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춘희막이 -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삶을 통해 미래가지 비춰주는 생활 이야기.

무거운 빈가방 2015. 10. 19. 08:36

춘희막이 (2015) With or Without You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93250&videoId=48796&t__nil_VideoList=thumbnail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93250&videoId=49133

 

  영화에 대한 내용은 동영상과 아래 김영진 평론가의 짤막한 글로 통해 대부분의 분위기까지 포함하여 알 수가 있다.

 

춘희와 막이라는 두노인네의 이름에서 부터 시골 내음이 절로 난다. 그리고 학식이나 교양 보다는 그냥 살아온 사람의 네음가지 베여있는 듯 하다.

 

전처와 후처라는 관계이니 잚었을 때는 제법 한싸움도 했을 것이다 한번씩 동네 시끄러운 경우도 있었겠지.

 

전처는 자식을 낳았으나 좋지 않은 시대에 자연재해나 질병으로 잃고 사내를 얻기위해 후처를 델꼬 오니 기가 막혔을 것이다.

 

사내 아이가 생기고 나니 키우고 학교 보내는 것은 전처의 몫이다. 그러니 낳은 정 기른정이 두 사람에게 동시에 있게된다.

 

자식들이 성장하여 가정을 이루고 나니 이 둘은 자장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이런 드라마는 한국 사회 곳곳에 있다.

 

자식 키우는 몫이 후처에게 잇는 경우도 있고, 사내를 낳기 위해  여러 여자를 찾는 경우도 많다.

 

식민지와 전쟁의 구조를 가진 한국사회에서는 이혼이란 단어는 거의 낮설다. 그러기에 자식들은 대체로 본처의 이름으로 올라가고 후처는 같이 사는 경우도 있고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세대의 사람들이 많이 죽었지만 여자들은 아직 살아있는 경우도 많고 자식들도 많기에 <춘희 막이>'의  풍경은 그리 낮선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 만큼 친밀도를 유지하고 자매인양 애인인야 모녀인양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카메라는 홀로 있을 때의 외로움을 잡아내고 둘이 잇을 때도 창으로 비쳐지는 모습들을 잡아낸다.

삶인양 환영인양 함께 해나가는 모습을 오롯이 담아내는 것이다.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 후처는 할매라 부르는 전처가 없으면 삶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둘이 합해서 경작하고 다듬고 씻기고 하는 모습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외로움'이란 가장 무서운 질병을 어이 이겨내야 할지를 제시하는 것 처럼도 보인다.

 

간섭하지 않고 그냥 두노인의 살아가는 모습을 묵묵히 보여주니 좀 지루하기는 하지만 그 만큼 이들의 생활이 어떠한가를 더 느낄 수있다.

 

이제 한국 사회에 얼마남지 않은 ''전처,후처'라는 관섭화된 제도의 일면을 <춘희막이>를 통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냥 사라져 갈것을 박혁지 감독이 담아낸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시작이 좀 이상하다. 감독은 <춘희막이>를 씨받이에서 출발한다. 씨받이는 조선시대 남아를 얻기 위해 정말로 단순히 아이만 낳아주고 가야하는 여성들을 가르킨다.  그런데 해방전후는 '씨받이'의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체로의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기본적으로 기르는 것 까지 같이 하였기에 '씨받이'라기 보다는 '전처,후처' 등으로 표기해야 하는 것이 맞다.

 

  '후처'가 전처의 아이 까지 다 기르는 경우도 있다. 전처는 식민지 때 그냥 주부이고 후처는 전쟁을 통해 생활력을 가진 경우엔 학교를 보내야 하는 문제로 후처가 부양을 책임지기도 한다. 이 때 아이는 기본적으로 전처의 호적에 다 오른다.  전처가 돌아가시면 후처의 자식들은 때로는 실제 엄마의 양자로 들어가 서류상 남남인 관계에서 부모자식관게로 반쯤 회복 하는 경우도 있다.

남아선호(이건 외국도 비슷하다)와  남존여비 사상이 매우 강력햇던 시대.

 

부랄만 차고 나왔고 약간의 경제력만 있었다면 아무 꺼리낌 없었던 시대의 한 단면을 <춘희막이>의 조용한 카메라는 삶 속에서 보여준다. 우리에게 얼마 전의 과거로 돌아가면서 삶이 어떠한 것인지를 그윽히 담아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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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정보 드라마, 다큐멘터리 | 한국 | 96 분 | 개봉 2015-09-30 | 12세이상관람가 제작/배급(주)하이하버픽쳐스(제작),

감독 박혁지

출연 김춘희 (본인 역), 최막이 (본인 역)

줄거리

“영감의 세컨부와 함께한 46년…

인생 참, 얄궂다”

홍역과 태풍으로 두 아들을 잃은 큰댁 막이는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작은댁 춘희를 집안으로 들인다. 영감이 떠난 지 한참이 지나도록 둘은 모녀인 듯, 자매인 듯, 친구인 듯한 애매한 관계를 46년간이나 유지하며 함께 살았다. 모질고 질긴 두 할머니의 특별한 인연. 이제 서로의 마지막을 지켜줄 유일한 사람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는데…

제작노트

최막이 할머니는 과거 두 아들을 홍역과 태풍으로 잃은 뒤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김춘희를 후처로 들인다. 남편이 죽은 뒤로도 계속해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두 여인의 기구한 인연 자체가 어떤 드라마보다도 파란만장하다. 감독은 과장하지 않고 두 할머니의 일상을 차분히 관찰하는 방법을 택한다. 두 할머니 사이에 오가는 우정과 측은지심이 상호교차하며 밥을 먹거나 씻거나 일하거나 하는 모든 일상적 과정이 자세히 묘사된다. 삶의 행복과 불행의 기준을 넘어서는 어떤 보편적인 삶의 명제에 대한 절절한 울림이 그로부터 생긴다.

(김영진/2015년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