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허달림 콘서트
강허달림 보러, 들어러 간다.
이 나이에 좀 거시기할랑가?
그래도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강도사도 있다.
허달림 좋아하는 아내는 일에 너무 지쳐 그냥 좀 쉬엇으면하고 대신 다큰 아들놈이 같이한다.
잘안어울리는 조합이지만
그녀의 노래에 그냥 흠뻑 빠졌으면 한다. 가사도 잘모르지만 호소력 짙은 목소리에 내 몸을 맡겼으면한다.
이제사 카페 뒤져 그녀의 노랫말들을 찾아보앗다.
공연가기 전 한번은 흥얼거려 보아야하는데 오늘 일정도 만만찮다.
강도사가 짜온 스케줄에 지구환경전을 예술의 전당에서 봐야한다.
거기에다 서강대 가는 길에 지나는 이태원을 보자고 추가를 해 버렷다.
빗길에 처음 가보는 이국적 이태원을 두리번 거리다 허달림 볼꺼다.
갑자기 살아 숨쉬고 있는 현실이 모두 아내 덕분이란 생각이 밀려온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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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댔죠
무슨 의미인지
차갑게 식어버린 말끝에
단단히 굳어버린 몸짓에
환하게 웃음 짓던 얼굴
쉼 없이 울리던 심장소리
행복이란 작은 읊조림도
내게는 너무 큰 세상 이었던들
애써 감추며 모르는 척 뒤돌아서서
멍한 눈망울 가슴 저림도
미칠 듯이 밀려오는 그리움에 헤어날 수 없어
난 정말 안 되는 거니
이미 시작된 엇갈림 속에
다시 사랑은 멀어져 가고
알면서 붙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 마음
미안해요미안해요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벌써 바위산은 운무 속에서 쥐 죽은 듯 고요했고
뿌연 빛깔 아래
심연은 소리없는 자극으로 통했지
일말의 기대도 없다는 듯
우두커니 서 있어도 횡한 그림자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온갖 생명력을 품고서야 드러낼 수 있었던
잔가지 상들의 신비
차창 밖 겨울 풍경에 눈시울 붉혔던
그 어느 때부터의 소상들
안개 자욱했던 그날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다 내어줄 수 없이 부여잡고 앉아
불안해 떨던 마음 한 자락이었어도
거칠고 투박했던 여린 가슴에 하얀 자국만 남아
대체 누굴 사랑한 걸까
세월도 없는 미련에
따뜻하게 내려줄 함박눈 기다려 보아도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춤이라도 춰 볼까?>
어린소녀 꿈을 꾸듯
허공에 나부끼고
여린 날개 활짝펴선
바람에 몸을 맡겨
정처없이 가듯
흘러가는데로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이름없는 꽃씨하나
반겨라도 주면
숨겨있던 웃음꽃들 얼굴을 붉히네
정처없이 가듯
흘러가는데로
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
세상 그 무엇도
푸른 날개짓을 막을 수는 없지
정처없이 가듯
흘러가는데로
춤이라도 춰 볼까
달빛처럼 파랗게 별빛처럼 노랗게
꿈속처럼 하얗게 마음처럼 빨갛게
춤이라도 춰 볼까?춤이라도 춰 볼까?
춤이라도 춰 볼까?춤이라도 춰 볼까?
<독백>
어둠이 지친 터널속에
난 항상 있을거라
무엇들이 그렇게 진실인지
알 수도 없을수도
그런후에 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가
그 모습들 속에서
그 언제나
날 던지고 말았을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우물속에서 난 헤메이다가
난 항상 그 많은 사람들속에
속하진 못 했었지
언제쯤에서야 날
받아줄 수 있을가란
기대속에 또 하루를 보내고
그렇게 쌓여진 삶속에 파묻혀
그렇게
힘없이 부둥켜 앉은 세상들 속에서, 사람들 속에서
더이상 흔들리지 않게
나를 바라볼 수 있게
그래 쓰러져 또 다시
쓰러져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웃음짓고 아무일 없단듯이
그렇게
그게 나 인걸 그게 나 인걸
그게... 나 인걸...
절망에 지친 사람들이
더이상 잘 붙잡지 않게 해줘
이룰 수 없는 꿈조차도
날 포기 할 수 없게...
[꼭 안아 주세요]
흐르는 바람결에 눈부신 하늘
소리없는 구름 위로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힘찬 새들의 날개짓에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알 수 없는 그 두근거림이 사람과 사람을 잇네
한숨 짓는 그대 어깨 위로 희미하게 비쳐오는
여린 불빛 유혹하며 다가와 살포시 숨죽이네
쉽지 않은 세상 그 누구도 다르지 않을 거라
두 손 맞잡고 같이 웃고 가슴과 가슴 안고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비가 그치고 뒷걸음치는 검은 구름 사이
물위로 별빛이 반짝이고
같은 세상을 찾고 있는 그들이 나와
어깨춤을 추기 시작하네
새벽이 다가와 다름없이 태양이 뜰 터이고
또 다름없이 달님이 뜰 터이고
손 맞잡고 같이 웃고 가슴과 가슴 안고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힘없고 소리 낼 수 없는 사람들
햇살 속으로 간신히 손을 내민 사람들
그 손 맞잡고 같이 웃고 마음과 마음 안고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꼭 안아 주세요
<기다림, 설레임>
반딧불 춤추던 곳에 앉아 밤새껏 웃음을 나눴지
휘둥그레진 눈빛 사이로 들어오는
찬란한 빛의 움직임 쫓아
하염없이 가다 보면
어느새 한 움쿰
손에 쥐어진 세상들 설레임들....
그 누가 널 보았든 간에
숨길 수 없이 드러내든지
빼곡히 들어찬 숨결조차 버거우면
살짝 여밀 듯이 보일 듯이
너를 보여줘
그럼 아니
또 다른 무지개가 널 반길지
난 그저 나이였을 뿐이고
넌 그저 너이였을 뿐인
너도 나도 나도 너도
너나 할 것 없는 세상에 생각에 시선에
말들에 웃음에
이미 별 볼일 없는 것들이진 않아
기다림 속에서도 활짝 웃을 수 있겠지
아무렇지 않는 듯 흘려버린
시간들 공간들도
얘기할 수 있겠고
그래 기다림이란 설레임이야
말없이 보내주고도
기쁠 수 있다는 건
바보 같으니...바보 같으니...바보 같으니...
<옛 일기장>
막막한 어둠 속 별빛들 한없이 바라다보며
목 놓아 갈망하기도 하고
사무치게 그리워 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이유들로 가득 찬 불안한 눈빛에
누구의 손길도 마음도 쉽지 않았을 테지
참 무모해 무모하다 못해 절박하지
제대로 산다는 건
일어나 일어나 천천히 일어나
나 살아 숨 쉰다고
꿈틀거리던 하얀 자국 선홍빛 기억 또렷이 남아
스스로를 옭아매고
또 누군가에겐 상처를 주고
채울 수 없이 멀어져 간 끝 모를 사랑도
가슴 속 바다 한 가득
아련함이었을까
참 무모해 무모하다 못해 절박하지
제대로 산다는 건
일어나 일어나 천천히 일어나
나 살아 숨 쉰다고
한 없이 아늑한 바람의 소리
흔들림 없는 꿈의 소리
작은 숨결에 몸사위에
세상은 소통을 하지
손 내밀고
감싸 안고
전해오는 체온들
아직 희망은 있고
모두 사랑이었으니
아직 희망은 있고
모두 사람이였으니
<라커룸에서>
미안해요.
아 어떻하죠.
내가 너무 늦었죠.
당신을 위한 시간이
사라진 다음에야 도착한 당신의 그라운드
이미 한 순간의 열정들이 다 사라진 그 텅빈 그라운드
짙은 어둠 속 부는 바람에 난 그만 알고 말았죠.
당신의 열정, 땀방울, 당신의 지친 영혼
지금쯤 당신은 땀에 전 유니폼을 벗어 버리고
지금쯤 당신은 유니폼 속의 열정마저 잠시 잊고
지금쯤 당신은 텅빈 락커룸에 혼자 남아서
지금쯤 당신은 믿을 수 없는 시간 속에서
꿈을 꾸듯 힘겨움에 짖는 웃음꽃들
여전히 식지 않은 당신의 모든 것
그 텅빈 공간속에 그 아늑한 패배 내음에
차마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끝날 수없는
그 맹렬한 땅방울에 솟구치는 열망들에
난 믿죠. 난 알죠. 난 느끼죠
당신이 믿지 못하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우두커니 놓쳐 버린것을
난 보았죠 당신이 보지 못한 순간들을
가슴 터질 듯 갈망하는 그 순간들
지금 아니 또 언젠가 또 다시 휘몰아쳐 올
당신의 땀방울, 그 열정 당신의 시간들
아직 끝날 수 없는 당신의 시간들
아직 당신의 경기는 결코 끝날 수 없음을...
<그녀들의 모든 것>
허공에 가득 찬 눈빛
지쳐 허우적대는 몸짓
가운데 한 여자의 울부짖음이 있고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숨죽여야 하는 그녀들의 모든 것
감추어야 하고 어떻게든 억눌러야 하고
기막힌 순간 속에 그녀는
끊임없이 웃음 짓지
촉촉이 젖어 마를세 없는 눈물이야
숨죽여야 하는 그녀들의 모든 것
왜여야 하냐고 이유란 건 없어
모든 것을 운명 속에 끼워 맞추면
나름대로 모습은 지켜 갈 수 있겠지만
숨죽여야 하는 그녀들의 모든 것
<꿈꾸는 그대는>
날이 밝으면 나 떠나리라
잠든 널 두고
언젠가 만나리란 그 약속을 네게 던질 수 없어
내 품에 안겨 행복한 널
피할 수 없어
가난했던 세월만큼이나
이제 나는 가야 해
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네
가슴속에 눈물을 감추네
운명처럼 던져진
내 발길은 멈출 곳을 모르고
꿈꾸는 그대는 내 맘을 아는지
꿈꾸는 그대는 내 맘을 아는지
<하늘과 바다>
파란 하늘 그 속에 서 있었던 바다
바다 한 가운데 서 있었던 하늘
끝도 없는 짙푸른 날개짓 놀이위로
쉼없이 번지는 축제의 꿈들
나 아닌 모든 나에게 들려 줄 노래소리
나를 잊은 모든 나에게 전해 줄 웃음소리
꿈을 꾸었고 다시 꿈을 꾸게 하고
한 가운데 서있는 하늘과 바다
흔적도 없이 버려진 조각난 기억들속에
놓칠 수 없었던 그 한가지
새로움은 시작되고
나 아닌 모든 나에게 들려 줄 노래소리
나를 잊은 모든 나에게 전해 줄 웃음소리
꿈을 꾸었고 다시 꿈을 꾸게 하고
한 가운데 서있는 하늘과 바다
꿈을 꾸었고 다시 꿈을 꾸게 하고
한 가운데 서있는 하늘과 바다
<지하철 자유인>
어느 누구도 그들을 흉내낼 수 없지
이미 마음속에 벽을 쳐놓았기 때문이야
나 아닌 다른것을 인정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많은 제약 구속들이 필요한지
이미 굳어버린 기억이 용서치 않아
겁없이 허공에다 삿대질을 하고
서스럼없이 큰 눈알을 부라리곤
그 누구에게도 본 적없는 발걸음으로
이리 저리 정신없이 옮겨다니면서
뭐가 그리도 할 말이 많은 건지
단순한 곁눈질이 조심스레 집중되고
단순한 속삭임이 쥐 죽은듯 들려오고
마침내야 미쳤군 넌 벗어났어
우리가 쳐놓은 그물에서 말야
그래 넌 미쳤어 미치지 않고서는
그렇게 대담할 순 없는거지
그래 나에게 손가락질 해봐
뒷구멍에서나 하는 그네들의 방법들로 말야
아무 생각없이 습관대로만 하면
쉽게 살수있어 좋은 걸까
개념이란 개념 모두 몸에 쳐바른 그네들
언제쯤 날 똑바로 쳐다 볼 수 있을련지 예!
<버려진 꿈>
다들 그렇게 사는거라 힘 주어 말을 하곤
솔직해서 좋다 큰 웃음에 난 또 그런 줄
이런 세상에 태어난게 얼마나 축복인지 몰라
아무 생각도 필요 없어 내 모습 그대로
그래 난 그렇게 살아왔어
자연이란 곳에
숨길 필요없어 그 속에선 모두
그래 세상사람 다 그렇게 살거라 난 믿었어
모두 다 자연일거라고
몇년 세상 경험이란 겁이나게 퇴색 되버린 순수라지
구린내 나는 입담과 웃음을 지어야해
채워지지 않는 욕망들 속에 버려진 꿈들은
허무하지만 고마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