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2018

<아틱> : 그냥 아무 생각없이 눈 덮인 북극과 미켈슨의 몸부림을 보자.

무거운 빈가방 2018. 10. 8. 12:52

<아틱>(2018, 감독: 조 페나)

                               

(감독) 조 페나 (주연) 매즈 미켈슨, 마리아 텔마 스마라도티르

 

줄거리 :

오랫동안 북극에 고립되어 있다가 드디어 구조를 눈앞에 둔 한 남자. 그러나 그를 구조하러 온 헬리콥터가 추락하면서 조종사는 사망하고 함께 탑승했던 구조대원은 심하게 다치고 만다. 이 비극적인 사고로 구조될 수 있었던 유일한 기회가 사라지고 오히려 심하게 부상을 당해 움직이지 못하는 구조대원까지 돌봐야 한다. 다음 구조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남자는 비교적 안전한 자신의 캠프에 남아 있을 것인지, 아니면 구조될 기회를 스스로 찾아 나서는 위험한 여정을 시작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조 페나 감독의 <아틱>은 아마도 올해 최고의 생존 영화 중 한 편일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남자를 연기하는 매즈 미켈슨은 탁월한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더해 아름답지만 극단적으로 위험한 북극의 자연 풍경은 특히 대형 화면에서 더 매혹적이다. <아틱>은 조 페나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됐다.

(2018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극단상황, 여기에 있게 된 사람들, 생존기,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 홀로 남을 것이냐 함께할 것이냐?

 

아틱(북극)은 제목 자체가 그냥 북극이다. 북극하면 많은 상황과 장면을 떠 올려볼 수 있다.

영화는 비행기가 파손되고 홀로 남은 남자를 보여주고 그가 살기 위해 설치했던 도구들을 통해 제법 오래 동안 조난당했음을 알려준다.

먹어야 산다. 그의 고기잡이는 생존을 위한 먹이와 무료를 달래주지만 여기에는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적 북극곰의 자리이다. 곰과는 아슬아슬 충돌을 비켜가는 듯하다가 충돌도 일어난다. 가장 놀라는 순간이다.

 

조난자에게 찾아 온 첫 번째 희망은 무참히 깨어지고 그에게 남겨진 것은 약간의 음식과 부상당한 생존자 한명.

 

부상자를 살리면서 자신도 살아야하는 이 극한 환경에서 주인공은 온몸으로 어려움을 보여준다.

 

이전 <올 이즈 로스트, 2013>(감독: J.C. 챈더 주연: 로버트 레드포드)는 바다에 조난되었을 때 살아남는 법을 교과서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아틱>은 그렇지 못하다. 그냥 처절 그 자체다. 우선 춥다. 고독하다. 그리고 앞이 보이질 않는다.

헬기 한 대는 그의 눈앞에서 눈과 바람 속에 추락하고, 스스로 길을 찾아나서는 여정에서는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어 썰매조차 끌 수가 없다. 부상당한 사람과 함께 동행하면서 느끼는 갈등은 얼마나 컸을까? 나 같으면 우짤까? <얼라이브>(1993, 감독: 프랭크 마샬)처럼 먹어 버릴까?

 

<아틱>은 영화 도중 수많은 상상을 유발시키기도 하지만 이것은 재난에 대한 관객의 생각일 뿐이다. 좌절과 갈등은 엄청나지만 그는 우직하고 생존을 위해 끝없이 움직인다.

이 때 작동되는 것은 오직 몸이다.

통신이나 다른 교류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을 때는 이 몸을 빼고는 무엇이 있을까? 부상자까지 동반한 언제 까지 가야할지 모르는 여정은 자신의 부상 때문에 점점 둔하고 무겁다. 눈보라와 추위는 살을 에이고 피를 동반한 부상은 모든 움직임을 둔화 시키고 점점 더 깊은 고통을 안긴다.

 

이 모든 것은 매드 미켈슨의 몸으로 구현된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하얀 화면 속에서 미켈슨의 몸부림을 보는 것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자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