기간이 좀 남앗는데 그래도 조금 일찍 합쳐야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이리되면 내 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들은 얼마만에 한번 볼 수 있을지? 이건 잃는 것이 되겠네요.
세상의 사람들이 원하지 않으면 헤어져 그리워 하는 일들이 적어졌으면 합니다. 특히 자신들의 의지가 아닌 국가적 정치적인 이유로 그러한 것들은 더욱 없어졌으면 합니다.
주말 모자
떨어져 있어 더 미안하길레
상봉할 때 마다 외식으로 떼운다.
오랜만에 먹는 바깥의 맛남 음식 잘넘어간다 혼자 먹지 않으니 더욱 더.
체한다
떨어져 마음 아파 병들고 만나 미안코 반가워 병 얻고
이리저리 불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