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표류도 - 한국영화 전성기를 엿볼 수 있는 향수

무거운 빈가방 2011. 11. 14. 00:30

 

표류도 (1960)

 

오래된 이 60년도 영화가 상당한 전율을 준다.

 

여자들은 계속 비극에 내몰리고

 

언제나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하는 비운의 삶들을 조명해 주면서 무너짐과 강인함을 모두 보여주는 것은 

 

60년데 70년 대 전형적인 방법인 듯 하다.

 

첫장면 다방 마돈나에서 출연진 대부분을 보여주고 하나씩 풀어가는 기법은

인물 전체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면서 극을 이끌어가는 훌륭한 출발인 것 같다.

 

장면의 전환이나 배우들에 대한 클로즈업도 당시 영화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음을 보여준다.

 

70년 대 이후 제도적 압박과 정치적 요구로 인해 한국영화가 쇠퇴를 했겟다는  생각을 절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의 대부분이 매끄럽고 빼어나다.

 

가장 아쉬운 점은 엔딩이다.

 

내용의 심각성에 비해 엔딩은 물결치듯 출연진 이름을 보여줌으로해서 무거움과 심각함을 가벼움으로 전환헤 버려 여운을 없애버린 것 같다.

 

그런데 이 엔딩은 당시 새로이 시도해 보는 방법인 것 같아 약간 용서는 된다.

 

한국영화 전성기의 모습을 볼 수 있고

 

허장강의 젊은 모습 그리고 망가지는 엄앵란의 모습도 향수를 자극한다.

 

당시 최고의 스타 문정숙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좋고 도금봉등 추억의 배우들을 보는 모습 또한 즐겁다.

 

**************************************************

 

 

요약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한국 | 124 분 | 개봉 1960-12-17

 

감독 권영순

출연 문정숙 (강현희 역), 김진규 (이상현 역), 최무룡 (민우 역), 엄앵란 (광희 역), 박암

 

 

강현희(문정숙)는 6.25때 남편을 잃고 사생아 딸(전영선)과 어머니(황정순)를 부양하고 있다. 그녀는 생계를 위해 대학 동창에게 돈을 빌려 ‘마돈나’라는 다방을 운영한다. 현희는 손님 중 한 사람인 신문사 논설위원 이상현(김진규)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는 그녀의 대학동창과 결혼한 몸이다. 한편 ‘마돈나’의 단골인 시인 민우(최무룡)는 현희를 흠모하고, 다방종업원인 광희(엄앵란)는 민우를 짝사랑한다. 민우는 현희가 상현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운 마음에 광희와 밤을 함께 보낸다. 광희는 이 일로 임신을 하고 중절수술 후 술집에 나가게 된다. 현희는 상현이 미국으로 연수를 간다는 소식을 듣고 괴로워하던 중, 다방에서 자신을 성적으로 희롱하는 발언을 하는 사업가 최영철(허장강)을 꽃병으로 내리쳐 살해한다.

 

이영화의 키워드 : 사랑

 

제작노트

박경리의 <표류도>(1959)를 원작으로 한 문예영화이다. 원작이 표류하는 섬같이 고독한 인간 군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영화는 인간의 숙명적 외로움을 주인공 강현희의 사랑과 경제적 자립의 문제라는 멜로적 토대 속에서 풀어내었다. 홀로된 현희의 옆자리를 뭇 남성들은 사랑으로, 연민으로, 호기심으로 차지하려 한다. 그녀는 사랑에 기대어보지만, 결국 이것은 한낱 ‘동화’ 속의 꿈에 불과함을 깨닫는다. 전쟁이라는 사회적 외상 속에서 당대 홀로된 여성들의 경제적 고난과 외로움의 문제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박경리의 작품 중 처음으로 영화화된 작품으로, 주인공 현희의 주관적 시점이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현희의 나레이션은 그녀의 고독한 내면 풍경을 시적이면서도 철학적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또한 ‘다방’이라는 공적인 무대와 현희만을 바라보고 사는 어머니와 딸이 존재하는 ‘집’이라는 사적 공간 사이에서 현희의 내적 갈등을 풀어내는 영화적 표현은 흥미롭다. 그리고 당대 발랄한 청춘스타였던 엄앵란의 파격적 연기 역시 돋보이는 작품이다.

 

(EBS)

 

 

 

 

 

 

 

 

 

 

 

 

권영순

Gwon Yeong-sun

1923-03-09 ~ 1992-05-22 | 한국

 

 

이 인물 최고의 작품 에덴의 서쪽

이 인물 최악의 작품 사향마곡

프로필데뷔 1956년 영화 < 옥단춘 >

 

출생지 대한민국 경상북도 안동 본명 권영계

 

 

인물소개

멜로드라마, 코미디, 무술 액션 영화, 사극영화, 국책용 선전영화 등 다양한 영화를 연출한 감독. 1923년 3월 9일 경북 안동 출생으로 일본대학 문학부를 졸업했고 1956년 <옥단춘>으로 데뷔했다. 초기의 권영순은 주로 세태풍자가 넘치는 해학적인 멜로드라마를 연출한다. 57년작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김광주 원작의 풍자소설로 이 무렵에 크게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작품으로 경박한 사회풍조를 날카롭게 풍자했다. 같은 해에 제작된 <오해 마세요>는 가벼운 세태 묘사와 함께 익살과 유머, 풍자가 넘치는 코믹한 멜로드라마였다. 멜로드라마 속에 이러한 비판적인 사회의식이 함께 담기는 이러한 현상은 당시에 꽤 주목을 받았는데, 그것이 권영순의 작품 속에서는 사회파 드라마의 스타일을 형성하는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63년작인 <정복자>는 독립군의 용맹한 활약을 그린 영화로 대부분의 독립군 영화가 그렇듯이 상투적인 영웅예찬에 그치고 만다. 사극영화의 전성기를 구가한 <가야금>은 가야시대를 배경으로한 한 악공의 이야기로 악기에 얽힌 전설을 영화화한 사극 멜로드라마였다. 이후 70년대에는 주로 검술과 권법 등의 무술세계를 그린 정통 무협영화와 남성적인 액션영화들을 다수 연출했다.(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