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방향 - 좁은 공간에서 보여주는 언어와 시간의 마술
북촌방향 (2011)
The Day He Arrives
예고편들 - 홍상수스럽다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63661&videoId=31584
http://www.youtube.com/watch?v=0_IQRHZgSBA&feature=related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내게 늘 잔잔한 감동을 준다.
언제나 깉은 장소로 돌아오고 비슷한 시간으로 돌아오면서도
한사람이 또 다른 얼굴을 보여 주듯 아님 다른 상황에서 같은 얼굴을 보여 주듯
좁은 공간에서 마술을 부리는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언어는 소심한 사람들의 조그만 욕심을 표현한다.
찬한이도 악인도 없는, 이분법으로 분류하여 극단의 모습을 보여 주는 여타 영화들과는 전혀 다르다.
시간을 쪼물닥거리는 마술사 같은 북촌방향도 '오 수정'처럼 비슷한 설정을 되풀이 한다.
그러나 그의 화면과 언어는 더욱 부드러워졌고 현실에 훨씬 가까이 있다.
같은 설정에서도 사람이 보여주는 몇가지, 이중성 등을 매우 부드럽게 펼친다.
'그래 충분히 저럴만 해!' 영화를 보면서 내 감탄은 기껏해야 이 말 밖에 없지만
몇명의 배우와 몇군데의 장소로서 영화 한편 만드는 그의 마술은
배우들의 읊조리듯 토해내는 생활의 언어가 잇기에 가능한 것 같다.
영화 '(1998) Sliding Doors 슬라이딩 도어즈'는 한사람이 A라는 행동을 햇을 때와 B라는 행동을 했을 때의 다른 인연들을 보여 준다.
그러나 결론은 비슷하다는 약간은 운명론적인 내용으로 영화를 코믹하게 펼친다.
홍상수의 영화는 그런 운명적인 것이 아니다.
그냥 소심한 사람의 소심한 이야기이고 인간이 가진 내부의 여러 성격들 중 한두개를 동시에 꺼집어 낸다.
삶의 이중성과 인간의 갈등이 한자리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는 것이다.
홍상수의 영화는 늘 즐거움을 준다.
*******************************************
요약정보 드라마 | 한국 | 79 분 | 개봉 2011-09-08 | 홈페이지 국내 blog.naver.com/thebukchon 제작/배급 영화제작 전원사(제작), 조제(배급)
감독 홍상수
출연 유준상 (성준 역), 김상중 (영호 역), 송선미 (보람 역), 김보경 (경진 / 예전 역), 김의성 (중원 역)
줄거리
성준이 머물렀던, 간단히 헤아릴 수 없는 서울의 날들.
한 때, 영화감독이었던 성준(유준상)은 서울에 올라와 북촌에 사는 친한 선배 영호(김상중)를 만나려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성준은 전에 알던 여배우를 우연히 만나 얘기를 나누고 헤어진다. 인사동까지 내려와 혼자 막걸리를 마시는데 앞 좌석에 앉은 영화과 학생들이 합석을 하자고 하고, 술이 많이 취한 성준은 옛 여자(김보경)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다음날인지 아니면 어떤 날인지 분명치 않지만, 성준은 여전히 북촌을 배회하고 있고, 또 우연히 전에 알던 여배우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헤어진다. 친한 선배를 만난 성준은 선배의 후배인 여교수(송선미)와 셋이서 [소설]이란 술집을 가게 되는데, 술집 주인(김보경)은 성준의 옛 여자와 너무나 많이 닮았다.
그리고 다음날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날인지 분명치 않고, 성준은 선배와 [정독 도서관]을 찾아가 이야길 나누고 전직 배우(김의성)를 만나 술을 마신다. 그들에게 다시 같은 여교수가 합류하고 네 사람은 [소설]이란 술집을 가게 된다. 성준은 술김에 그 술집의 여주인과 키스를 나누게 된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인지 아니면 또 다른 어떤 날인지 분명치 않을 날의 아침이 시작된다.
'소설'의 주인을 만나는 첫장면에서 성준의 눈빛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