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제국 - 열정의 뒤 후회 두려움 죄책감 갈등 그래도 몸의 요구
10-07-14 열정의 제국 - 열정의 뒤 후회 두려움 죄책감 갈등 그래도 몸의 요구 서울아트시네마
몸을 탐하는 남녀의 이야기가 산골 깊숙한 마을에서 안개와 함께 펼쳐진다. 남편인 인력거꾼의 바퀴소리와 애잔한 듯하면서도 불협화음으로 변하는 음악이 흐르고 마을이나 집들은 수채화와 유화의 중간쯤되는 색깔을 띄운다.
산은 주인이 있고 마을 주민은 낙엽을 모아 겨울을 보낸다. 서민의 집은 가운데 불을 두고 불위에 줄을 달아 물이나 술을 데운다 . 선사시대 움집을 닮았다.
사내는 인력거를 몰고 나가 돈을 벌지만 어디가서 일하는지 손님은 제대로 있는지 설명은 없다. 늘 피곤해 하는 남자의 어깨를 만져주거나 술을 사와 목을 데워주는 것이 여자의 일이다. 중학생쯤 될 만한 철든 여아가 있지만 돈 때문인지 밖에서 뭔가 교육받고 있다.(게이샤 교육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입은 옷 때문에 그리 연상) 조그만 남자 아이는 말을 못할 정도로 아직 어리다. 늘 피곤해하는 남자 때문에 여자는 함께 자 본지도 한참 되었을 듯하다.
여자는 언제나 수동적이다. 그렇지만 소신이 있다. 20살이나 어린 막 제대한 사내의 집요한 구애에 마침내 몸을 열고 그를 사랑하고 그의 힘듬을 이해한다. 그래서 남편을 죽인다.
열정의 제국이니 열정이 온몸을 감싸서 모든 것을 다 내어 던지는 상태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것은 아니다. 남편을 죽이는 데 동참했고 들키지 않아야 하기에 시신을 우물에 숨겼고, 사라진 남편에 대해 남들이 의심할까바 당분간 연인을 만나지 못하고......
얼마나 힘들겠는가? 새 애인을 받아드리려 남편을 죽였는데 오히려 남편 살았을 때 보다 애인을 못보니. 애인이 변심이라도 했으면 우짜노? 이런 미칠듯한 시기에 귀신이 되어 남편이 돌아온다. 그냥 살아 있듯이 그녀 곁에 있고 술 달라하고 인력거에 타라 한다. 그녀를 도우는 것인지 괴롭히는 것인지 알 수없다.
영화는 윤리적 갈등에 대해 훨씬 강한 몸의 요구를 충실히 수행하려는 여자에게 카메라를 자주 맞추진 않는다. 그녀와 그녀 주변을 충실히 보여줄 뿐이다. 열망의 다음엔 두려움이 있고 죄책감도 있으며 갈등도 생긴다. 그래도 사랑과 열정 때문에 애인을 미워하지도 못하고 마냥 그리워하고 죽어도 함께 하고자 갈망한다.
마을에 퍼지는 소문, 수사를 시작하는 순사, 숨바꼭질하듯 잠시잠시 만나는 연인, 차라리 죽기를 바라는 여자. 마을은 갈수록 음산하고 기괴한 모습을 보인다.
여자는 매우 단순하다. 부지런하며 순종적이고 별 생각없이 사는 듯하다. 누구에 대한 악의도 없으나 남자의 한마디에 자기를 자주 보러오는 젊은 사내가 자신을 탐할 수 잇다는 가정을 하게 되고 이 이후 몸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인다.
무료한 산골에서의 남녀의 몸을 통해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프랑스의 지원까지 받으면서 만든 영화인데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몸의 탐닉을 통해 인간이 가진 본능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인지?
열정 - 집착 - 죄책감 - 두려움 - 동정 여러 단어를 떠올려 보지만 결론을 잘 못맺겠다. 세상 일이란 것이 감추고 싶을수록 감추기 어렵고 밝히기도 쉽지 않는 것인지 색깔 좋은 화면에 수 놓은 많은 상념들과 소리들이 잦은 안개와 바람만큼이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들뜨게도 만든다.
이것은 1985년도 일어난 실제사건이란다. 그렇다면 섹스와 조폭, 하층민의 생활을 주제로 담는 오시마 감독에게는 더없이 좋은 소재꺼리임이 틀림없겟다. 하층민을 중심으로 일어난 살인(비록 조폭의 살인은 아니지만)과 육체의 탐닉 그 뒤에 따르는 고문과 자백 그리고 사형은 제도와 개인과 억압된 성 그리고 하층민의 삶 모든 것이 감독의 관심과 부합된다. 그의 관심에다 귀신이라는 소재를 가져오고 그의 독특한 색깔로 완성한 것이 '열정의 제국'이니 인전의 '감각의 제국'과는 탐닉은 닮았으되 남녀의 행보는 다를 수밖에 없겠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피곤에 지치고 촛점없는 창백한 귀신은 어디 악의를 보기 어렵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악의를 보이지 않는다. 약간 특이한귀신이다. 죽었지만 아내가 그리운 모양이다. 문제는 그를 바라보는 가해자의 마음이 늘 불안과 초조 죄책감으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기 마련이니 그가 악의 없는 귀신이라도 출연 자체가 악의를 가질 수 밖에 없으니 결국엔 가해자이지만 피해자가 될 그들에겐 악귀인 셈이다.
1. 어느 나라든 산골은 그 자체가 하나의 풍경이다. 일본 영화를 많이 본 편이 아니지만 이 영화 하나로도 촌의 사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엇어 더욱 좋다.
2. 기사부로 실종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증거 없이 사람을 잡아갈 수 없다'고 이야길 한다. 19세기 말의 일본 경찰 모습이다. 우린 100년을 훨씬 더 쳐졌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지금의 일본 학자들이 '한반도사관론'을 새로 적어도 될 것 같다. '한국은 법률 구조가 일본의 중세와 비슷하여 식민지 삼아 바꿔주지 않으면 미개의 상태로 남을 것이기에 우리 일본이......'
3. 그런 경찰이지만 어느 정도 확신이 서니 죽으라 고문한다. 일단 고문이 시작되면 끝을 봐야한다. 자백을 얻지 못하면 고문한 경관이 벌을 받게되니까.. 떡갈나무에 벌거벗겨져 묶인 두남녀 - 고통스러운 장면이지만 그것조차도 그림이다.
4. 술 도가에서 술을 측량하는 것이 '나무 되'다. 옛날 쌀집에선 되를 사용하엿다. 지금은 다 저울로 대체되었지만. 술은 물인데 물을 되에 담아 손님에게 부어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하긴 참기름도 되에 담앗던 기억이 난다. 술도가에 담긴 술이 30~40L쯤 되는 단지에 담겨 있다. 여기서 술 내음이 솔솔 나는 것 같다. 입맛도 다셔진다. 술집주인은 남편을 위해 밤을 마다하고 술 사러오는 세키를 보며 남편인 기사부로를 부러워 한다.
5. 도요지의 잦은 출입에 대해 남편은 '당신에게 마음 있는 것 아냐?'라 한마디 던진다. 아내는 '나이 차이가 얼만데'하면서 부정한지만 이 말이 가슴에 꽂힌다. 감독은 이것을 잡아낸다. 말 조심해야 한다. 가벼운 말한마디가 상대방의 신념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비슷한 경우를 살면서 많이 봤다. 약혼한 사이를 두고 다른 이가 '둘이 잘안어울릴 건데'라는 한마디가 파혼의 근거가 된 것도 봣다. 사람은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 거리기도 한다. 누군가 근거를 만들어 주면 그로인해 빠른 실천이 따를 수도 있다. 언제나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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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이다. 음악과 함께
http://www.youtube.com/watch?v=amLjzmQwJZ8&feature=related
http://www.youtube.com/watch?v=T3-OLRuE8es
산골마을을 넘어서 일터를 향해 가는 인력거의 발걸음이 분주하면 분주할 수록 집으로 돌아오는 그의 지친 몸은 천근 만근이다. 술 한잔으로 피로를 달래 보지만 역시 아내와 잠자리를 갖기에는 무리다. 젊은 아내는 아직도 팽팽한 육신으로 아기의 젖만 물릴 수 없었던지 마을의 낯선 남자와 정을 통하고 만다. 한 번 정을 통하게 된 이들은 수시로 관계를 갖게 되고, 이제는 걸림돌이 된 남편을 죽이려 한다. 부인은 술로 남편을 취하게 한 다음 정부와 함께 남편을 목졸라 죽인다. 그리고 남편의 시체를 숲 속 우물에 버린다. 남편의 죽음은 실종으로 처리되고 두 남녀의 사랑 행각은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아버지를 찾는 딸 아이와 남편을 찾기 위해 호시탐탐 부인의 주변을 맴도는 순사로 인해 여자의 죄의식이 점점 고개를 든다. 그리고 그 죄의식은 남편의 망령을 통해 점점 커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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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 열정의 제국 (愛の亡靈 / In the Realm of Passion)
감 독 : 오시마 나기사 / 大島渚 Oshima Nagisa
등 급 : 18세 이상 관람가
출 연 : 오시마 나기사
정 보 : 1978 | 105min | 일본/프랑스 | 35mm | Color
메이지 시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범죄와 성의 문제를 다룬 작품. 늙은 인력거꾼 가시부로에게는 젊고 아름다운 아내 세키가 있다. 밤늦게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남편은 아내와 잠자리를 갖는 것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군대에서 막 제대한 도요지라는 청년이 세키에게 열정을 느끼게 되고 관계를 갖게 된 그들은 걸림돌이 되는 남편을 없애버리려 한다.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여자의 남편을 죽인 치정사건을 다룬 영화로, 살해당한 남편인 인력거꾼이 유령이 되어 나타나지만 자기를 죽인 아내를 원망하지도 않을뿐더러 사후에도 그녀를 그리워하는 등의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울아트시네마)
헉, 이 아래 포스트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고? 그림이 참 멋지다. 후지산 꼭지에 맞다은 여성의 회음부. 여자의 수동성과 탐닉성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다. 애인의 면도날에 몸을 맡기지만 눈물을 흘린다. 이것을 계기로 몸이 마음으로 번지게되고 결국 남편을 죽이는데 동의한다.
참 아름다운 화면 아닌가? 살인의 모습이라 내용은 그러하지 못하지만 장면 장면들은 유화와 수채화의 중간쯤이다.
내 몸에서 뿜는 열기는 장소를 불문한다. 남들이 볼까 두렵지만. 비와 섹스 참 애로틱하지 아니한가?
시신을 숨겨도 다시 들어내어도 끓어오르는 욕망이 우선이다.
이런 귀신 본적 있나? 어쩌면 이 귀신도 자신의 본질을 숨기고 아내를 생각하는 척하는 것인지 모른다.
주인 아들의 결혼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