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전시

최병관 사진전

무거운 빈가방 2010. 3. 22. 15:15

2/ 6 (토) 최병관 사진전

홍대앞 KT&G의 상상마당에서 작가탐방을 한다길레 응모해서 당첨 되었다. 최병관 사진전이다. 전에 잠깐 두어 달 머물렀던 청담동에서 한단다. 사진 뭐 지나새나 눌릴 줄 만 알았지 구도가 있나 구상이 있나? 그래도 궁금은 있으나 배움은 언제 나 뒷전이라 한번도 사진 관련하여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공짜로 작가와의 대화를 나눈다니 함 가보는 기다. 게다가 고향 청담동이 아닌가? 압구정 로데오 입구에 킹콩이 건물을 타고 올라가는데 그 사진도 함 찍고, 갤러리아 백화점 한 바퀴 돌아보고.....

대나무 사진들인데 참 경이롭다. 아무 조작 없이 찍었다는데 마치 뽀샵 한 것처럼 빛이 선명하다. 작가는 기다림이라 표현한다. 사진은 눈과 달라 시야가 매우 좁아 한 지점에 집중하면 다른 지점은 흐리거나 어둡게 표현 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한다. 사진기가 가진 특성 빛과 포카스의 활용이란다. 그리고 일반 대나무 사진과 다른 점은 모두 대 밖에서 찍었는데 자신은 대 안에서 대와 호흡하면서 찍었다 한다. 아홉산에서 대를 조금 느껴 본 경험이 있으니 다른 대상 보다는 좀 더 가깝게 느껴진다. 금정산 하산 길 범어사 입구에서 큰 대밭을 보았을 때의 신비감이 함께 느껴진다. 게다가 대 사이로 흐르는 소리와 흔들림이 보이는 듯하다. 대학 교수인 작가의 부지런한 설명은 작품을 오히려 조금 손상시키는 느낌이 든다. 교수답게 뭔가 하나라도 더 갈카주려는 정렬과 입담. 그리고 광범한 경험. 사진작가의 자세 등등 2시간 넘게 홀로이 독야청정하니 듣기도 조금 힘들었지 않겠나? 세계로 나아가려는 작가의 의지도 돋보인다. 이젠 작가도 자기 작품에만 만족하고 머무는 시대는 아닌가 보다. 스스로 뻗어나가려는 개척 정신도 굶고 살 수 없는 시대의 반영인 듯하다.

처음 너무 많은 말 때문에 당황하곤 했지만 하루 지나 그를 생각해 보니 친절하고 자상하면서도 자기를 보러 온 사람(주로 학생이거나 사진관련 활동을 하는 아마들이 많았다.)에 대해 최선(이분은 최선 정도가 아니다 모든 이에게 악수를 청하고 명함을 내밀고 무엇을 하느냐고 묻고 명함을 받는다. 삐가리 같은 사람들이 뭔 돈이 되겠노? 이 분의 품성인 듯하다.)을 다하여 스스로를 펼쳐내는 작가정신과 서비스 정신은 우리가 배워야할 시대상인 듯하다. 그래서 사물이나 사람을 대할 때의 느낌은 한번씩은 뒤로 미루는 게을음이 외려 미덕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돌아서면 잊고 또 그렇게 젖어 들겠지만 그래도 이 순간 이리 느끼고 다시 생각하니 담은 약간 진전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죽을 때 되어도 안될까?

그랬기나 말았기나 이 작가 참 대단하다. 기교를 싫어한다 하시곤 필터도 거의 없다하네. 자외선 차단 정도의 것만 들고 다닌다 하니. 칼라가 부담스러워 주로 흑백 작업을 좋아한다 하네. 사진을 찍을 때 절대로 남과 같이 하지 말라면서 할 수 없이 같은 장면을 찍어도 동작을 눕던지 뛰던지 달리하라네. 작가가 생각 할 수칙일게다. 우리야 작품하고 관계없으니 사진집 보면 너무도 잘 나와 있는 그런 곳에서도 그냥 눌리고 보는 기다. 스스로 만족하면서.

초창기 작품과 인터넷 들어가서 본 DMZ의 사진들 이 분은 아마 빛에 포한이 진 모양이다. 빛에 대한 표현이 참 좋다. 그냥 흘러버릴 그러한 것을 소중히 그것도 조금만 담아서 아낄 줄 아는 사람이다.

사진 사자도 모르는 내가 뭔가 평한다는 것이 웃기는 일이지만 ‘노력하는 당신 행복을 가질 자격이 있다’ 그 분의 생각이 어떠하시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