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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배창호씩 독립영화 영상자료원

무거운 빈가방 2010. 12. 18. 01:27

 

10-12-11 여행 - 배창호씩 독립영화   영상자료원

(2009) The Trip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창호감독이 독립영화를 찍었다 하여도 괜찮을련지? 참 잔잔하고 조용조용한 영화를 한편 만들었다.

<여행> <방학> <외출>이란 3부작 옴니버스로. 3편이 가지는 연관성은 없으나 노년(53년생이니 57세 때)으로 들어가는 남자감독이 여자의 이야기를 10대, 20대, 40~50대로 나눠 만들었다는 것이 재미있다. 첫 번째 <여행>은 대학동기인 남녀 이야기이나 이것도 사실은 여자의 이야기이다. 평소 감독의 보여준 풍부한 감수성이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 짙은 향수로 다가간 모양이다.

 

남자가 만든 여자의 영화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따라가는 맛은 참 좋고 보여주는 밥상도 깔끔하면서 군더더기가 별루 없다. 그런데 50대 후반 남자가 여자를 보는 눈이란게 한계가 있겠지. 전반적으로 어색하다. 어쩔 땐 너무 조용하고(방학), 다른 땐 너무 수다스럽기도 하면서 설명적이다.(외출) 특히 조용히 끌어가면서 대화로 진행되던 두편에 비해 마지막인 <외출>은 독백형식까지 차용하여 말을 너무 많이 한다. 50대 여성의 나홀로 외출이 매우 흥분되고 신기하여 들뜨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좀 많은 편이다. 수다가 많이 나온다 하여 이상할 것은 없지만 영화 감상엔 약간의 방해 요소라할까?

 

어쨌든 여행은 참 흥미로운 것이다. 한국이면서 언어나 생활 등 문화적 요소가 여전히 강한 향토성으로 남아있는 세상. 제주에 있는 사람은 뭍으로 나가길 원하나 결국엔 돌아오고(방학), 제주에 온 사람은 머물지 않는다. 잠시 거쳐 지나갈 뿐. 머문 사람은 그 속에 같은 색깔로 있기보다 사업가로 자리 잡으니 다른 내음을 풍긴다.(외출)

 

제주의 많은 곳을 보여주진 않으나 주인공의 눈길을 따라가는 풍광과 생활을 배경으로 20대의 이유있는 애정어린 토닥거림과 도망간 엄마를 그리워하는 10대의 대화와 재회, 처음으로 엄마나 아내의 위치에서 벗어나 한 개인으로 휴식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50대 여성의 이야기는 그냥 그대로 보고 들어도 충분히 즐겁다.

 

http://www.youtube.com/watch?v=gF6enUJx96o

 

 

1. 3편에서 공통된 장소는 하나 정도 나온다. ‘청해해안로?’에 <여행>의 대학생들이 잠시 머물고 <외출>의 은희가 잠시 자리한다. 홍상수 감독이면 이들을 만나게 하지는 않아도 뭔가 조금은 연관지을 표시를 해 두었을지 모르겠다. 겹치는 장소도 몇 군데는 두어 관객들로 하여금 그것을 찾도록 하여 혼자낄낄거릴 것 같다.

 

2. <방학>에서 10년 지난 뒤 재회한 모녀 치고는 만남이 너무 조용하다.

 

3. <외출>의 은희는 중학생 딸애를 보면 40대로 읽어야하나 대치동 원장 출신 경애와의 대화에서 ‘아직 폐경아니지?’ 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은 50대 초반으로 봐야 할 것도 같다.

 

4. 여행의 두대학생은 학생들이 가질만한 애정과 시기 질투 경쟁 그리고 아낌이 잛은 화면 속에 잘드러난다.

 

5. 여행가곱다. 그냥 가곱다. 이 영화보니 그런 생각 더 든다. 제주를 가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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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148 분 | 개봉 2010-05-20 | 제작/배급 ㈜디앤디미디어(제작)

감독 배창호

출연 박상규 (<여행>, 준형 역), 박주희 (<여행>, 경미 역), 김지은(여행-수연) 오영숙 (<방학>, 할머니 역), 양은용(방학-엄마) 김유미 (<외출 >, 은희 역), 윤예인 (<외출>, 경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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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제주도 3부작 - 여행>

“이렇게 가만히 보다보면 돌이‘자 이제 찍어도 된다’하고 자기 모습을 보여 줄 때가 있거든.”

대학동기인 준형과 경미. 준형의 제안으로 공모전 준비를 위해 함께 제주도 여행길에 오른다. 더운 날씨에 몸은 힘들고, 여행경로도 서로 부딪히고, 공모전에 대한 은근한 신경전까지… 티격태격하는 와중에도 준형은 은연중에 경미를 챙겨주고 카메라에 몰래 경미의 모습을 담는다.

9월이면 군대에 간다는 준형의 선언에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자신은 미국에 갈 생각이라고 하지만 마음이 좋지 않은 경미. 복잡한 마음을 안고 제주도 구석구석 계속되는 두 사람의 여행길. 카메라 속엔 점점 제주도 풍경이 가득 찬다.

 

<제주도 3부작 – 방학>

“나 엄마 없거든.”

어릴 적 집 나간 엄마를 찾고 싶은 열다섯 수연이. 물질을 하며 사는 아픈 할머니를 좋아하지만 매사 짜증만 낸다. 방학인데 아빠는 바빠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잔소리도 듣기 싫고, 엄마가 없는 것도 싫다. 지금 수연이의 관심사는 오로지 엄마를 찾는 것!

 

그러던 중 엄마가 서귀포에 있다는 걸 알게 된 수연은 몰래 엄마를 찾아가본다. 부푼 마음으로 엄마를 찾아간 수연이는 한눈에 엄마를 알아보고 엄마가 알아봐주기만을 기다리는데, 엄마는 수연이를 알아보지 못한다. 한편 그 시간 수연이의 할머니는 몸이 악화되어 앰뷸런스에 실려가고……

 

<제주도 3부작 – 외출>

“... 비몽사몽이에요. 여기 이렇게 있는 내가 내가 아닌 것 같구.

내 몸은 아직 집에서 밥하구 설거지하구 빨래하구 청소기 돌리구 마트에 가구

아이 학원 데려다 주고 있을 것 같은데...”

딸과 남편을 두고 홀로 제주도 여행길에 오른 은희.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여유를 만끽하기로 한다.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고, 차를 렌트해 제주도 이곳 저곳을 여행하던 중 우연히 유명 영어학원 원장이었던 경자를 만나게 되고, `주부`인 여자로서 뭔가 통하는 두 사람. 언젠가 경자가 운영하는 펜션에서 만날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드라이브 중에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한 은희. 마시려던 커피는 마시지 못하고 카페 주인 준호가 부르는 `긴머리 소녀`를 들으며 젊은 날의 회상에 빠진다.

 

돌아갈 날을 결정하지 못한 은희는 고장 난 렌터카 앞에서 그간 들어온 딸과 남편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준호의 카페를 다시 찾아간다.

 

이영화의 키워드 : 옴니버스

 

태그라인

발길이 이끄는 그곳에서 사랑을 만납니다

 

 

 

 

 

 

누군가와의 동행은 참아름답다. 이 장면이  눈에 많이 간다. 내 나이로 치면 외출의 김유미에 꽂혀야 하지만 난 혼자 여행가고싶지는 않다. 그래서 이 동행이 좋다. 비를 맞으면서도 함께 땀흘리는.

 

아래 할머니는 한번씩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잘못쉰다. 나중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는데 심장에 이상 있다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잘못되엇다. 할매가 가슴을 치는 것은 화병이다. 화병은 서양의학에서도 코리안병이라하여 '화병'이란 용어를 그대로 쓴다.

할매느 ㄴ영화에서도 손님을 기다리면서  몸을 심하게 구부리고 하고 있다. 한국 여인의 화병이 심하게 구부린 몸에서 나온다. 울 어무이도 화병이 심했다. 몸을 약간 펴고난 뒤엔 화병이 사라졋다. 젊었을 때 그 대단했던 화병이 어느날 사라졌다 - 몸살림에서 화병에 대한 진단을 잘내렸다. 몸살림 알고 난 뒤 울 어무이 보니 구부린 몸에서 화병이나온다는 진단이 정확한 것 같다.

 

엄마역은 <경>에서 언니역으로 나온 양은용이다. 인상은 깊으나 뭔가 쳐내는데 약간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그녀에게 언제나 한표를 던지고 싶다.

 

 

 

 

 

 

11회 전주국제영화제(2010) 초청한국영화 쇼케이스(배창호)

 

 

 

제작노트

바다와 바람, 돌담과 올레길, 늙은 해녀의 구성진 가락과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이 숨어 있는 섬 제주도. 배창호 감독이 이 아름다운 섬의 풍광 속에 사람냄새 나는 살가운 이야기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제주도로 하이킹을 온 대학생 준형과 경미의 이야기 <여행>, 엄마를 만나기 위해 섬을 떠나려는 수연의 여정 <방학>, 가족과 답답한 일상을 뿌리치고 제주도로 내려온 주부 은희의 여행담 <외출>. 각 에피소드가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여행을 다녀온 듯한 뿌듯함을 안긴다.

(11회 전주국제영화제)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다. 이상은의 ‘삶은 여행’은 이 영화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http://www.youtube.com/watch?v=iqiSgnrTgSc

 

이상은의 ‘싦은 여행’이다. 그냥 올려 본다.

  http://www.youtube.com/watch?v=PYaUwhlWpaA

 

삶은 여행    이상은

 

의미를 모를땐 하얀 태양 바라봐

얼었던 영혼이 녹으리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헤어지고 나 홀로 걷던 길은

인어의 걸음처럼 아렸지만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소중한 너를 잃는 게 나는 두려웠지

하지만 이제 알아

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난 걸

 

용서해 용서해 그리고 감사해

시들었던 마음이 꽃피리

드넓은 저 밤하늘

마음속에 품으면 투명한 별들 가득

 

어제는 날아가버린 새를 그려

새장속에 넣으며 울었지

이젠 나에게 없는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 것들을 안으리

 

삶은 계속되니까 수많은 풍경속을

혼자 걸어가는 걸 두려워 했을 뿐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걸

 

눈물 잉크로 쓴 시 길을 잃은 멜로디

가슴과 영혼과 마음과 몸이 다 기억하고 있어

이제 다시 일어나 영원을 향한 여행 떠나리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더 걸을 수 없으니

수 많은 저 불빛에 하나가 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 바라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