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면 <차마당> 동광동 <한성 1918> 그리고 조선학교를 위한 시민 모임 <봄>
무거운 빈가방
2021. 7. 15. 00:25
2021. 07. 08 <차마당><한성 1918>
간만에 사면 나들이
주인님께서 연극에 내 카메라를 소품으로 써주셔서 영광이었것다.
근디 후레쉬가 펑하며 문제가 생겼다.
겸사겸사하여 오후 일정을 만든다.
우선 백산기념관 옆 <한성 1918>에 간다.
<사라진, 잊혀진 근대 건축> 사진과 크로키 전을 한다해서다.
가끔은 이런 전시가 어떤 의미가 있지?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1900년 전후, 그리고 식민지 , 또 그 이후
<부산>이란 지역은
왜구들과 가깜고 북한과는 먼 위치 때문에 엄청난 역동성을 가지고 있었다.
식민지 이후 제2의 도시로서 역할, 한국전쟁 시기에는 제1의 도시로 활약 그리고 인구 밀집...
건물들도 그런 역사에서 만들었고, 세월이 흘렀다.
내 꼬마 때(60년 대, 70년 초반)만 해도 여기 건물들은 대부분 현실이었고 살아있었다.
개발이 시작되면서 큰건물들도 사라진다.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관공서가 먼저 사라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무지와 개발만을 생각하는 것과 관련이 크다.
개발은 돈이다. 부정부패가 끊어지지 않는 것 중 큰역할을 하는 것이 개발이다.
큰돈이 왔다 갔다 하기에 저지르기 쉬울 것이다.
식민지 때의 관공서 류는 지금 있으면 하나의 역사다.
그런데 사라지고 나면, 이건 그냥 흘러간 과거의 한토막에 불과하지 않을까?
그걸 기념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
식민지를 기억해야 하지만 이 부수물은 지금 남아있지 않은 경우는 그 때 이런 것이 있었다는 정도, 여기서 이런 일을 했다는 정도?
현재 여기가 그 ‘자리’다는 정도로 끝나는 게 맞지 않을까?
전시는 옛날 사진과 사진을 보고 그린 크로키, 그리고 현재의 중구지역 중심 건물과 길이다.
난 <서선아>화가의 그림을 보러 왔다. 물론 옛사진도 보지만.
옛건물 <한성 1819> 1층은 생각 보다는 크지 않다. 그래서 많은 작품을 전시하기는 좀 어려 웠던 모양이다.
사진이 없는 크로키는 현재의 중구를 그린 거다. 별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전시가 꼭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런 것을 통해 지역에 대한 생각과 화가들에게 조금의 공간이라도 열어주면 그 자체로 의미니 그냥 박수....
생각보다 관람 시간이 얼마 안걸려 가까이 잇는 <봄> 사무실에 들린다.
어라! 용학형님이 뭔가 붙이고 있다.
서울에서 손님이 내려오는 데 사무실에서 보자고 하셨단다.
<조선학교를 위한 시민모임 봄>은 형님의 역할이 참 크다. 고맙다.
만남은 짧게,
카메라 고치러 양정에 온 김에 참으로 간만에 아무 부담없이 서면으로 마실..
영광도서 지나니
갤러리가 있네..
올라 보니 갤러리는 문 닫았고 다방만 열었네
들어서자 왼벽에 커다란 그림 하나
좋아히는 에드워드 호프의 쓸쓸함(제목:자율식당)이 걸려있다.
그래 나도 쓸쓸하다.
근디 지금은 해방의 느낌이니 그 마음은 나중으로 미루자..
갤러리 안열어서 커피 마실 마음도 없다.
옆건물에 <차마당>이란 간판이 보인다.
차 안마신지 참 오래되었다.
간만에 차한잔하까?
오르니 3층도 있어서 바리 간다.
공간이 제법 좋네 생각하는 순간 이거 뭔미?
안면 있는 그림이 있다.
강찬모?
자세히 보니 좀 다루다
아, 이춘환 그림이구나.
김환기 그림도 있다.
어디선가 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라는 명제의 그림
원본은 라린지 리란지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 갤러리에 있다지.
그럼 이건 에디션이다.
그래도 상당한 작품인데 우찌 여기에?
자리에 일단 안는다
뒤를 보니
헉..
천경자다.
작가들 소개도 되어 있고 직품명도 있다.
다들 유명 화가들..
이춘환 작품이 제일 많다. 다섯점. 두분은 두점씩.
그래도 이거 돈으로 쳐도 제법 하겠다.
자연을 그리고 달항아리를 그리는 화가 <이춘환>
<달리미술관>은 달을 품은 항아리의 준말이라 카든데
이춘환 화백의 항아리는 다른 작가와 차별이 제법 있고 느낌도 정적이면서 강하다.
이거 이런 행복을 해방감 느끼는 오후에 한방에 누리다니
집에 요절한 강용대의 우주탄생 그림이 있다.
쭈구려 고개 깊이 숙여 별을 하나하나 그리려니 몸이 얼마나 힘들었겠노.
심장도 폐도 간도 다 꺽여 별이 되었겠다.
김환기는 한술 더 뜬 것 같다.
<하늘과 땅>이란 이 작품에 찍힌 점들은 횟수가 얼마나 많을까?
겹치기도 많을 것이니 어깨나 등이 무사했을까?
점이 선처럼 모아지고 섬은 원이 된다. 그래서 우주가 되고 우주의 빛들이 내려앉아(그림은 평면이고 벽에 걸어두니 위 아래가 생겨서) 땅이 된다.
약간의 색 차이는 있으나 우주도 땅도 빛난다.
땅의 빛은 우주의 빛을 받아 반사된 듯, 깊숙함에서 올라온 다탄 마그마의 끝물이 흘러 나는듯..
헥헥....
<김환기 : 무제>
........
아뭏든 좋다..
찻집과 잘어울리는 그림들...
마음껏 본다.
아직 이른 시간인 듯 3충엔 아무도 없으니 내세상.
대추차 한잔
해바라기씨와 양갱도 몇쪼가리 준다.
서비스 죽이네..
마담과 찻집도 잘어울린다.
마담은 차 보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단다.
갑자기 <설녹원>이 생각난다.
쥔장 <김말기>씨의 큰 덩치와 얼굴이 떠오른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