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주 - 찹살 한말을 백세하여 서울에서 부산으로
수요일 낮에 국순당에서 듣는 술강의 때문에 서울엘 올라왔다. 그리고 목요일 낮에 부산엘 내려왔다.
강의를 같이 듣는 사람 중 매우 재미있는 여성을 만났으나 이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서울에 오를 때 방문주 밑술을 저온발효시키는 중이라 목요일 밤12시경이나 금요일 아침엔 덧술을 쳐야한다.
찹쌀 한말을 깨끗이 씻어서 고두밥을 쪄야 하는데 그 전에 씻은 찹쌀은 10시간 정도는 물에 담아 두어야한다.
시간상으로 부산에서 하는 것 보담 서울에서 담아 내려가면 밤12시즘이면 덧술을 칠 수 있겠다 싶어서 한말을 백세하여 통에 담았다.
너무 무겁다. 출렁이는 물 때문에 더 그렇다.
6시 반경 집에 도착하여 오늘은 술을 먹을 수 있다는 강도사와 집에 있는 각종 '부의청주'를 한잔식 마셨다.
입끝에 도는 맛은 약간은 닝닝하면서 쌉쌉하나 부의주가 가지는 거친맛들이 잔에서 올라오는 향과 부딪쳐 그리 나브진 않다.
냉장고서 꺼내어 바로 먹는 것은 아무래도 맛과 향이 바닥에 가라앉아 맛이 덜하다. 그제 광호형과 마신 똑같은 부의주도 그날 받은 환상적이다는 칭찬은 나오기 어렵다. 그 땐 4시간 정도 밖에 두엇다 마신 것이기에 향도 맛도 혀끝에 너무 잘우러나왔었다.
팔이 계속 아프다. 날마다 털고 잡아주지만 그 대 낫는 것은 개미눈물만큼이고 술한번 하면 50만번 틀어야 하는 식이 된다.
강도사와 저녁먹고 올라와 고두밥을 찌기 시작했다.
한말을 찌긴 처음이다.
밥알에서 약간 신맛이 난다. 쌀 대문일까? 아님 보자기를 처음 사용하 ㄴ것이라 밥보자기 때문일가?
찐 고두밥을 건조대에서 냉각을 시키고 그제 저온 숙성시킨 방문주 밑술을 꺼내왔다.
또 살짝 띠막을 형성해 있다. 이것 곰팡이와 다르 ㄴ것이기에 약간은 안심이다.
혼자서 한말을 찌고 버무리고 하니 시간에 비례하여 팔도 더 찌릿하다.
아프지만 이것도 마치 마약같다. 지릿해야 뭔가 하고잇는 듯한.....
혼화를 다 시키고 항아리에 넣고 항아리를 드니.. 아, 이거 불가능이다. 너무 무겁다. 한번만에 숙성방(둘째 방)에 갈 수가 없다. 10m도 안되는 거리를 두번 쉬고 겨우 안착시킨다.
술을 담지 않으면 할일도 별로 없기에 기를 쓰고 더 담는다.
물론 뒤에 따라오는 맛과 향이 가장 큰기쁨이지만 그래도 시간도 중요하다. 몰입하니 살아있는 듯, 살 자격이 조금이라도 있는 듯 느껴진다. 많은 것들이 망가지더라도.
밤에 결국 마무리 짓지 못했다. 블로그 하나 적는데 시간 확보를 못하니 참말로 문을 닫아야할 판이다. 그래도 1년이 넘엇다. 그냥 정신없이 두드린 세월이 1년을 훌쩍 넘겼으니 이것도 참 기쁜 일이다.
1주년 자축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잊고 지났다.
날잡아 블로그 만들게 한 아내와 주 손님인 강도사와 한잔해야겠다. 가장 오래 숙성시킨 방문주를 두고서.. 서울에서 하면 문닫을려자 다시 적으라 격려한 올리브도 같이 하면 좋겠지.
지금도 팔이 아프다. 그래도 두드리니 난 살아있다.
세상에 큰 의미없어도 살아 숨쉰다. 꼭 세상에 뭘 남기거나 의미가 있으야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죽고나면 자기 남긴 이름 무의미할거다. 자신은 전혀 모를테니.
요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