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에덴: 난 그대를 사랑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다.
마틴 에덴(2019) Martin Eden

누구든 그렇지 않나?
어릴 때, 고민을 머리에서 쥐어짜고 글을 적어본다고 끌쩍거리는 일을...
군대 가기 전에 이것저것 적어보면서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고 군대에서도 보내고....
글에 대해 혼자 감탄하고...
그런데 살아가면서 당시의 글들이 유치함을 넘어 참으로 못봐주겠다고 이야기해도 되겠다.
이것을 참아 읽어준 그 분에겐 감사의 말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분은 지금도 나를 보고 ‘대학은 나왔나!’할 정도이니..
당시는 눈이 멀어서 좋게 생각했나? 이젠 마음이 변했나?
노력없이 뭔가 가지려는 어리석음은 여전하다만은 보통 사람이 다그렇지 않나!
하지 않은 노력으로 댓가를 받으려고 감나무 아래 입벌리고 있는 형상.
<마틴 에덴>을 보면 얻기 위해 노력하려면 어느 정도의 살을 깍아야 하는지, 그냥 노력으로도 이룰 수 없음을 실감한다.
난 영화를 보기 전에 정보를 잘보지 않는다.
포스터에 자전적 소설이라 해서 ‘마틴 에덴’이란 사람의 실화인갑다 하면서 보았다.


나폴리 사람. 어릴 때부터 배를 탄 뱃사람.
학교는 초등학교 문턱에서 잠시 머물다 직업을 가진 사람.
그가 글을 쓰려고 몸부림 쳐서 성공하는 줄 알았다.
성공 뒤의 허무함은 더 가슴아프지만....
근데 끝나고 보니 “잭 런던”이란 사람의 자전적 소설이란다.
어림풋이 기억난다.
사회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아무 것도 모르는 나에게 <강철군화>를 함 읽어 보라고 누군가 권했다. 읽었다. 소설이 끝엔 침탈 당하는 다급함으로 마무리 짖는 둥 마는둥 소설도 그리 맺은 것 아닌가? 기억은 어렴풋하다. 물론 내용도 그렇다.
제목이 강철이니 기억이 쉽지 않은가! 소설은 투쟁을 위해 몸바친 사람의 이야기였을거다. 그러니 나에게 읽어 보라했겠지.
“넌 뭔가 사회에 바칠 준비가 되어있어?” 이런 마음으로 권했겠지...
<마틴 에덴>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된 사람이다.
사랑도 하나의 욕구이니 어쩌면 자신의 욕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었다고나 할까?
‘엘레나’를 본 순간 반한다.
엘레나가 가진 품위, 그리고 문학적 감성, 음악, 미술 등등 부와 예술 모두에 반하고 그 처럼되고 싶어한다.
그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고 영원히 그의 범주 속에 있고 싶다.

그 범주 중에 에덴은 글쓰기를 택한다.
엘레나는 읽기를 권하고 노력을 권한다.
그냥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이야기 한다.
문법, 어휘, 표현방법....
엘레나는 마틴에게 생의 스승이요 영혼의 안식처가 된다.
<마틴 에덴>은 글을 쓰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을 얻는다. 돈 없으면 살 수 없기에 다시 직업을 택하고 그 속에서 혹독한 세상을 경험하고, 자기에게 방을 내어준 가족에게서 척박한 세상에서 피어난 따뜻함이란 온기도 얻는다.
그의 목표는 <엘레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성공이라는 사회적 욕망도 동시에 있다.
둘 다를 가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세상이 어디 그렇게 쉽나!
특히 계급의 차이는 가장 뚫기 힘든 강철장벽 아닌가!
이룰려면 영혼을 팔지 않으면 안된다.
작가란 작자가 영혼을 판다? 그건 능력 없는 작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서정주 이문X 같은 영혼 자체가 없는 작가도 있다만은.....
<마티 에덴>의 화면은 독특하다.
과거의 영상자료를 활용하여 당시 배경을 나타내기도 하고
흑백과 칼라를 적절히 섞기도 한다.
음악은 장엄하고 웅대하다.

이 속에 절절한 마음을 연기하는 주인공의 몸짓은 압권이다. 물론 여린 작은 새 같은 엘레나의 부서질 듯한 표정은 마음을 쓰리게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일반적인 로맨스 문법 같다.
특출해 보이지만 실제 별난건 없는데, 보면 엄청난 감동을 준다.
연기, 감독의 독특한 카메라,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사이에 전달되는 고통들....
에덴은 “개인을 위한 행동”이 아니면 조합주의적이고 조합주의적이면 결국 조합을 위한 파업일 뿐이라고, 파업을 위한 노동자 모임에서 연설한다.
이 연설은 앞에서 한 남자가 부두파업을 독려하는 모임에 과감하게 나서서 한 이야기의 반복이다. <잭 런던>의 생각이 가장 잘 들어가 있는 것 일게다.
작가 이전에 처절한 노동자로 살아왔지만 성공한 사람이 가지는 생각도 많이 투영되었을거다.


마틴에덴은 <잭 런던>의 자전적 소설을 이태리로 가져와 배경과 시대를 바꾸어 영화를 만든 것이라 한다.
내용을 보면 작가의 완전 자전은 아닐 것 같다. 그가 배를 탔고 작가가 되기 위한 고통스런 과정을 거친 건 맞겠지만 그것이 일정 반영되었을 뿐일 것 같다. 그래서 <마틴 에덴>은 "피피에트로 마르셀로"만의 영화라 생각한다.
살기위한 몸부림은 생명체의 기본이지만 마틴의 몸부림은 폐부를 찌른다.
그의 말이 시라는 이름의 단도가 되어, 그의 아픔이 소설이라는 이름의 칼이 되어...

*** 배경이 50년대 라는데 50년대에 이태리에서 전쟁이 일어났는지는 잘모르겠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는데 이태리 군인들의 이야기가 있던데 배꼽 잡았다. 전쟁은 없었다.(이 말을 하는 이유는 영화를 봐야 안다)
cafe.daum.net/ssaumjil/LnOm/192417?q=%EC%9D%B4%ED%83%9C%EB%A6%AC%EC%A0%84%EC%9F%81%EC%82%AC
이 글 아래에 "이태리군의 일화"에 대한 이야기인데 함 보시라 배꼽이 절로 나온다.
*** 영화 사진을 찾는데 내가 원하는 사진이 없다.
1. 작가 되기 위해 헌책방을 뒤지다가 책값을 흥정하고 고물 타자기를 선물 받는다. 헌책방 주인은 소설에 자기 이름도 올려달라한다. 가난한 마틴에겐 구세주다.
2. 돈도 힘도 다떨어져 외곽으로 가다가 아이들 둘을 키우는 시골 아지매를 만난다. 이 아지매는 마틴의 진정한 동반자이고 그를 가장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이다. 마눌님은 이 아지매를 보살이 환생한 것이라 한다. 이태리보살이다.
**** 가까운 사람이나 착한 사람에겐 강하고 잔인하며, 강한 놈에겐 무지 약하고 쉽게 물러나 버리는게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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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덴(2019) Martin Eden
드라마/로맨스/멜로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2020.10.29 개봉 129분, 12세이상관람가
감 독 피에트로 마르셀로
주 연 루카 마리넬리 , 제시카 그레시, 데니스 사르디스코
오직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펜 하나로 세상과 맞선 남자
20세기 중반 이탈리아 나폴리.
주먹 하나만큼은 최고인 선박 노동자 ‘마틴 에덴’은
상류층 여자 ‘엘레나’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오직 그녀처럼 생각하고 말하기 위해 굶주린 듯 탐독하고,
그는 들끓는 열정에 이끌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두 사람이 함께 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마틴 에덴’은 홀로 펜 하나로 세상과 맞서기 시작하는데…
[ ABOUT MOVIE ]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지난 10년간 베스트 영화 중 한 편 (봉준호 감독)
전 세계 격찬에 빛나는 ‘시네필을 위한 최고의 선물’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한 루카 마리넬리 주연
‘오직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펜 하나로 세상과 맞선 남자’ 이야기
영화 <마틴 에덴>은 20세기 중반 이탈리아, 주먹 하나만큼은 최고인 선박 노동자 ‘마틴 에덴’이 상류층 여자 ‘엘레나’와 사랑에 빠진 후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펜 하나로 세상에 맞서는 뜨거운 인생 이야기다.
주인공 ‘마틴 에덴’은 부모의 도움 없이 독학으로 소설가의 길을 걸으며 교육을 계급 상승의 도구로 이용한다. 이 영화는 상류 사회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한 노동자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성공적이었던 작가가 후에 예술혼을 잃는 과정도 담았다. 여기에 원작 소설 작가 잭 런던의 자전적인 내용과 20세기에 일어나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 대중 문화의 역할, 계급간의 갈등 같은 이슈에다가 실존했던 이탈리아 인물들을 영화에 넣었다. <마틴 에덴>의 이야기는 잭 런던의 소설 속 19세기 후반~20세기에서 1950년대 현대로, 원작 소설의 배경이었던 캘리포니아로부터 나폴리로 옮겨졌고, 세계 어느 곳으로도 제약 없이 옮길 수 있다. 영화에서는 사회적 계급과 부르주아에 대한 독자적인 비판과 성찰이 시도된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과 화제작을 소개하는 오픈시네마 부문에서 국내 첫 선을 보이며 ‘잭 런던의 소설을 20세기 중반 이탈리아 배경으로 번안한 <마틴 에덴>은 시네필들을 위한 올해 최고의 선물이다(부산국제영화제 서승희 프로그래머)’라는 극찬을 받으며 단번에 관객과 평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지난 3월 봉준호 감독이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을 영국 저명 영화 잡지 [사이트 앤 사운드]를 통해 ‘2020년대에 기대되는, 향후 20년간 주축이 될 차세대 감독 20명' 중 한 명으로 지목하며, <마틴 에덴>을 ‘지난 10년간 베스트 영화 중 한 편’이라고 극찬한 것이 알려져 국내 수많은 시네필들의 필람 욕구를 고조시켰다는 후문이다.
지난 9월 12일 올해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폐막한 가운데,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를 제치고 그에게 볼피컵,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마틴 에덴>의 10월 29일 개봉 소식이 알려지자 배우 루카 마리넬리에 대한 이목 또한 집중되고 있다. 루카 마리넬리는 뛰어난 연기력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알랭 들롱’ 혹은 ‘젊은 사절 로버트 드 니로’라는 별칭을 얻은 차기 스타 배우로, 전 세계를 무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7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올드 가드>에서는 샤를리즈 테론과 함께 주연을 맡았으며, 스트리밍 7,200만 회 기록을 세우며 TOP10에 올랐다. 또한 이탈리아 개봉 당시 3주 연속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며 70만 유로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기염을 토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독보적인 작품임을 입증한 <마틴 에덴>이 국내 가을 극장가에 불러올 반향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루키노 비스콘티,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등 위대한 이탈리아의 거장들의 전통을 잇는 뉴 시네아스트로 주목받는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은 <마틴 에덴>을 통해서 ‘이 영화의 모든 것이 대단하다(뉴욕 타임즈)’, ‘잭 런던으로부터 이탈리아로 이식된 올해 최고 영화 중 한 편(인디와이어)’, ‘마르첼로 감독의 예측하지 못했던 시야와 대담함, 필름 에세이스트로부터 거대한 이야기의 스토리텔러로 진화하는 동시대 영화 감독(시네마 스코프)’, ‘잭 런던의 20세기 초 미국 배경 소설이 50년대 나폴리로 시대를 옮겨 형식과 질감을 바꾼 드라마가 된 작품(스크린 인터내셔널)’,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잭 런던 소설의 영화화(르 몽드)’, ‘이탈리아 영화계의 가장 촉망받는 젊은 시네아스트 중 하나(텔레라마)’, ‘시, 열정, 낭만, 마음을 찢어 놓는 영화(레 앵록)’ 등의 격찬을 받았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서승희]
올해 본 유럽의 작품 중, 단 한 편만 꼽아야 한다면 <마틴 에덴>이라고 답하겠다. 출신 때문에 번민하는 주인공을 통해,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은 20세기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계층간의 갈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파졸리니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영상들을 반추시키며, <마틴 에덴>은 위대한 이탈리아 영화의 전통에 합류한다. 잭 런던의 소설이 원작이다.
잭 런던의 소설을 20세기 이탈리아 배경으로 번안, 16m(&35mm)로 촬영한 <마틴 에덴>은 시네필들을 위한 올해 최고의 선물이다. 가난하지만 당돌한 선원 출신의 마틴은 유명작가가 되면서 사회적 신분도 상승한다. 프롤레타리적 삶에 적응된 마틴은 진정한 부르주아로 거듭날 수 있을까? ‘사회적 시스템에 순응하도록 길들여진 삶’ 이라는, 잭 런던의 고전적 테마는 삐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을 통해 정치적인 영역까지 확장된다. 다큐멘터리 아카이브 영상과 픽션을 넘나드는 대담하고 유려한 비주얼, 길고 서정적인 호흡,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 이 모든 것들이 멜랑콜릭한 모험극 <마틴 에덴>을 완성한다. 출신 때문에 번민하는 주인공을 통해, 감독은 20세기 초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사회적 투쟁과 늘 민중이 희생되고 마는, 배반의 역사를 되짚는다.
토론토영화제 플랫폼 부문에서 대상을, 이탈리아의 알랭 들롱으로 불리는, 마틴 역의 루카 미넬리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