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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만세갤러리 : 엄마, 인간:주의, 오래머물수없는 사진

무거운 빈가방 2021. 3. 21. 08:59

두 개의 전시회 : 전혀 다른 세상 휴먼(구포 만세갤러리) 아트 페어(파라다이스호텔) 2021-03-20

 

그리다님이 사진전 정보를 펫북에 올린다.

<휴먼>이란 제목의 사진전이다.

제목이 살짝 마음에 안들지만(뭔가 한글로 다른 제목이 더 어울릴 듯하여), 사진은 보고픈 마음이 크다.

금요일 사진전 다녀 온 것을 몇컷 올리고 일욜 문 닫는다 한다.

토욜 아침에 비가 많이 온다.

 

밧데리를 2개 챙기고 집을 나선다.

<시청자미디어센터> 강<폰으로 동영상찍기> 숙제가 동영상 20, 사진 20 컷이라 숙제도 겸하려 생각한다.

 

오늘 전시회는 두군데다.

하나는 구포 작은 갤러리인 <만세갤러리>,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하는 <아트페어>

극과 극의 장소에다 전시실 자체도 극과 극일 것이다.

 

<만세갤러리> 근처에 <구포국수 체험관>이 있는데 가격이 비싸다.

검색 단계부터 점심은 지나친다.

체험관에서 갤러리 찾는데 동네를 완전 몇바퀴 돈다.

나중 돌아와 보니 건물 2칸 옆이다.

긋참.

검색하면서 너무 가볍게 보고 왔으니 ..... 좀 더 꼼꼼히 봐야겠다.

덕분에 곧 재개발될 곳을 구경했으니 나쁘진 않다만은...

 

<만세갤러리>는 북구에서 만든 예술인의 공간이다.

작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중간치는 된다. 2층은 작은 관객을 모아 연극 관람도 할 수 있다. 이런 공간들을 지자체가 많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마을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

! 이런 공간이 나도 필요한데.....

 

갤러리 입구에서 전시실 입구까지

강렬하게 들어오는 것은 할머니 얼굴 사진.

나중 보니 베트남 소수민족이지만 이건 우리 모두의 어머니 모습이다.

 

세 작가 사진전이다.

 

<이상범> : 엄마 (엄마를 찍었다.)

<전상규> : 인간주의 (노동자, 철거민을 찍었다.)

<조종완> : 오래 머물 수 없는 사진 ( 베트남 오지를 오토바이로 겨우 찾아가 그들을 남겼다)

어느 것 하나 가슴 아리지 않는 것이 없다.

사진에 그들의 고통도 있지만 웃음도 있다.

 

이들이 힘들것이라 미리 알고 있는 것 때문에 보는 순간 나는 고통스럽지만, 이들은 삶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있음도 사진은 넌지시 비춘다.

모두 사라질 사람의 모습이다.

 

아들을 잃어 고통을 안으로 삭이는 엄마의 모습,

자갈치 시장 나무 상자를 수레에 실어 나르는 노인

구두방, 전파상에서 일하는 사람들

곧 철거될 땅 큰 나무에서 여름을 쉬는 모습들

평생을 살아 온 자기 땅인데 강제로 철거당하는 이 땅의 사람들

베트남 오지를 찾아 간 작가의 용기,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 죽을 지도 모르는 두려움을 안고 비싼 장비(주민들에겐)를 들고 오토바이 타고 걷고 하여 그들 속으로 스며들어가 셔트를 눌리는 용기.

나라의 통합정책과 자본주의 물결에 휩쓸려 곧 사라질 그들의 모습과 언어와 마을들.

 

이 사진들은 모두 인간의 모습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의 모습.

작가들은 이들을 담고 같이 의논하고 함께 전시 한다.

우정이 가족같다. 가족인들 찰떡같이 붙어 있으랴만은...

 

조종완 작가는 사진에 대한 설명을 부지런히 해 준다.

모두 자기 작품인양 설명하는데 이는 서로의 마음이 동했기 때문에 가능할거다.

 

<엄마>는 내가 밀양에서 본 그 엄마다.

그리다님이 소개한 밀양 어탕국수 집인 <시원매운탕>

바로 그곳에서 본 방과 엄마가 전시실 벽에 작품으로 걸려 있다.

그 때 주방장이 사진작가인 <이상범>이다.

참 다양한 일을 한다. <작가><주방장>

밥을 퍼고 있는 <엄마>의 손에 눈이 더 간다.

손에는 세월이 담겨있다. 손 주름 하나하나가 1년이상의 연륜이다.

어디 얼굴에만 세상이 있으랴!

직립보행자가 행하는 노동은 거의 다 손에 고스란히 아로새겨진다.

엄마의 휴식은 자식을 위해 내일 노동을 하기 위한 것이다,

< 오른쪽 저 방에서 모자가 점심먹고 있었다. 낡은 집과 할머니는 비슷하게 보인다. 방안 앉아 있는 할매 모습에 울 할매가 겹쳐지더라.>

 

전상규<인간:주의>는 내 주변하고도 관계가 많아 눈이 더 간다.

시장에서 노동하는 모습은 꼬마 때부터 본 것 아닌가!

당시 사거리 시장에 거인이라 부른 큰덩치의 아저씨가 있었다.

리어카를 몰고 짐을 실어서 나른다.

약간은 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얼굴은 엄청 컸다.

문둥이라 부른 아저씨도 있었다.

실제 어떠했는진 몰라도 눈썹이 없다.

철없는 우리는 그 아저씨만 보면 놀렸다.

갑자기 아이에게 놀림 받은 고호가 떠오른다. 그 장면과 같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 눈도 제대로 못뜬채 밖을 나가다가 아저씨와 부딪쳤다.

아저씨가 나를 때린다. ‘문둥아!“ 내가 소리친다. 아저씨는 한 대 더 때린다.

동네 사람들이 내 편을 든다.

 

한 때 부모님은 싸전을 하셨다.

나는 짐을 나르기 위해 중 1학년 때 자전거를 배웠다.

1학년 후반기에는 당시 짐자전거를 몰 수 있었고,

종종 쌀 배달을 했다.

자전거 도둑이 엄청 많았다.

자전거를 잠궈도 훔쳐가는건 순간적이다.

2층 집에 배달할 때가 제일 힘들다.

어린 나이에 낑낑대며 오르는 것도 힘든데 자전거 도둑 맞을까봐 불안 한 건 더 심하다.

 

자갈치 노동자의 사진이 눈에 박힌다.

가지고 싶다.

시민공원 근처 집들... 결혼해서부터 살았는데 철거 당한다.

한국에서 가장 희안한 법이 <수용>에 대한 거다.

주민의 70%(?)인가 찬성하면 내 의사와 관계없이 땅이 수용된다.

이 법을 만들기 위해 토건족과 찌라시는 <알박기>란 말을 사용했다.

땅을 팔지 않는 사람을 <알박기> 한다고 나쁜 의미로 사용하고 한번은 몇몇 투자자를 구속까지 시킨다. 언론재판을 한거다.

이것을 지금 적용한다면 LH직원, 지자체 시장이나 구청장들 거의 대부분 구속될거다.

 

천만이 넘어 본 <국제시장>이란 영화에서도 <알박기>란 말을 사용한다,

박근헤가 좋아한 철저한 개발독재 찬양영화!

사람들은 추억 때문에 이 영화가 개발독재를 칭송한 영화인 줄 전혀 모른다.

장면 마다 섬득함이 숨어있는데 이것을 읽지 못한다. 금수저 찬양의 영화 임을 알지 못한다. 감독이 정말 영리한 놈이다.

 

서울시의 역사도 철거와 개발의 역사다. 땅을 빼앗긴 주민은 보상금으로 비슷한 땅은 커녕 그 어떤 것도 사질 못한다. 집을 빼앗기면 전세로 몰락한다.

대신 땅을 뻬앗은 건설사나 공무원들은 엄청난 부를 가진다.

지금 LH 사태는 60년 대부터 한번도 빠지지 않고 해 온 개발독재의 비리다.

이것을 무시하고 집값만 잡겠다고 바둥거렸으니 그들이 얼마나 우서웠겠나!

정권 초기는 대북문제로 2기는 사람하나 잘못 뽑아 완전 검찰정국으로 그 와중에 2-3기를 집값 문제로, 이제 마무리는 LH 사태로....

어제도 오늘도 그 사이 노동자들은 죽어간다.

그들이 모른채 하고 용인한 세상 때문에....

<전상규>작가는 내가 자란 세상과 많이 닮아 가슴을 더 울린다.

<엄마>의 엄마 보다는, 초창기 내 엄마는 시장에서 쉼없이 일하는 엄마였고,

날 낳고 하루 만에 또 시장으로 나갔다 하니.......

<시장>은 내게 정서적 고향이다.

다들 꿈꾸는 시골 전원 같은 곳, 내게 사장이 그런 곳이다. 여기에 집짓고 살아라 하면 이젠 살기 어렵겠지만.

 

조종완의 <오래 머물 수 없는 사진>은 작가의 집착이 사진마다 박혀있다. .

작가의 집착이 없는 사진이 어디 있겠냐 만은, 그는 참으로 힘든 길을 택했다.

버스로 갈 수 없는 곳, 말도 잘 안통하는 곳, 자신은 베트남말을 좀 한다지만 그래도 어디 그게 쉽겠나.

사진 한 장에 들어간 비용이 얼마나 많을까?

작가는 혼신의 힘을! 관람객은 돈 생각을! 긋참... 작가가 울겠네..

넓은 광주리에 콩 같은 것을 넣어 들고 있는 여인은 수줍음이 엄청 많은 것 같다. 작가의 말로는 더 심하단다. 이게 그래도 제일 얼굴을 많이 든 모습이란다.

여인들은 대체로 전통 복장을 하고 있다.

남자들은 편한 옷을 입고 있다.

이 마을들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단다.

먹고 살아야기에 남자들은 외지 노동을 많이 나간다한다.

모계 혈통이 좀 강하다 한다. 여성들 발언권도 세고.

이들은 베트남, 중국 지역에 있는데 압박과 융화 정책 때문에 점점 인원이 준단다.

글이 있는 민족이나 부족은 전통을 조금은 지키는데 없는 것은 금방 무너질거라한다.

그래, 티벳 등 다른 나라를 아직 덜 뺏았을 때 차이나를 지배한 여진족이 청나라를 세웠지만 이젠 그들의 말이나 글은 전설이 되었지 않나! 누구도 모르는.

영화 <최종병기, >(2011,김한민)에서 만주족의 언어를 구사하는데 이건 만든 말이라 한다. 대단한 감독이다.

 

사진 속의 소수민족은 우리 얼굴이고 몸이다.

우리 삶과 매우 닮았고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도 손사레를 치지 않을 것 같다.

모두 정감이 간다.

특히 뭔가(‘라 한다)를 자루에 가득 담고 걸어오는 여인의 미소는 몸과 마음을 따뜻이 녹여 준다. (, 이 사진은 전시를 못했고 책자에만 있었네...)

 

난 두어시간을 이 공간에서 서성거린다.

시원매운탕의 작가는 자리를 못했고 두 작가는 있기에 간단한 이야기도 좀 듣는다.

그들의 노고에 고맙다 인사한다.

 

작가들의 글을 보니 난 사진 찍긴 다 글렀다. 모두 다 사진 작가이면서 시인이고 소설가다. 글을 우찌 저리 잘적노!.

책을 달라하니 못준다. 못판다 한다. 긋참.

작지만 안주 하나 값은 드리겠다 하니 못받는다 한다. 긋참..

 

참으로 고집스런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원칙을 세우고 그것에 어긋나면 안되는 사람들이다.

그래 이렇게 살 수 밖에 없을지 모르겠다.

유혹하는 주변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아무 책임지지 않는 유혹으로 한발자욱만 헛디디면 자신을 잃어버리기 십상 아니겠나.

 

고개 숙여 인사하고 고마움을 표한다.

고맙습니다.

 

**** 파라다이스 전시는 다른 난에 올려야 겠다.

난 비교 되는 두 개의 세상(두 개의 문이 아니라 두 개의 세상.)을 표하고 싶은데 여기서는 안그래야 겠다 싶다.

이 분들의 노고와 감동이 사라질 것 같고 예의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