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장 - 태우는 연기는 붉은 자주로 바뀌면서 분 냄새를 피우더이다.

무거운 빈가방 2015. 4. 22. 00:30

 

 

이중성을 가진  제목의 이 영화에서는 언듯언듯 시신을 태우는 냄새가 나다가도 분냄새가 풍겨나오는 듯 묘한 지점들이 나타난다.

 

적어도 에순은 넘은 남자가 되어야 이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노감독은 안성기를 대변하여 자신의 마음을 담은 듯 하다.

 

물론 소설의 작가는 좀 더 젊었고 감독은 더 늙었지만.... 

 

욕망이란 무엇인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범위는 어느 정도일까?

사랑과 욕망의 차이는?

희생과 의무의 차이는?

젊음과 늙음

 

영화에서 보여주는 인상적 장면은 참 많다.

 

하나하나가 대비되기도 하고 깊게 박히기도 한다.

예고편에서 보듯 아내가 똥을 옷에다 싸게 되자 그녀를 화장실에 앉혀서 옷을 벗기고 씻기는 장면이 나온다.

아내는 부끄러움과 스스로의 분노로 발부둥친다.

 

이 씻기는 것이 내게도 일상화되어 있었지만 87세된 내 노모도 이럴 땐 제법 분노한다.

아마 '내가 싸버렸다' 하는 것에 대한 상당히 깊은 스스로의 상처가 생기고 견디기 힘든 것 같다.

 

암 때문에 날짜를 헤아릴 시기의 아내의 음모를 우린 그저 힘없는 가엾은 육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정석의 꿈인지 상상인지 대비되어 나타나는 은주의 음모는 그녀의 붉은 입술 만큼이나 매우강력하고 욕정적이다.

 

며칠전 밖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 아이들 델꼬 온 젊은 아지매들 보니 아이들 보다 더 이쁘게 보이네...'

 

내 시선은 아이들에게 간 듯 하지만 오히려 그 아이들 엄마에게 꽂혀있다.

정석의 시선은 어느날 입사 해 온 은주에게 꽂혀버린다.

그녀의 동작 하나하나가 다 새로운 열망이 되듯 다가오고 그녀의 가까이 또는 그 곁에 잠시라도 머물고 싶어한다.

 

덜뜬 감정들은 아내에게 낌새를 주고 아내는 사그러져 가는 육신과 함께 분노하기도한다.

 

아내의 육신과는 달리

은주의 옷차림은 더욱 짙어간다.

 

'화장'은 그렇게 많은 대사는 없지만 적은 대사가 영화를 빛내게 하는 미덕이기도 하다.

 

임권택표 영화를 썩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난 화장을 보면서 감독에게 상당히 깊이 반해버렸다.

 

그의 관조와 머물러 표현하는 힘과 끈기가 이 영화에서 참으로 많이 느껴졌다.

 

대비되어지는 여자들 처지에서는 좀 더 다른 것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남자인 내가 볼 때의 감흥은 감독의 그것과 참 많이 닮았으리라 생각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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