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오이 무침 - 먹지못하는 이를 그리워하며
종일 바빴다.
부억에 있다보니 괜히 뭔가 만지작거리다. 실수를 하기도 한다.
갑자기 눈에 뛴 미역, 나도 모르게 물에 담궜다. 재료가 준비되면 미역-오이 무침을 만들려고 했다만 재료가 준비 되지 않앗는데 나도 모르게...
한번 담권 미역은 뭔가 해 주어야한다.
할 수 없이 살짝 데쳐서 자르고 난 뒤 재료를 보니 오니 반토막, 한달지난 당근 반개 양파 두개 뿐이다.
오이는 잘라서 소금물에 담그고 당근은 살짝 데쳐서 자른다.(이전엔 생당근을 했는데 솜씨 좋은 울마눌님 께서 당근은 다른 것들의 영양분을 파괴하기 때문에 홀로 아니면 데쳐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그런 뒤 양파를 얇게 잘라 모두를 버무리고 다시마식초를 넣었다.
맛있다. 그러나 있어야 할 것들이 있어도 보족하고 없으니 안되겠다.
자주가는 한살림에 버스를 타고 갔다.(한살림은 걷기에는 멀다 버스타고가면 시스템 덕분으로 돌아올 때 환승이 되니 한번 차비로 가진다. 실수로 같은 차 타면 환승 안되니 이땐 버스비 배로 든다.- 경험이다.)
아뿔사, 오이도 없고 색깔 피망도 없다. 양파 뿐이다.
날을 넘기면 맛이 없을듯하여 가까운 시장에 가서 오이와 색깔 피망을 쌋다.
자른다. 냉장고에 넣어둔 무침을 시 꺼낸다 그리고 또 다시 버무린다.
색이 합쳐지니 이젠 뭔가 만든 것 같다.
한번에 끝날 일을 나눠하니 매우 되다.
방석숙제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고 그냥 멍하니 앉아있었다.
멍하니..... 이거야 말로 최고의 휴식이다.
중앙 왼쪽 위에는 갈아마신 커피 찌꺼기 , 오른쪽 아래는 작은 칼(내가 좋아하는 칼침용^^), 바로 위는 음식쓰레기 봉투, 칼 왼쪽 옆은 오이 넣어 둔 소금물 ....
아~ 아름다운 색깔들이여, 우러나오는 시큼하지만 더위를 식혀 줄 듯한 내음이여, 그리고 맛이여.
그런데 이런 음식을 절대 못잡수는 이상한 분도 세상에 계신다.
그 분에겐 이런것은 음식이 아니다.
그래도 내겐 여름을 이기게 하는 보양 이상의 음식이다. 찬것을 먹지 않는 나에게 시원함을 주는 그러한!
고생 끝에 만든 내 음식이 내새끼의 입으로 내 입으로 몸으로...... 행복하다. 힘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