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탄 : 장엄미사 속에 탄생하는 티탄족

무거운 빈가방 2021. 11. 1. 07:53

티탄 Titane , 2021 제작 : 장엄미사 속에 탄생하는 티탄족

 

 

먼저 본 사람이 수위도 높아 보기 힘들었다고 짧은 평을 한다. 같이 듣고 있던 사람이 못보겠다 표를 준다.

덕분에 티탄을 본다.

 

티탄은 일반적인 영화는 아니다.

대체로 주인공을 따라가다 고통이나 행동 원하는 것 등등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는데 알렉시아’(아가트 루셀)는 관객에게 자신을 이해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릴 때 교통사고로 척추와 머리에 티타늄으로 유지하게 된 몸을 가진 여자. 스트립댄서지만 섹시함과 열정적 춤으로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다.

 

알렉시아는 누군가 자신을 사랑하고 다가오면 사랑이란 감정이나 행위 자체를 받아드리지 못하고, 이미 티타늄이란 기계에 점령되고 기계에 의해 움직이는 몸이 되어버린 듯 행동한다. 사랑을 받아들이면 몸속 기계가 질투하여 상대를 죽여버리는가? 알렉시아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림은 다 죽인다. 그 대상이 누구든 관계없다. 이 살인의 장면들이 영화광에게도 끔찍하게 느껴졌을 거다.

 

 

살인이후 쫓기게 되자 집을 나서고 도망자 신세가 된다.

뉴스에는 가끔 10년 전 실종된 아들을 애타게 찾는 사진이 나오고, 전철 등 길거리에도 보도판을 통해 아이 사진이 있다. 10년 후 현재 모습을 유추하여 보여주는 그래픽도 나온다. 알렉시아는 이 아이가 자신과 닮았음을 이용해 자해를 가해 비슷한 얼굴을 만들어 낸다.

 

 아버지는 그를 데리고 집으로 간다.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는 의사에게 매우 확신에 차 내 아들은 내가 잘안다고 거부 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광적으로 메어 달린다.

누구든 너를 해치는 자가 있으면 내가 다 처리하겠다. 그게 나라도....”

경찰에게 쫓기는 알렉시아는 당분간은 숨어있을 집이 생겼고 남자는 잃어버렸던 아들이 돌아왔다. 둘의 기묘한 동거와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알렉시아는 임신 중이다. 낙태를 시키려 아래를 찌르지만 그저 검은 기름만 흘러나온다.

어느날 밤, 굉음과 함께 문을 두드리는 충격 때문에 밖을 나가자 눈부시게 강한 헤드라이트를 비추는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늠름한 남성적 차가 요동을 치고 있다. 차는 그녀를 부르는 듯 유혹하는 것 같은 자세다. 그녀는 차에서 섹스를 한다. 누구하고? 관객은 누군가 보이지 않지만 자동차의 기계적 작동과 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영화 시작에 자동차 엔진과 미션, 연결된 호스 들을 매우 인상적으로 보여준 이유가 이것과 연결시켜 상상하라고 복선을 깔았다.

말도 안되지만 그녀는 자동차의 아이를 가진 것일까?  사내는 다 거부했으니. 아래에선 오일을 흘러 나오고 가끔 가슴에서 검은 젖도 나온다. 점점 커지는 배와 가슴을 가려야한다. 가린 만큼 압박감으로 몸의 고통은 커지고 배속의 아이도 힘들 것이다.

 

아버지는 소방대장이다. 대원들은 아버지처럼 존경하고 따르는데 알렉시아가 온 뒤로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대원들에게 자신은 신이니 아들은 예수와 마찬가지다 존경하라 말한다.

그는 대원의 존경심을 유지하고 자신이 강함을 보여줘야 하는 위치다. 온몸은 근육강화를 위해 스토로이제 주사로 멍이 가득하다. 한번 맞을 때 마다 죽음의 고통을 경험을 한다. 그래도 멈추지 못한다.

어쩌면 둘 다 엽기로 가득한 사람인가? 극단적 집착으로 스스로를 고통으로 몰고가는 사람의 만남이다.

 

<티탄>에서는 춤 장면이 많이 나온다.

처음 차 위에서 추는 스트립 댄서는 엄청나게 인상적이며 장엄미사를 보는 듯한 강한 음악과 동작이다. 대원들이 마구잡이로 흔드는 춤이나 아버지의 고전적 춤, 소방차 위에서 추는 흐느적 거리는 여성적이며 동성애적인 춤. 이 춤들은 관객에게 마음 깊이 까지 울리고 몸을 긴장시키지만 알렉시아의 몸을 통해 사람이 가진 남성, 여성, 즐거움과 슬픔 등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알렉시아는 자기를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는 친아버지, 섹스의 대상으로만 보는 주변에 비해 오직 감싸주기만 하는 가짜아버지에게서 뭔가 보호받고 따뜻하게 감사 안는 포근함을 느낀다. 무조건적 사랑을 보이고 절대 놓치지 않을 듯 품는 아버지를 보면서, 친부모 친구 모든 걸 버렸지만 커지는 배와 동시에 모성애도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 두가지 이유로 알렉시아는 살해 본능을 가라앉히고 새로운 가족과 함께 잘지낼련가?

 

엽기적이고 기묘한 사랑의 이야기인 <티탄>은 내가 가까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가득하지만 그만큼 강렬하여 잊어지지도 않는다. 벌써 3주가 지났지만 말이 안되더라도 정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매우 바빠 숨쉴 시간도 쪼가리 내어야 할판인데...

<티탄>이 영화관에 걸릴 날을 기다린다. 다시 한번 더 알렉시아를 보고 싶다.

 

티탄 Titane , 2021 제작

요약 프랑스 외 | 스릴러 외 | 2021.12 개봉 | 109

감독 쥘리아 뒤쿠르노

출연 벵상 링던, 아가트 루셀, 가랑스 마릴리에, 도미니크 프로트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고 살아가던 여성이

기이한 욕망에 사로잡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다

10년 전 실종된 아들을 찾던 슬픈 아버지와 조우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티탄>의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고 살아가던 한 소녀가 기이한 욕망에 사로잡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린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10년 전에 실종된 아들을 찾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호러, SF, 스릴러, 범상치 않은 러브스토리<티탄>은 분명 유례없는 영화다. 시나리오보다 더 놀라운 점은 강철과 피, 그리고 불꽃의 오페라라고 해야 마땅한 쥘리아 뒤쿠르노의 유니크한 영상 스타일이다. "괴물성은 규범이라는 벽을 밀어내는 무기이자 힘이다. 괴물들을 받아들여 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한다." 영화만큼이나 인상적인 쥘리아 뒤쿠르노의 수상 소감이다. 이 다재다능한 젊은 여성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다소 아카데믹한 프랑스 영화의 관습을 송두리째 흔들 것이다. (서승희)

 

 

쥘리아 뒤쿠르노

 

Julia DUCOURNAU

1983년 프랑스 출생으로, 프랑스 국립영화학교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단편 <주니어>2011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가족 모두가 채식주의자인 주인공이 식인 욕망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장편 <로우>(2016)2016 칸영화제에서 FIPRESCI상을 수상하며 무서운 신예로 떠올랐다. <티탄>2021 칸영화제에서 신인감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로써 쥘리아 뒤크르노는 제인 캠피온을 이어 칸영화제 사상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 감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