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녀 - 두 번째 맞이한 - 첫 번 보담은 더 감동인

무거운 빈가방 2010. 5. 17. 09:11

10-05-16 하녀2 - 두 번째 맞이하는 하녀 첫 번 보담은 더 감동인(cgv센텀)

전도연과 윤여정을 보고싶어하는 바깥아내와 하녀를 봤다. 두 번째다 . 시사회 때 보고 느낌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것이 매우 부담스러웠다.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 볼 수는 있다는 가정을 할 때 내가 생각한 것들이 부실하다면, 내가 느낀 감정들이 여러 상황을 보지 않고 그냥 뱉는 소리였다면? 하는 의문이 자꾸 들어서이다.

 

처음 봤을 때 가장 거북해 한 것은 하녀의 리메이크 자체였고, 재벌이 잘 정도의 하녀면 안주인이 절대 짧은 옷은 입히진 않을 것이란 생각, 앞에선 고개 숙이고 뒤에서 푸념을 하는 사람을 정확히 가려내는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란 점, 이정재의 몸에 대한 부담과 CG 때문에 떨어지는 사실성 등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상수의 위험한 도발’이라 제목을 달았는데 두 번째 보고난 뒤의 생각은 나의 지적이 좀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번 하녀는 관객들이 전작 ‘김기영의 하녀’에 대한 생각을 많이 가지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볼만한 영화이고 복선과 반전 그리고 출연진들의 불타는 연기와 잘짜여진 카메라의 맛을 즐길 수 있겠다 싶다. 끝장면에서 아역에게 카메라를 두는데 아역의 연기 수준도 보통이 넘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부담스러웠던 이정재의 몸은 극의 설정에 대한 나의 좁은 눈이 일으킨 착각인 듯하다. 이정재는 자기 역을 매우 잘해왔고 나머지 배우들도 마찬가지이다.

 

하녀의 리메이크는 임상수가 원해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는 것을 잊었다. 그러기에 ‘위험한 도발'이란 부제 자체도 성립이 안된다. 잘모르지만 그냥 상상해 보건데 늦게 참여하여 끌려갈 가능도 많은 설정이었는데도 임상수감독은 자기의 주관을 지켜내었고 최대한의 소질을 발휘하여 하녀를 그래도 이 까지는 만들어내었다 보여진다. 물론 다른 감독이 하면 훨씬 더 잘만들 수도 있을 진 모르겠다. 쉽진 않다. 전작의 부담이 워낙 크므로. 위대한 작품의 리메이크가 성공한 적은 거의 없다. 이리 보면 하녀2는 매우 성공적인 리메이크라 생각된다.

 

하녀의 가장 잘못된 부분은 과도한 선전에 있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본다. ‘에로틱서스펜스’, ‘격렬한 서스펜스물’라는 문구들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서스펜스물 아니면 스릴러물로 접근하게 만들게 되었고 서스펜스가 그리 강하지 못한데 여기에 집중하게 하니 실망감을 오히려 줄 수도 있었겠다 싶다.

 

하녀의 무대는  몇군데 되지 않아 오가는 동선도 작다. 그렇기에 더욱 더 연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출연 배우도 근래 보기 드물게 몇 명되지 않는데 이들의 연기는 연극을 보는 듯하면서 그들이 가진 고유의 특성들을 잘살려낸다. 캐스팅의 승리라 해도 되겠다. 짧은 동선에서의 연극무대같은 영화, 그리고 리메이크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임상수는 그의 기치로 잘넘어갔다. 어려움을 뚫고.

 

일전에 임감독은 '박정희는 다루었고 남은 것은 삼성인데 이거 다루면 죽을 것 같고.....'라 얘기한 적이 있는 것 같다. 한국의 가장 거대한 벽 삼성, 암으로 죽어가는 많은 여공들이 재판을 하든 시위를 하든 아이빙거 처럼 말없는 벽. 임감독은 직접적인 표현을 하진 않았지만 암으로 죽어가는 무기력한 여성노동자의 모습을 함께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기 어려워 딱 하나는 집고 넘어간다. 앞 글에서도 또 위에서도 간단히 말했지만 그들을 얕보면 안된다. 그들은 하녀에서 비친 모습 보다 훨씬 더 치밀하며 지독하고 무섭다. 목적을 위해서는 어떠한 파괴도 서슴지 않음을 우리는 현실에서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다. 두 눈에서 보는 것 보다 더욱 더 많고 엄청난 일들을 저질 수 있는 그들인데 그냥의 비아양거림으론 그들에 대한 어떤 의미도 없다. 그야말로 ‘아더매치’라 뱉고 그것으로 끝나는 형상이다.

억울하지만 임감독의 눈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권한다. 이번에 출마한 사람들과 그들을 선택해야할 유권자들 모두에게 권한다. 나는 어떠한 사람일지 생각해 봄도 재미있을 것이다

 

아래 사진에 대한 선전 글귀가 재미있다. (다음 문장과  연관된 그림을 연결하시오.^^)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여자'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남자'

'모든 것을 지켜보는 여자'

'모든 것을 갖고 싶은 여자'

여자 셋 남자 하나의 영화이다. 추가하자면 꼬마 나미도 빼어 놓을 수는 없겠다. 가장 중요한 증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