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웨딩 : 결혼 이후 많은 것이 얽히는! 얻는 것과 잃어야 할 것들
애프터 웨딩(2006) After the Wedding, Efter brylluppet
1) 법정야화 : 옛날 라디오 인기드라마. “판사님 제 딸을 찾겠다는데 뭐가 문제란 말입니까?” 대충 이런 하소연쯤 되었나? 지나친 가난으로 아이를 버린 부부가 성공했는데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여대생. 아내를 엄청 닮아 추적해 보니 자기 딸임을 확신. 데리고 가려 하는데 실패하자 재판을 건다. 이긴다. 딸은 가지 않는다. 정말 재미있었다. 아이였는데도.. 그 땐 동네에 TV 한두 대 정도(부평동 사거리 시장인데도 그랬다. - 처음엔 한해 후배 집인 공진상회에 있었고. 1년 뒤 집 옆에 후배의 형수가 시집오면서 가지고 왔다. 황금박쥐는 가끔 이 집에서 봤다. 밖에서 보니 소리는 거의 듣지 못했고. 동네에 TV 총 2대 ) 그래서 거의 라디오 청취로 흥분하던 시기였다.
2) 연기 잘하는 주인공이면 영화가 매우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 “믿고 보는 미켈슨” ㅋ
3) 같은 신파라도 외국영화가 덜 신파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비슷한 환경에서 일어날 확률이 별로 없고 판에 박은 이야기를 보면 신파라 생각한다. 외국영화는 우리하곤 살아가는 모습이나 환경이 다르니 신파라도 그냥저냥 넘어가진다. 우리 삶과 별로 크게 관계없는 듯 보이니.
4) 의사가 환자의 죽음을 맞출 확률은? 동시에 의사의 말을 100% 믿을 확률은?
에프터 웨딩은 위의 몇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올라 재미가 있었다.
인도에서 고아들과 함께 생활하는 헌신적 봉사자(야콥: 매즈 미켈슨)가 곧 문을 닫아야할 경제적 결핍 때문에 기부금을 받기 위해 고국 덴마크로 간다.(기부자의 조건이 직접 와야 한다는 것 때문에 자신이 키워 온 아이들을 두고)
인도에 있는 아이들은 그가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면서도 다신 안올 것이라는 생각(이전 봉사자들이 그랬겟지)도 동시에 한다. 이틀에 한번씩 통화하는 내용은 이런 이야기들이다. 올래? 안올거지? 당연히 간다. 기다려라. 애절한 목소리들.
그런데 덴마크에서 기부자(욜젠: 롤프 라스가드)와 만난 뒤 일어나는 일들은 전입가경이다. 점점 이상하게 흘러간다. 기부자는 그의 딸이 곧 결혼하니 결혼식에 오라하고선 그 이후 대화를 나누자 한다.
그래서 에프터 웨딩이다.
웨딩 중에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우연히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모두 다 기업사장인 기부자의 계획이다.
왜 기부자는 봉사자를 구지 덴마크까지 불러 딸의 결혼식에 초대하면서 기부하려는 걸까?
매즈 미켈슨이 나오는 영화는 그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숨막힌다. 선하든 악역이든 모두 다 얼마나 잘어울리나! 헐리우드 아니면 악역을 맡을 일도 없지만.
엄청난 감동을 가져오는 이 영화는 내겐 신파조로 보인다. 위의 4가지가 떠 오르는 이유이다.
그렇다하여 영화가 재미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참 재미있다. 숨겨진 반전들이 있고, 인간의 애틋함이 있다. 그리움과 책임감. 사랑과 슬픔. 가족애.
키워준 정과 낳은 정에 대한 것은 상반되어 나타난다.
인도에 있었을 땐 키워준 정을 아니, 키운 정이 듬뿍 담긴 아이들이 버글거린다.
덴마크에 오니 낳은 정을 느낀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인도의 아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다. 선택해 주기만 바랄 뿐.
덴마크의 아이는 선택이 가능하다.
봉사자 야콥도 마찬가지이다.
<에프터 웨딩>은 생각 보다 선택에 대한 내용이 많다.
어쩔 수 없는 것들로 보이는 문제들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누구와 살 것인가?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 이 사랑은 맞는가? 헤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묘한 끌림이 있는 영화이다.
그리고 옛날 한국영화를 보면서 제법 울었듯이 눈물도 난다.
가장 근래에 본 구석기 영화 <법창을 울린 옥이>, 김희라 데뷔작으로 생각했던 <비나리는 고모령> 등이 연관성은 별 없지만 제법 떠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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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덴마크, 스웨덴, 영국, 노르웨이2008.04.17 개봉 2020.05.01(재개봉) 123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수사네 비르
주연 매즈 미켈슨, 시드세 바벳 크누드센, 롤프 라스가드
야콥은 자신의 일생을 인도 부랑 아동들을 돕는 데에 헌신한다. 그가 경영을 하는 고아원이 문을 닫을 순간에 처해져 있을 때, 그에게 이례적인 제안이 제시된다. 덴마크 회사의 최고 경영자인 욜젠이 야콥에게 400만불을 기부하겠다는 제안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조건이 있다. 야콥이 덴마크에 반드시 와야 한다는 것이다. 덴마크에 도착한 야콥은 욜젠의 딸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고 그 결혼식은 야콥으로 하여금 그의 인생에서 있어서 가장 심각한 딜레마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중요한 시점이 되는데...
음악, 촬영, 줄거리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감동적으로 표현, 2006년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관람객들의 눈물을 훔치게 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