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 신선한 소재와 내용에 얽힌 복잡한 구조 부산국제영화제
10-10-09 된장(2010) The Recipe - 신선한 소재와 내용에 얽힌 복잡한 구조 국제영화제
된장......제목이 참 신선하다. 된장이란 주제를 어떻게 끌어갈꼬? 하는 궁금증이 절로 일어난다. 영화는 죽어도 될만큼 맛있는 된장을 만들기 위해 가장 알맞은 재료들을 찾아나서는 된장녀의 삶에 대해 미스트리와 환타지 그리고 코믹을 섞어 관객의 시선과 마음을 끌어간다.
여기에는 뚜렷이 나눠지는 몇 개의 장이 있다. 미스테리물로 시작하여 된장의 맛이 어떻길레하는 의문으로 말문을 연다. 그러다 치정과 얽힌 된장녀의 생활을 생각나게 하다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서서히 된장을 통한 사랑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대단히 신선한 소재다. 최고의 된장 맛을 내기위한 된장녀의 노력은 갸륵하다.
소금- 물- 콩 - 매주 - 매주묶는 짚- 바람 - 흙 - 독 - 독 위치 - 매주외의 재료 - 주변환경 - 적절한 햇빛과 온도 유지
얼마나 대단한가? 맛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거의 빠짐없이 다루어낸다. 방송 PD는 처음 뭔가 한건을 터뜨리려고 된장에 다가가다가 이젠 된장 그 자체 아니 된장녀에 대한 호기심으로 견디지를 못하고 기자의 본능을 살려내면서 끊없이 파고든다.
종반으로 가면 이제 사랑을 꽃피운다. 된장이 숙성되어 장맛을 낼 때, 그 된장을 맛 보기 전 아름다운 사랑이 숙성도와 내음만큼이나 강하게 풍겨나온다. 나비가 몰려들고 매화꽃이 향과 함께 떨어지는 환상적인 풍광처럼. 장면의 아름다움은 맛만큼이나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바쁘게 움직이든 카메라가 이제 정적인 순간들로 바뀌고 관객의 마음도 가쁜 숨을 신선한 호흡으로 바뀌게 만든다.
우리 식생에 빠지기 힘든 된장을 이렇듯 치밀하고 아름답게 담아내어 너무 좋다.
몇가지 생각들에 대해서는 맨아래에 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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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2010) The Recipe
요약정보 미스터리 | 한국 | 107 분 | 개봉 2010-10-21 제작/배급 필름있수다(제작)
감독 이서군
출연 류승룡, 이요원, 이동욱
줄거리
탈옥 5년 만에 검거된 희대의 살인마 김종구! 그를 잡은 것은 경찰도 검찰도 아닌 된장찌개였다?!
제보를 받은 특종킬러 최유진(류승룡) PD는 심상치 않은 냄새를 맡아 취재에 나서지만,
이 기막힌 사건의 열쇠를 쥔 된장 달인녀 장혜진(이요원 분)은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연이어 밝혀지는 3명의 죽음!
방송취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수많은 관계자들의 흥미진진한 진술이 이어지고 이 미스터리는 또 다른 반전을 향해 치달아 간다.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된장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그런데 맛과 색을 칭찬하기엔 너무 산만하고 뭔가 거시기 하다.
1. 영어 제목은 The recipe다. 왜 그럴까? 번역 때문에 그렇는가? 시작 부터 이런 의문으로 시작한다. 감독은 번역이 어렵고 그렇다하여 미소된장이라 하기 어려워서 그랫다한다. 그리 이해는 했다. 그래도 거시기하다. 내용은 된장의 제조법에 대해 미스트리물과 환타지를 썪어 표현하지만 주제는 우짜든동 된장이다. 그러면 발음이 어렵더라도 된장으로 표기했으면 싶다. 영어권 사람들이 몇 명이나 볼지 모르고 많이 본다면 더더욱 그래야한다. 감독의 자신감 아니겠나? 우리 말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할끼다.
2. 너무 오래 쉰 탓인지 감독도 너무 많은 말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좀 지루하다. 게다가 욕심이 너무 많다. 웰컴투 동막골의 성공을 의식해서일까? 웰컴은 여러 장르를 버무렸지만 혼란스럽지는 않다. 된장은 된장을 통한 순수한 남녀의 사랑과 정성드린 된장 맛의 최고조를 표현한다., 그런데 미스터리로 시작하다가 치정인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가 중강중간 환타지를 제법 많이 섞어 관객이 충분히 혼란스러울 때에 쨘~ 하듯이 종반에 가까이 와서야 된장을 통한 사랑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너무 늦엇다. 그 지고지순한 사랑을 느끼기에 관객은 미스터린지 스릴른지 판타진지 알쏭달쏭한 내용에 지쳐 버려 사랑을 느낄 겨를이 없다. 개막작 산사나무아래에서는 사랑하나를 가지고 끝장을 낸디. 관객의 몰입을 편하게 해 준다. 된장은 된장 맛의 다양함 만큼이나 관객에게 다양한 맛을 강요하는 듯하다. 뭔 맛인지 잘모르겠다.
3. 뜸금없이 소주맛을 내는 소주남도 나온다. 도깨비총각이란 이름으로 도깨비처럼
4. 하수구 아저씨는 된장맛을 표현하는 큰 수단이고, 나비도 된장에 몰리는 자연의 힘은 환타지다. 참 많이도 나온다. 된장의 중심 주제 보다 주변이 더 복잡하다.
5. 내가 좋아하는 요원이는 너무 깔끔하다. 된장녀라 하기에는 너무 도시녀고 옷도 얼굴도 표정도 어디 티가 한없다. 광주항쟁을 다룬 '화려한 휴가'에서도 그녀는 얼굴에 살짝 흙 비슷한 자국만 잇지 그냥 깔끔 그 자체라 오히려 거북하다. 몸에서 된장은 커녕 화장품 내음만 날 것 같다.
6. 또 중요한 것 하나. 된장을 만드는 모습은 주요 구성이지만 끓이는 모습은 거의 없다. 끓고 있는 된장은 몇번 보이는데 화면에 비친 된장은 너무 짙고 짤 것 같아 맛잇을 것 같지 않다. 돼지고기 먹고 난 뒤에 육기를 지우려고 음식점에서 마구 짬뽕으로 만든 된장 같은 느낌이다. 나비도 반하여 날아드는 된장이지만 사람은 반하지않을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