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전시

스티브 맥쿼리 사진전 - 한컷의 경이로음

무거운 빈가방 2010. 5. 26. 09:44

10-05-25 스티브 맥쿼리 사진전(한컷의 경이로음) 세종문화회관

 

간만에 영화 대신 사진전을 찾았다. 사진작가 김동일선생님의 권유에 의해서다. ‘벽면을 가득 채운 큰 사진의 감동’이란 말에 몸살림 운동가기 전에 회관엘 들렸다.

 

사진은 어느 순간의 동작이나 사물을 잘포착하여 찍으면 되는 ‘운이나 재주’의 영역으로 보아온 것이 지금까지의 생각이었는데 맥쿼리의 사진을 통해서 이 같은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으며 남의 예술적 혼을 비아양거린 문외한의 무식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똑딱이를 들고 다니면서 한번 눌려보는 것으로 뭔가 좋은 것을 담는 우연을 바란 것은 로또 당첨을 기원하는 것과 같았던 것 같다.

 

 며칠 전 ‘팔레르모 슈팅’에서는 작가의 재주를 보았지만, 맥쿼리는 기다림의 인내와 신념을 담아낸 작가이다. ‘슈팅’에서 본 ‘시간을 늦출 수 있다’와 ‘시간을 느낄 여유’라는 영화의 대사가 맥쿼리의 사진에서 잘 표현되어 잇는 것 같다.

사진작가의 눈은 참 특이하다. 최근 최병관, 노순택 사진을 보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지만 맥쿼리는 끈기와 색상의 마법사인 듯이 보인다. 한 장면을 위해 기다리는 그의 시간은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특종에 대한 긴장감이나 잘 빠져나온 사진을 통한 자기 만족에 대한 상상을 가지는 여유였을까? 한 대상(몬순, 인물, 풍경 등등)에 대해 굽히지 않는 그의 힘이 느껴지는 것은 한컷에 담아낸 그의 신념과 철학이 빛과 대비를 통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한 장의 사진이 이렇게 세상에 감동과 울림을 주고 당시의 현장을 또 다른 의미로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니! 17년 전 찍은 소녀를 찾아가는 과정의 다큐는 사진 이상의 감동이기도 하다.

 소녀를 찾는 작업은 현대과학의 총체(지난 세월의 사람을 찾는 방법 중 제일 중요한 것이 홍체를 통한 분석 - 홍체는 지문 이상의 증거라 한다.)와 전쟁 속에서도 살아남아 있을 가능에 대해 기대는 희망의 드라마이다. 소녀로 가정되는 여인을 눈앞에 두고도 이슬람 교리(결혼한 여자를 외간 남자가 만날 땐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에 다음날 남편을 만나러 다시 와야 하는 안타까움은 한편의 드라마가 아닐까?

 

 난 사진을 잘모른다. 소녀의 사진에서도 그냥 한 소녀의 사진으로만 보았다. 그런데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상흔과 아프칸 인의 공포와 고통에 대한 표현이 그녀의 표정과 얼굴색 그리고 눈색에서 잘나타나 있어 아프칸의 전쟁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고 환호를 했다하니!

맥쿼리가 인물 사진을 찍는 순간의 표현 ‘긴장을 풀고 동공이 열리길 바란다. 삶의 내력이 얼굴에 드러나길 기다리면서....’은 내 호흡도 멈추게 한다.

 세상에 활동하는 많은 직업인들에게 자기나름의 패턴과 정신이 언제나 있어왔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들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럽게 좀 더 많은 고민을 할애해야 겠다는 긴장감마저 감돈다.

 

 이번 월요일 상상마당에서 맥쿼리와의 대담이 있었다하는데 난 몰랐다. 상상마당은 내 마당이 아닌가? 너무 영화에 집착하다 보니 눈을 넓히는 일에 소홀한 듯하다.

사진전을 통한 반성도 삶의 하나이겠지.

 

2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는데 너무 부족하여 뒤에 사진은 그냥 허겁지겁이엇다. 몸살림은 놓치면 안되기에 매우 아쉽다. 도록을 샀으나 도록과 전시된 사진은 다른 영역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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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 선전 문구

세계적 보도사진협회 매그넘의 회원이자 로버트 카파, 올리비에 어워즈 수상, '아프간의 소녀'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대표 사진가 등, 화려한 수식어의 이면에 그는 세계 속에 감추어진 전쟁과 분쟁에 의해 만들어지는 참혹한 모습들부터 곳곳에 숨겨져 있는 세계 속 장관인 풍경, 인간들의 평범한 삶의 모습 속에서 찾아지는 각국의 정서와 문화를 너무도 생생하고 아름다운 그만의 표현력으로 카메라에 담아냅니다.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그의 예리한 통찰력뿐 아니라 그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인간사의 연민과 희로애락의 모습, 이를 담아내는 깊고도 화려한 색감과 구도의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걸작들은 예술성 혹은 다큐성의 한 요소만을 강조한 여타의 사진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며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진정한 걸작입니다.

특히, 이번 ‘진실의 순간’은 이제껏 우리에게 다큐멘터리 보도사진가 혹은 동양의 얼굴을 주로 찍어 인물 사진가로 알려져 온 스티브 맥커리의 예술성을 새롭게 재발견하게 되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다양한 인물들과 경치, 사건, 그리고 사진 속에 그대로 포착된 진실의 순간을 진솔하면서도 감성적으로 풀어낸 사진 100점으로 채워질 이번 전시는 그가 세계 속에서 보고 경험한 다채로운 많은 감동과 스토리를 전하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작가의 정신세계가 반영된 동양사상적 향취가 묻어있는 작품들은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있어 다시금 인간과 삶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에 따뜻한 휴식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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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터넷 돌아다녀 여기저기서 짬뽕으로 구했다. - 스티브 맥쿼리 사진 구하기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