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 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 - 광고에 대한 다양한 생각 시네아트모모
2010 칸 국제 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 - 광고에 대한 다양한 생각 - 시네아트모모
2010 Cannes Lions 2010 웹사이트 www.canneslions.co.kr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영화관 영화를 한편도 못보았다. 안보았다라는 표현이 맞을련지? 생활권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바뀌고 어무이를 돌봐야하는 생활 대문에 안정되지 못한 탓도 있겟지만 블로그 문을 닫으니 영화를 볼 맛이 별로 나지 않았다. 마치 블로그를 적기 위해 영화를 본 것처럼.
시네아트모모에서 하고 있는 ‘2010 칸 국제 광고제 전시회’를 보러갔는데 전시는 어제 끝났단다. 그러나 대신 광고제에 대한 영화 상영이 있으니 이것을 봤다. 백두대간 부사장(한겨레 주최의 사회적기업가 연수 3기생이다. 난 2기^^)이 그냥 표를 주는 바람에 처음으로 공짜 영화도 즐기면서.
TV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를 모아 상영을 하는데 칸에서 한 광고제에 수상작이라 그런지 매우 다양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하는 광고와 비교해 보면 그리 뛰어난지, 재미있는지는 잘모르겠다. 하긴 칸영화제가 어디 재미있는 영화를 모아서하는 영화제가 아니니 광고제 또한 그런 성격이 반영되어 있지 않나 싶다.
즉흥적이고 직설적 표현 보다 광고를 통해 뭔가 생각을 하게하고 소재의 신선성이 중시한 것 같다.
한 예를 들면 우주의 빅뱅, 지구의 탄생, 공룡의 멸망, 이로 인해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여건, 인간의 탄생 등등의 확률이 1조분의 1에 가깝다는 것, 게다가 남녀가 만날 확률, 그리고 정자와 난자가 만나 당신이 태어날 확률도 1조분의 1에 가깝다는 내용을 나레이터를 통해 영상으로 보여준다. 그러다 갑자기 담배연기가 나오고 이것으로 인해 죽을 확률이 2분의 1이다는 말을 한다. 참 대단히 설득력 있는 광고다. 담배의 위험성과 노출된 확률에 대해 너무도 명쾌한 내용이다. 흡연자가 어이 받아들이든 간에.
이런 식의 내용들이 많고 어떤 광고는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는 것도 많다. 아주 짧은 것부터 시작하여 긴것도 많다,. 아래에 잠시 소개한 ‘전사의 삶’은 완전 한편의 영화 같다. 입대를 촉구하는 것인지 게임 광곤지 잘모르겠으나 제법 진지하다.
내용이 어떻든 간에 칸이 선택한 것들이니 다 좋게 보이지만 한국의 일반 광고처럼 톡톡 쏘우는 맛보다는 진득하면서 심금을 조용히 울려주는 광고들이 많다. 한국광고는 출원을 하지 않았는지 한편도 없어 좀 궁금하기도 하다.
아래에는 웹사이트에 실린 내용 몇 개와 동영상을 참고로 올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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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 기간 연장 2010.11.03
NewsNo Comments칸국제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발 상영회 기간이 11월 17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칸 국제광고제, 2011년부터 효율성 부문 추가 2010.11.02
NewsNo Comments칸 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는 27일, 2011년부터 광고의 창의력이 얼마나 제품의 효율적인 판매로 이어졌나 평가하는 ‘Creative Effectiveness Lion’ 상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칸 국제광고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발로 명칭 변경2010.11.02
NewsNo Comments칸 국제광고제의 공식 명칭이 변경됐다. 칸 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에서는 지난 27일 기존의 공식 명칭을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발(Cannes Lions Creativity Festival)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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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 미리보기
_6Categories : News, inSEOUL, 수상작페스티벌Dates : 2010.10.19by adminNo 꽃미남? 꽃중년? 이것이 남자다! ‘남자 광고’
멋진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현대남성들의 강박증 웃음으로 해소
훈남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낸 올드 스파이스 광고와 일맥상통
▼’꽃중년’을 내세운 광고 도스 에퀴스
예나 지금이나 멋있는 남자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과연 매력적인 남자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 최근 꽃미남 열풍이 불면서 ‘꽃중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따지고 보면 왕년에 ‘꽃미남’ 아니었던 남자가 어디 있으리. 더욱이 잊지 말아야할 것은, 여성들은 예쁘장한 것 말고는 별 매력 없는 ‘꽃미남’이 아니라 적당히 세월을 거쳐 ‘숙성’한 – 그래서 재산도 좀 있는 – 꽃중년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
꽃중년이 되려면 일단 꽃중년의 정의를 살펴보아야 한다.
2010년 칸 국제광고제 필름 부문 동상작인 광고 두 편을 보도록 하자.
http://www.youtube.com/watch?v=QI58wj4b4g0
2편으로 이루어진 이 도스 에퀴스(Dos Equis) 맥주 광고에서는 한 매력적인 중년 – 어쩌면 노년에 접어든 – 남자가 소개된다.
얼음물에서 잠수하고 나와 에스키모를 놀라게 하는 이 남자는 자신의 어머니에게는 우상 같은 존재이며 뛰어난 말솜씨로 쉬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화면 속에서 007을 능가하는 액션을 보이는 이 남자는 예술에 대한 뛰어난 지식을 갖춘 것은 물론 불어나 러시아어까지 할 줄 안다. 게다가 사냥당할 위기에 처한 동물마저 구해내는 저 따뜻한 마음이란!
광고 자체는 서양의 정서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크게 어색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광고가 상을 탄 이유는 무엇인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도
대체 무슨 이유로 상을 탄 걸까?
물론 “흥미로운 스토리 설정”, 고급스러움을 찾는 중년들을 겨냥한 “정교한 타게팅” 등의 이유를 댈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뛰어난 작품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최근 광고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요소는 ‘공감’. 그렇다면 이 광고 역시 ‘공감’을 이끌어내서 수상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렇게 완벽한 남성과 어떻게 공감을 느끼란 말인지?
답은 광고를 보는 타겟 층이 반드시 광고 속 인물과 공감을 느끼란 법은 없다는 데 있다. 지성과 외모와 재력, 거기에 인격까지 두루 갖춘 멋진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힘겹게 살아가는 남성들에게 ‘말도 안 되는’ 라이벌을 제시해놓고 ‘이 정도는 되어야 멋진 남자’라며 잔뜩 스트레스를 안겨 준 다음, 남성들 모두에게 ‘우리 모두는 사실 별로 안 멋진 남자’라는 ‘동질감’을 부여한 것이 이 광고의 포인트는 아닐까.
실제 유튜브에 가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광고 속 대사를 패로디한 댓글을 달며 즐기고 있다. 게다가 조내선 골드스미스(Jonathan Goldsmith)가 연기한 광고 속 남성과 대적할 사람은 오직 척 노리스(Chuck Norris)뿐일 것이라고 비아냥대면서 ‘주인공 발끝에도 못 미치는 평범남’들이 댓글로 만나 동질감을 만끽하고 있다. 어쨌든 도스 에퀴스는 평범남들의 유대감을 이끌어내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한 셈.
매력적인 남성을 내세워 과장과 위트로 보는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는 점에서 올해 칸 국제광고제 필름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올드 스파이스 광고와 유사하다.
소개된 작품은 이화여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10월 28일 개막하는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발에서 상영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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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관객이 원하는 영화만 만든다
할리우드의 젠 체 하는 영화 문법을 조롱하다
할리우드 영화가 많이 다양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할리우드의 영웅 이야기에는 그 전개 방식이나 전달하는 메시지에 어떤 형식이 있다.
우선 주인공이 너무 대단한 영웅이어서는 안 된다. 주인공이 불사의 몸을 가지고 어떤 역경이라도 쉽게 헤쳐나간다면 ‘총알탄 사나이(The Naked Gun)’ 같은 코미디가 되고 만다. 결말에 가서 승리한다 해도 일단은 ‘다이 하드(Die Hard)’의 브루스 윌리스처럼 ‘피떡’이 되는 통과의례를 거쳐야 한다.
끝까지 주인공이 살아남으면 좋겠지만 설령 죽는다 하더라도 ‘에일리언(Alien)’의 시고니 위버나 ’터미네이터2‘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처럼 동료들을 구하고 스스로 죽음의 길을 선택한다면 그건 더더욱 멋진 결말.
남녀 버디 영화가 아닌 이상 남자 주인공의 상대역 여성이 너무 부각되어서도 곤란하다. 특히 여주인공이 필요 이상으로 섹시하다면 ‘삼류 영화’가 되기 십상이다. 이런 공식은 따지자면 수십 개가 나올 것이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주인공이 죽지 않고 끝까지 싸워 이기기를 바란다. 주인공이 너무 많이 다치지 않고 승리하기를 바란다. 예쁜 여배우는 되도록 옷은 덜 입은 채 자주 등장했으면 좋겠고, 악당들은 끝에서 다 벌 받기를 바란다. 대사도 액션도 없는 부분은 지루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면서도 그런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영화는 ‘삼류’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세상에 할리우드식 영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볼리우드 영화는 할리우드식 블록버스터 대신 인도 고유의 형식을 개발해냄으로써 인도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집트 영화 역시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다. 이번 칸 국제광고제에서 이집트 영화사의 광고 시리즈가 필름 부문 동상을 받았다. 과연 영상사업을 하는 광고주는 어떻게 영상 광고를 만드는지 한 번 보도록 하자.
http://www.youtube.com/watch?v=YQW2ffKobD0&feature=channel
다섯 편 모두 1990년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이집트 영화계의 대부가 ‘살짝 모자란’ 직원들에게 영화가 뭔지 한 수 가르쳐주는 내용. 광고 속에서 이집트 영화계의 ‘대부’인 토하미는 주인공이 자신을 이겨내는 처절한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 ‘로키’의 브리핑을 듣고는 이렇게 외친다.
“어떻게 주인공이 KO로 이기지 않을 수 있어?”
대본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은 그는 ‘로키’를 천하무적 영웅이 나오는 이야기로 만들어버린다. 죽음을 넘어선 러브스토리 ‘타이타닉’은 에로 영화로, 주인공의 ‘영적 여행’을 그린 ‘늑대와 춤을’은 주먹질이 난무하는 액션 영화로 대체한다.
또한 스코틀랜드를 구한 ‘브레이브 하트’의 영웅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제작자 마음에 든 여배우가 주인공이 되며, ‘세븐’에 대한 브리핑을 받다가 자신의 방탕한 생활에 죄책감을 느낀 제작자는 이 ‘무시무시한’ 대본을 ‘어딘가 다른 나라’에 팔아버리기로 하고 대신 가볍고 경쾌한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결말에서는 늘 당당하게 외친다. 우리는 할리우드식 대본을 내버리고 이집트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찍어 큰 인기를 끌었다고.
설마 이집트 영화계가 이렇게 ‘비민주적’이며 ‘폭압적’인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운영될 리가 없다. 만일 그렇다면 그 비민주적이며 폭압적인 모습을 굳이 광고에 대고 떠벌일 리가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에서는 이집트 최고의 영화제작업체인 광고주 ‘멜로디 엔터테인먼트’를 ‘서구 기준으로 볼 때’ 아주 우스꽝스럽고 천박한 집단처럼 표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대행사 측에서 광고주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그게 더 궁금할 지경이다.
광고주는 어째서 이런 광고에 동의하고 텔레비전에 내보냈을까? 아마도 그것은 광고주가 말하려던 메시지가 제대로 강조된 광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바로 “우리는 관객들이 원하는 영화를 만든다”임이 분명하다. 결국 메시지만 올바로 전달된다면 광고주 자신을 무식한 호색가로 표현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관객들이 원하는 영화를 만드는 광고주’라면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자기 한 몸 망가지는 것쯤이야 아랑곳하지 않을 테니. 결국 이 시리즈 광고는 ‘영상’과 ‘매체’를 제대로 이해하는 광고주가 아니었더라면 도저히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No 좋아하는 물건들을 갖고 가지 못하는 ‘트렁크 작은’ 차주의 심금을 울리는 방법
바캉스는 유럽인들에게 있어 일 년 중 가장 중요하나 일이 아닌가 싶다. 바캉스 철이 되면 이런 저런 문제로 머리가 아파진다. 행선지에 비용에 짐 꾸리는 일까지, 놀러가는 게 꼭 마음 편한 일만은 아니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개를 데려갈 수도, 두고 갈 수도 없는 게 제일 문제이다. 해마다 파리에는 바캉스를 떠나는 주인에게 버림 받은 개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애완견이 한해살이 풀도 아닌데, 참 잔인한 일이다.
이런 고약하고 부끄러운 현실을 아주 귀여운 광고로 만들어낸 올해 칸 국제광고제 수상작이 있어 한 편 소개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3LYuaZQ_B1Y&feature=player_embedded#!
▲ⓒ 시트로앵 ‘개(le chien)’의 한 장면.
누군가 바캉스를 떠나며 버리고 간 걸까? 작고 귀여운 강아지가 길을 헤매고 있다. 마실 물이 없어서 길에 고인 물을 마시고, 찻길을 건너다 차에 치일 뻔 하기도 한다. 비가 오니 잘 곳이 없어 가판대 아래 작은 선반을 지붕 삼아 잠을 청한다.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사람들에게 애교를 떨어보지만 길 잃은 개를 선뜻 받아주는 사람은 없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 보자니 공연히 가슴이 뭉클해진다. 배경음악 가사마저 ‘누가 와서 나랑 놀아줘(Somebody come and play)’이다. 그런데 잠시도 있지 않는 이 녀석, 움직임이나 하는 짓이 어느 모로 봐도 개인데 자세히 뜯어보면 개가 아니다. 가방, 헤어드라이어, 신발, 양말 같은 사람들의 물건이 귀여운 강아지 모양으로 ‘뛰어’ 다니고 있을 뿐.
이때 다정해 보이는 여성이 나타나 같이 가자고 청한다. 좋아서 펄쩍펄쩍 뛰다 차에 올라타는 녀석, 여느 ‘진짜’ 강아지처럼 차에 폴짝 오르는데, 오르는 곳은 좌석이 아니라 ‘뒤 트렁크’! 역시 녀석은 여느 개가 아니었다. 이 녀석이 진짜 개이든 아니든 차창으로 고개를 내밀고 귀와 혀를 펄럭대는 모습은 진짜 강아지 못지않게 천진하다.
이 광고는 올해 칸 국제광고제 필름 부문 동상 수상과 동시에 뛰어난 애니메이션 표현으로 인해 필름 크래프트 부문 은상을 동시에 받은 작품. 꼭 바캉스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런 저런 이유로 자동차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트렁크가 필수적이다. 머피의 법칙에 의하면 여행할 때 꼭 필요한 물건은 아마도 ‘집에 두고 온’ 물건들 아닐까? 자동차로 바캉스를 떠나는 사람들의 ‘강아지 돌보는 문제’와 ‘짐 꾸리는 문제’를 결합해 시트로엥의 ‘넓은 트렁크’에 대해 자연스레 알린 것이 이 광고의 포인트.
26세기 외계인과 전쟁에 ‘입대’를 권유하는 XBOX 헤일로 시리즈
http://www.youtube.com/watch?v=jggz2wPnm2o&feature=player_embedded#!
첫 장면은 기묘하다. 무슨 장면인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장면이 클로즈업 되면서 관처럼 보이는 물건을 볼 수 있다. 그 위에 계급과 이름이 새겨져 있다. 우리 식으로 하면 중사 쯤 되는 계급이다. 누군가 전투 중에 전사한 모양이다.
눈물을 애써 참으며 눈을 부릅뜬 소년의 얼굴에는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하다. 아마 고인은 소년의 아버지나 형인 모양이다. 소년은 슬퍼 보이기보다는 분노한 것처럼 보인다. 분노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 같다.
소년은 복수를 다짐한 모양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외계인에 직접 맞서 싸우기로 한다. 사랑스러운 금발 머리를 밀어버리고 남자가 된 소년은 ODST로 입대한다. Orbital Drop Shock Trooper, 외계인에 맞서 싸우는 지구방위사령관 해병대 중에서도 최고 엘리트 군대이다.
훈련을 마친 소년은 거구의 외계인에 맞서 싸우고, 전투 중에 또 다른 공포와 죽음을 목격한다. 하지만 이제는 떨지 않는다. 시신을 수습한 소년은 또 다시 헬멧을 쓰고 곧장 또 싸우러 간다.
ODST니까.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묻는다. 쏘고, 찌르고, 죽이는 일이 뭐가 좋아서 그렇게 반복하느냐고. 게임을 해본 사람이 대답하겠다. 인류의 역사가 그랬다고.
원시시대의 삶은 곧 싸움이었다.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굶지 않기 위해 자연 속의 동물들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하지만 인류의 문명이 발전해감에 따라 어느 순간부터 다른 동물들은 인간에게 그리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제 서로를 적으로 삼아 싸우기 시작했다. 영토를 넓히기 위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혹은 더 많은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싸웠다.
그런데 이제는 싸울 수가 없다. 아직 세계 곳곳에서 영토나 인종, 종교 등의 문제로 싸우고 있긴 하지만 전처럼 대놓고 싸우기가 힘들다. 오랫동안 싸움을 거듭하면서 싸움을 막는 장치가 점점 더 정교하게 만들어져 사람들의 행동을 제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간에게는 여전히 싸움의 본능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21세기에 영토, 인종, 종교 문제로 싸우자니 참으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치사한 행동으로 느껴진다. 이럴 때 가장 만만한 가상의 적은, 외계인이다.
수많은 컴퓨터 게임들이 외계인을 적으로 설정한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XBOX 헤일로 시리즈에서도 적은 무시무시한 외계인이다.
외계인은 강하고, 지구인은 치열하다.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청년들의 피가 – 시간이 – 절실하다. XBOX 헤일로(Halo) 시리즈 광고는 그래서 언제나 사람들에게 같이 싸우자고 이렇게 권한다.
‘뛰어들라(Jump In)’
하지만 잘못 뛰어들었다가는 외계인들로부터 지구를 지키느라 학점이나 일상생활을 다 포기해야할 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