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인의 사무라이 - 구로사와의 시나리오, 구도그리고 힘에 경배를

무거운 빈가방 2010. 7. 29. 09:17

10-07- 23  7인의 사무라이(The Seven Samurai,七人の侍) - 구로사와의 시나리오, 구도 그리고 힘에 경배를

 

 내용이야 너무 잘알려져 있다. 옛날 황야의 7인을 보면서 율부린너, 찰슨브론슨, 스티브 맥퀸,로버트 본....당대 이름난 배우들의 출연으로 배우들만 봐도 재미있는 영화였다. 내용도 농민을 위해 뛰어든 의인들의 이야기이니 더욱 좋았었다. 그런데 그것이 이 ‘7인의 사무라이’ 의 리메이크였다니!

 

 일본 영화를 접한지 3년 정도도 채 안된다. KT에서 3개월 공짜라는 마케팅으로 옛영화를 집에서 볼 수 있었는데 볼게 별루 없어 일본 영화를 가볍게 접했다. 일본영화에 대한 편견은 매우 심하여 그 전엔 거의 한편도 보지 않았다. 현대극을 조금씩 보기 시작했는데 아하~ 장난이 아니다,. 아기자기한 맛이나 제목에서 시작한 내용들이 그들의 맛깔스러운 음식 처럼 이쁘게 차리면서도 구석구석 소홀함이 없는 정성에 감탄했고 와사비와는 다르게 부드럽게 입안을 적셔주는 맛을 내었다.

 

 구로사와 아키라가 누군지도 몰랐던 내가 요 며칠 사이 ‘요짐보’  등 여러편을 접하니 맛난 음식을 너무 많이 자주 먹어 소화가 덜된 것 마냥 머리가 우리하다. 구로사와 영화만 보면 그의 재치와 웅장함 때문에 그냥 그리 소화시키면 되는데 오시마 나기사를 같이 접하니 용량의 넘쳐남으로 미칠 지경에 이른다. 그래도 지금이 아니면 다음에 볼 수 있다는 장담을 어이 하겠는가? 그냥 묵묵히 주면 주는대로 받아 씹는 것이지. 비내리는 처마 밑에 앉아 1년치 음식을 꾸력꾸역 씹는 것은 고통이기도 하지만 행복하기도 하다. 고통과 행복이 동시에 겹치는 것 이것이 오르가즘인가?

 

 7인의 사무라이는 치밀한 사실성이 너무 좋다. 그리고 구로사와의 힘이 느껴지는 전률의 영화다. 홍콩 영화의 영향으로 액션이 SF식으로 변화했는데 긴장을 끌어올리는데는 성공했으나 현실성엔 늘 미치지 못한다. 흑백 화면이라 구석기시대 영화라 할 수 있는 1950년 대 카메라와 편집이지만 사실성과 사실을 극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구도와 시나리오는 감동 그 자체다.

 

 인물의 배치는 또 얼마나 다양한가? 의로움을 택한 사무라이들의 성격들을 매우  다양하게 표현한다.  칼을 쥐고 싸우는 방법도 그 숫자만큼 다르니 카메라가 비추는 장면마다 새로움이 피어난다.

언제나 힘 앞에 쩔쩔매는 농민들의 표정은 농민 그 자체다. 그들의 분노도 적절히 잘녹여 넣었고 비굴과 과신 또한 삶의 모습으로 보여준다. 리메이크인 '황야의 7인' 보다 설정이나 전개 등 모든 면이 뛰어나다. 축구 이야기할 때 우리 대표선수 전체 연봉 보다 호날두 한명 연봉이 더 높다하듯 이들 출연료가 율부린너 한명 출연료에 미칠까? 그럼에도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의 밑받침으로 몇 배의 즐거움을 선사해 주니 감동 받지 않을 수 없다.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이는 '이리 길지 않아도 될낀데 길게 만들었다'는 이야길 한다. 지겨우면 이런 말 나오는 것은 당연하겟다. 홍콩영화면 뭐 7인까지 필요하겟냐? 동방불패 혼자면 끝 아닌가? 40인의 도적이 아니라 500인의 도적이라도 끝난다. 도적의 숫자도 그렇다 40명 정도는 되어야 농민을 제압하고 위압을 가진다. 스무명이나 서른명 보다 사십명이 가장 그럴싸하게 들리지 않는가? 이 40명을 무찌러러면 동방불패가 없는 일본에선 한놈한놈 무찔러야 한다. 도구는 바로 칼 아닌가? 적은 조총도 세자루나 가지고 있으며 말도 40필이니 사무라이 몇명과 곡괭이의 농민으로서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게다가 사실성을 강조하는 감독의 작품이니 이 긴시간은 지극히 당연하다. 오히려 내용이 너무 짧다 느낄 정도로 세밀함에 눈을 떼기 어렵다.

 

 

1. 영화를 보면서 조왜전쟁을 떠올려 보았다. 우린 교린사상을 근거로 하여 ‘임진왜란’으로 폄하하지만 어디 왜란인가? 조왜전쟁 아닌가? 언제나 칼을 들고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기본이 된 왜의 무사들. 쳐들어 오지 않으면 해이 속에 살아가던 조선의 병사들. 이 전쟁에서 조선이 이긴 것은 거의 기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2. 예고편 첫장면을 보면 사무라이가 제작한 깃발이 나온다. 깃발은 부대의 정신을 상징하니 중요한 것이라고 제작한 사무라이는 농민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나중 '란'을 보니 깃발의 중요성은 색상과 함께 엄청 강조된다.

 

3. 산적을 물리치고  넷은 죽고 셋은 살아남는다. 하나는 신참 사무라이요 둘은 전쟁에서 패한 적이 있는 동지다. 7인을 지도한 칸베는 '이번에도 졌다. 진정한 승리자는 농민이다'라는 말을 남긴다.

 이 말은 라쇼몽의 엔딩 에서 얘기를 안는 나무꾼의 행동에 '다시 사람을 믿는다'하는 것 처럼 아쉬움으로 남는다.  농민을 위한 전쟁인 듯하여도 '7인의 사무라이'는 사무라이의 용감성을 강조하는 힘의 영화이다. 실제로 농민은 지나치게 비굴하게 묘사되고 때론 곡식을 숨겨 그들만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는 약은 이로 묘사되어진다. 그러나 그것이 끝없는 전쟁 때문이란 변명도 해 주지만. 농민에 대한 실직적 접근 없이 마지막에 그냥 농민에 대한 덕담 한마디 남기는 것은 대감독의 끝으로 그리 반갑지는 않다. 다소 허리우드스럽다.

  

안보신 분은 이 동영상 꼭 보셨으면 한다. 내용과 구도에서 뿜는 감독의 힘은 위대하다.

http://www.youtube.com/watch?v=zNqQXC8Tv8U

 

http://www.youtube.com/watch?v=bSUKMNcm6lg&feature=fvw

 

 포스트를 보고 있으면 재미있다. 영화를 어떻게 압축하여 보여줄 것인가는 고민이 눈에 선하다. 또 영화에 대한 여러 나라들의 시각도 볼 수 있으니 포스트도 그냥 넘어갈 것은 아닌 듯 하다.

 

 

 

 

 

 

 

 얼쭈 유일한 여자인 셈이다. 할매들 빼고는 ^^

 

 

 

******************************************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출연 미후네 도시로 (키쿠치요 역), 시무라 다카시 (시마다 칸베 역), 츠시마 케이코 (시노 역), 후지와라 카마타리 (만조 (시노의 아버지) 역), 카토 다이스케 (시치로지 역)

 

주민들은 황폐한 땅에서 어렵게 수확한 식량으로 한해 한해를 넘기는 빈촌에 살고 있다. 이 빈촌엔 보리 수확이 끝날 무렵이면 어김없이 산적들이 찾아와 모든 식량을 모조리 약탈해 간다. 싸워도 애원해도 소용이 없었다.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던 촌장의 결단으로 사무라이들을 모집하는데, 이들은 풍부한 전쟁 경험을 가진 감병위(勘兵衛)를 포함한 7명이었다. 감병위의 지휘하에 마을은 방위태세를 갖추고 전투훈련도 시작한다. 이윽고 산적들의 공격이 시작되어 치열한 사투가 벌어지고 산적들은 전멸한다. 하지만 마을사람들 다수와 7명 중 4명의 사무라이도 목숨을 잃는다. 마을엔 평화가 찾아오고 주민들은 벼농사에 여념이 없는데...

이영화의 키워드 : 사무라이

 

제작노트

탄탄한 시나리오, 입체적인 인물 묘사, 절묘한 액션 연출, 철저한 시대 고증을 통해 만들어진 초대형 사무라이 액션 사극. 2억 엔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자되었으며, 도호 촬영소 부근에 거대한 오픈 세트를 만드는 한편 전국 각지의 산촌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했다. 구로사와가 멀티 카메라 촬영 방식을 최초로 시도한 작품으로, 다각도에서 촬영된 화면을 역동적으로 편집하는 방식은 이후 구로사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존 포드의 서부극 <황야의 결투>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후 역으로 <황야의 7인>, <와일드 번치>, <내 이름은 튜니티> 등 할리우드 서부극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나 스티븐 스필버그 역시 막대한 영향을 받은 영화라 고백한 바 있으며,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 시리즈는 SF라는 무대에서 구로사와의 사무라이극을 재현하고자 한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1954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 수상.

(한국영상자료원 - 2010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제작노트

2005년의 사람들은 영화를 게임처럼 만든다. 1954년의 구로사와 아키라는 영화를 전쟁하듯 만들었다. 구로사와는 스탭과 배우들을 이끌고 이즈의 산속에 지은 오픈 세트장에서 1년 이상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치른 끝에 를 완성해냈다.

제작과정에서 수많은 사고들이 잇따라 일어나는 가운데 심지어 마지막 빗속 전투장면을 촬영하다 스탭 한명이 사고로 죽기까지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