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머니는 똥대장” - <똥꽃>을 올리며
무거운 빈가방
2021. 3. 24. 08:07
<시 읽기 좋은 날>(이용학) 16년 3월 21일 자 시를 좀 일찍(3월11일) 올렸다.
아는 누님이 아버지 간병으로 힘들것이라 생각해서다.
우리집에선 내가 어머니 똥 담당이다.
자고 일어나면 한볼테기 똥을 사서 냄새가 진동하는데 엄마는 똥 안쌋다고 버티는 경우도 종종있다.
걸을 수 있을 땐 걷게 해서 화장실로 가지만 그것이 힘들기 시작하면서 내가 안고 가서 화장실에 앉힌다.
그 동안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는다.
그 뒤론 몸을 제대로 못가누면서 옆으로 자꾸 기울어지니 변기에 앉아 있기도 어렵게 되었다.
내 몸으로 받치고 물 받는다.
늘 처음엔 버틴다. 똥 문제도 씻는 문제도.
그런데 욕실엔 한번 들어가면 또 나오기 싫어한다.
당연하겠지.
조금씩 따뜻한 물을 공급해 주면 그저 그만이다.
근데 이것도 몸을 제대로 못가누면서 홀로 두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목욕 시간도 자연 짧아진다.
지금 생각하면
욕실에 그냥 같이 들어갔으면 되었을 것을....
처음 변을 내가 닦았을 때 할매(엄마)는 얼마나 버텼겠노?
창피했을거다. 자존심도 나름 센 분이니 더 그랫을거다.
당신이 잘못하니 내가하는 건데 버틸 때 그 힘은 대단하다.
몇번 하고 나니 모두 다 받아드린다.
이것도 삶이다.
내가 싫지만 받아드려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듯이
받아드리지 않으면 살기 어렵고 견디기 어려우니 받아드려야 한다.
근데 잘안되는 것이 마음 상태다
이 놈의 마음이 늘 비비꼬인다.
이것을 통제 잘하는 사람이 승자다.
재미있게 살 수 있고 만족감을 좀 더 느낄 수 있다.
난 이게 왜 이리 어렵고 힘들꼬!
아래 "전희식"님의 똥꽃을 보면 어지간한 사람들의 부모에 대한 고생은 고생도 아니다.
내가 이리했다고 말꺼내는 것 조차 죄스러울 정도다.
이 분글을 보면서 알게 모르게 짜증을 내고 구박을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고 슬픔도 복받쳐 오른다.
잠시 누르고 넘겨야 할 것들을 바로바로 반응해 버린 모습들...
지금도 마찬가지인 이 모습들..
내 스스로 나에게 지친다.
"할매 내가 참 힘들게 살고 있어요.
힘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