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1-02-07 <프레젠테> : 대동 카페 심화백 부부와 함께
무거운 빈가방
2021. 2. 8. 07:28
21-02-07 <프레젠테> : 대동 카페 심화백 부부와 함께
마눌님이 집 정리하고 계셔야 겠다 길레 세치서 나선다.
원래 <봉하마을> 들렸다 갈 곳을 봉하마을은 생략한다. 설날이나 전후로 하여 마눌님과 가야하기에 남겨 둔다.
우선 대동 둑을 따라 걷는다.
<생태공원> 보다 그냥 선착장에서 그 방향으로 걷는다.
날은 따듯하지만 전체가 뿌였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 온 긴 패딩을 입은 심화백은 “겨울 내내 잘있다가 하필 이 더운 날 입고 왔다” 하면서 덮다한다.
우린 늘 디비 쪼운다. 이게 일상인가?
배는 부르지만 심화백 때문에 <대저 할매 국시집>으로 간다.
심화백은 이전에 와봤다 하면서 이전 기억은 잊은 모양.
내가 음식을 담기 전에 국수 두덩어리나 말고, 호박죽도 떠온다.
“누가 빼앗아 가는 건데 아닌데 식을 낀데 뭘 그리 많이 떠오느냐”고 말한다.
두 번 가기 귀찮다 한다.
이 곳이 부폐식이란 곳과 한번으로 끝난다는 생각과 마구 얽킨 모양이다.
난 매우 조금 국수를 비벼 먹고
말아 먹고
호박죽 먹고 한다.
심화백은 비빔 국시 먹고 싶지만 배불러 못먹겠다고 하면서
날 원망한다.
이런 식으로 먹어라고 사전 지도가 없었다고...ㅋ
난 갈카주기도 전에 달라 들어서 말할 새도 없었고, 초보가 고수 눈치 보면서 뒤따라와야제 앞장서서 달라 드느냐고 약간 비웃는다.
< 호박 깍는 모습 - 호박죽을 하니 많은 호박이 든다. 그것을 기계로 깝데가 깍는다. 새알도 밀가루, 쌀이나 가루내는 것도 여기서 직접 다 한다. 세군데 가마에 떼는 불은 참 힘차다. 이전에 밥 부페 할 때는 더 활기찼다. >
모두 부른 배 움켜쥐고 카페로 간다.
커피 마실 배나 있겠나 하면서
<수안리> 들어가 길에 차를 두고 가는데 옛날 집과 담벼락에 심화백은 부지런히 사진 찍는다.
우리는 현대를 살지만 눈은 옛스러움과 낡은 것을 탐한다.
상대는 불편하지만 우린 즐기면 되니 가능한, 인간의 탐닉이다.
집 사진을 찍는데 그 집 뒤 카페에 마담이 서 있다 손을 흔든다.
아담한 3층 카페.
두 사람은 카페의 탄생과정을 듣는다.
집 하나 짓는게 쉽나!
주변의 터주대감들과 관게는 쉽나!
밀고당기는 이야기가 나오고 어려움이 나온다.
못싸움형 인간들은 그저 감탄한다.
특히 무능한 남자들은 여자의 무용담에 얼이 빠진다.
나도 심화백도, 카페 마담의 남편(윤지형)도 불의에 대한 투쟁엔 나름 일가견 있지만
세속적 싸움엔 완전 방해꾼에 불과하다.
싸울줄도 협상할 줄도 모른다. 그저 체면 뿐이다.
배부른 나는 잠시 졸고 둘은 이것저것 보면서 감탄을 쏱아낸다.
그리고 앉자 그림 한점.
심화백은 바깥풍경을 그린다.
나도 그리고 싶었지만 엄두가 안나서 들어오면서 찍은 사진으로 한 장.
심화백은 한손에 폰을 들고 자기 그림 그리는 모습을 동영상 찍으면서, 다른 손으로 그림 그린다.
이건 무슨 묘기대행진이다.
금방 굽어 나오는 그림엔 온기로 김이 무럭무럭나고 코팅한냥 빤지르르르 하다.
바깥 풍경이 종이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자연이 종이에 밀려 빛을 잃을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