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뮤직 - 몇번을 반복해서 봐야할
10-06-24 아워뮤직 - 몇번을 반복해서 봣으면 하는 (부산 중앙동 보기드문)
중앙동 골목길(유명한 메밀집 아래) 4층에 ‘보기드문’이란 영화공간이 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김희진’감독이 운영하는 곳인데 매우 아담하지만 책과 DVD등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따뜻한 공간이다. 홈페이지 등이 있을 텐데 받은 명함을 부산에 두고 오는 바람에 소개를 정확히 못하겠다. 그래도 곳곳에서 나름 자기활동을 해나가는 선지자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쁘고 반가운 일이다.
비와 바람이 그치지 않는 목요일 밤. 한 극장에서는 전수일 감독의 ‘영도다리’ 시사회가 있고 여기선 장 퀵 고다르의 ‘아워뮤직’ 상영과 부산대 사회학과 ‘윤일성 교수’와의 대담이 있었다.
아워뮤직.... 친구(김호롱)의 몇 년에 걸친 강요로 이제부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를 해 봐야겠다고 결심하자마자 3번째 만난 그 영화. 피곤 때문인지 내용 때문인지 거의 눈을 뜨지 못하는 중에 야외 상영 보러가야 한다는 호롱 따라 자연스레 중간에 나갈 수 있어서 안도의 숨을 쉬었던 그 영화를 다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또 자면 우짜지?’
그냥 기우에 불과했다. ‘수준이 높아진 때문인가?’(혼자 생각이지만)
감독이 걱정하는 세계의 폭력에 대해 ‘사라예보’라는 분쟁의 특수지역을 중심으로 정답은 없지만 음악의 톤을 조절하면서 약간의 상징과 깊은 대화로 영화를 끌어가는데 매우 흥미진진하다.
( ‘사라예보’는 쏘련의 붕괴 이후 가장 격렬한 내전지였고 인종 청소가 벌어진 곳이기도 하며 92~95년 사이 25만명의 생명이 사라졌다.)
감독은 지옥 - 연옥 - 천국 이라는 3파트를 나누어 ‘갈등 - 대립 - 속죄 - 용서 - 화해’의 방정식을 풀어보려 한다. 뚜렷한 것은 지옥이다. 이미 벌어진 일들이 중심이니. 연옥은 뭔가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고민하는 연속이다. 천국은 너무 모호하다. 저게 천국일까? 고다르의 늬앙스가 들어있다. 장면마다의 의미는 한순간이라도 그냥 넘어가는 법은 없다. 대화를 나누는 것도, 대화가 들리는 것도 모두 상징성을 가지고 화면을 담아내었기에 그냥 만만히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마친 뒤 윤교수의 설명은 영화에 대한 이해를 몇 단계 높여주어 더욱 좋은 시간이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과 대화는 '쇼트‘와 ’역숏트‘에 대한 설명이다. 그 장면을 한번 더 봤으면 한다. 고다르 자신이 대학에서 특강을 하면서 사진 2장을 보여주면서 세상의 이치를 합쳤다 떨어졌다 하면서 ’쇼트, 역쇼트‘를 반복하며 보여준다. 마치 마술사가 최면을 걸듯이.
세상 일이란 언제나 반대의 면도 보아야 하고 동전의 뒷면을 보아야 하지만 언제나 억압받는 사람이나, 지역, 인종 등은 역으로 가려져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끄는 부분은 기껏해야 비난의 대상으로 등장할 때 상대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모습이 그러하다. 이 영화의 핵심이기도 하다.
관심에 있어서도 아무 특징없는 성을 보여주면서 ‘특별함이 없지만 햄릿의 성이라면 다르지 않는가?’라 한다. 사상은 ‘확실’하지만 현실은 ‘불안’하고 영화는 ‘빛을 밝히는 것’이라 말하는 고다르도 재미있다. 영화도 역쇼트로 보면 현실을 오도하고 특정세력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으니. 대한뉴스 같은 것도 그런 하나이지.
적을 것도 너무 많고 다시 봤으면 하는 장면도 너무 많다. 그의 말은 매우 철학적이고 출연자들은 소수의 사람들(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인디언 등)이면서 지역적이지만 세계적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스라엘 인으로서 이스라엘 극장에 폭탄을 가지고 들어가 ‘단 한명이라도 인류의 평화를 위해 나하고 같이 죽을 사람있느냐’고 부르짖는 여성은 모두 처음부터 영화에 나온 사람인 줄 알았는데 차마 이 장면은 출연할 수 없다 거부하여 배우가 바뀐 것이라한다. 그 배우가 ‘사라 애들러’와 ‘나드 디유’인데 둘이 너무 닮아 누가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녀는 고다르의 생각에 동의(희생자의 편에서의 순교)를 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태러적 장면(화면으로 나오진 않고 말로만 나온다.)에 대한 거부나 두려움이 겹쳤을 것이다.
세상 곳곳에 갈등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정의는 ‘힘’으로 대변되는 것처럼 보인다. 고통을 찾아 조금의 치유 방법이라도 찾고자하는 ‘고다르’의 영화순례는 경이로우면서 존경 받을 만하다. 영화 한편 보면서 그냥 즐기는 나로서는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든다.
윤일성교수의 대담은 ‘보기드문’을 소개하면서 정리해 올리겠다. 이것 말고도 밀린 것이 너무 많아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다급하기도 하다.
소개글을 아래에 길게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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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가 어딘지는 모르겠다. 책을 불태운다. 이 책상에 올리는 책이 바로 하나의 사조가 된다.- 이것을 발견한 윤교수는 대단한 관찰력을 가졌다.
쇼트 - 역쇼트
팔레스타인 시인이다.
자신들의 책도 중요하다는 항변을 하는 듯 하다. 잊혀져간 인디언에 대한 것들을 살리려는 노력이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모스타다리'다. 지금 복구 중인지 파괴 중인지 장면은 애매하다. 물론 복구 중이겠지.
감독 장 뤽 고다르
출연 사라 애들러, 나드 디유, 장 뤽 고다르, 조르쥬 아길라, 로니 래머
단테의 <신곡>으로부터 탄생한 <아워 뮤직>
지옥 Hell
전쟁의 역사.
끔찍한 전쟁 이미지들의 나열.
'죽음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불가능성의 가능성 혹은 가능성의 불가능성'
‘우리가 그들을 용서한 것처럼, 용서하소서’
연옥 Purgatory (속죄의 공간)
사라예보의 현재.
사라예보에서 개최된 “유럽문학과의 조우”에 참석하게 된 감독자신과 그가 마주치는 실재 인물 및 허구 인물들을 카메라가 따라간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끊이지 않는 갈등과 화해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그들은 전쟁과 관련된 자신들의 영욕의 역사를 논하고 화해의 메시지를 남긴다.
하지만, 장 뤽 고다르 그 자신은 그 어떤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는다.
천국 Paradise
마지막 희망.
미국 해병대가 방호하고 있는 해변을 초현실적인 시각으로 보여준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반성하다!
폭력은 또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다.
-장 뤽 고다르
'지옥', '연옥', '천국'의 세 장으로 구성된 영화로 콜라쥬적 이미지의 나열과 극영화의 형식을 조합하고 있으며 사라예보와 팔레스타인 문제 등 전쟁을 비롯한 동시대의 문명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각각의 장이 설명하는 그대로 <아워 뮤직>에는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국의 형상이 고스란히 있다. 그 표현은 부조리한 언어들을 통해 전쟁을 논하는 방식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쉽게 안다고 말할 수 없는 현대 영화의 거장, 장 뤽 고다르.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기에도 벅찬 나이인 80세가 가까워 오는 나이에 노장 감독, 장 뤽 고다르는 여전히 영화와 세계가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늘상 그렇듯이 <아워 뮤직>은 미술, 음악, 철학, 역사학의 지식들이 서로 모여 관객들을 깨운다.
최고의 감독, 세계 영화제를 점령하다!
바람은 우리의 시작과 끝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우리의 아픈 현실을 직면하고 있다.
- 장 뤽 고다르
지난 45년간 끊임없이 영화를 만들어온 거장 감독 장 뤽 고다르의 영화는 당연, 세계 유수 영화제의 단골 손님이다.
무엇보다 장 뤽 고다르의 2004년 작 <아워 뮤직>은 유럽 영화제의 최고 감독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그 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된 바 있다.
이어 칸 영화제에서 공식 경쟁 작으로 초청되었고, 토론토 국제 영화제 에서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장 뤽 고다르는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이 ‘현대 영화의 아버지’ 임을 보란 듯이 증명해낸다.
<아워 뮤직> 장 뤽 고다르의 마지막 내러티브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
피해자는 다른 이가 아니다.
그 또한 내가 될 수 있다.
-장 뤽 고다르
<아워 뮤직>을 완성한 후,
장 뤽 고다르 감독은 선언했다.
“앞으로는 더 이상 내러티브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 “
자신의 내러티브 영화를 더 이상 제작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전 세계의 시네아스트들에게는 가히 충격적인 것이었다.
이 후, 1986년에 제작, 완성되었던 자신의 작품, <영화사-선택된 순간들>을 재편집하는 등. 영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대의 중요한 시네아스트 중 한 사람인 고다르의 영화인생을 통해 이어온 영화와 역사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장 뤽 고다르는 72년 <만사형통>을 끝으로 상업영화계에서 은퇴했었고, 80년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인생>으로 컴백하기 전까지 비디오 실험작업에만 몰두했다. 영화의 형식을 노출해 관객을 미학적, 정치적으로 각성시키겠다는 고다르의 예술적 야심은 너무 난해해서 일반 대중에게 잘 소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는 장 뤽 고다르 기획전이 열려 그의
140여 작품이 상영되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Origin of <아워뮤직>
세기의 작품, 단테의 <신곡>
신곡의 전개는,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테는 안내자의 도움으로 여행을 수행한다.
지옥편에서는 단테가 이성의 (理性)의 상징인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로 지옥 여행을 하는데 이를 통해 정치계의 부정적인 모습과 타락한 인간의 종말, 그리고 그들에 대한 벌을 표현하고 있다.
연옥편에서는 연옥 여행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주어지는 구원의 길을 보여준다.
천국편에서 단테는 천국에 이르러 삼위일체의 비밀에 접한다.
한 인간이 죄악의 현실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신의 세계로 접근해 가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 <신곡>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신학적 진리가 내포되어 있는 작품이다.
<신곡〉은 초현실적인 내용과 인간성 추구를 동시에 담아내 시대를 넘어선 공감과 감명을 안겨준다. 이 작품에 대한 해석과 평가는 시대정신의 변천에 따라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됐고, 그에 대한 연구는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