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별

무거운 빈가방 2010. 5. 2. 12:07

10-05-02

 

전혀 일상의 얘기가 아니다. 이런 일상은 절대 있어서도 안된다.

 

정말 오랜만에 역엘 갔다. 바깥아내의 부산행에 대한 배웅이다. 떠나는 기차를 한참 쳐다 봤다. 엣날엔 기적이 울려 가슴을 미어지게 만드는 시간이라도 만들어 줬는데 이 놈의 기차 소리도 없이 잘 빠져나간다. 사라지는 것도 잠시다.

정태춘의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노래가 떠오른다. 비록 도망가는 아내는 아니지만 아프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얼마나 버틸까? 버틴다 하여 얼마나 득이 있을까? 이 모든 것들이 다 욕심은 아닌가?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것일건데.......

슬픔이 몸을 감싸 안아도 난 어느 순간 시네마테크에 앉아 있다. '습관의 무정함'이란 단어를 만들어 본다.

까페들은 바깥에 자리를 만들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길 자리를 찾는 날씨가 시작되고, 봄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의 거리 행렬이 늘어나고 모두들 뭔가를 찾아 부지런히 걷고 있다.

그래도 난 구석 자리를 찾는다. 컴 까지 동원해서. 빈가방이었던 내 가방이 이젠 욕심으로 가득차 더욱 무게를 더한다.

낮인데도 잠이 온다. 오늘도 어둔 영화관에서 잠에 빠질까?

바깥아낸 어디 쯤 갔을까? 피곤으로 보고픈 바깥 경치도 보지 못하고 잠들어 있겠지. 즐거운  꿈이나 꾸시고 뜻하신 것 이루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