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 바디> : 꿈이 무엇인지 묻지를 마라. 가다 보면 만들어 진다.
<아워 바디> : 꿈이 무엇인지 묻지를 마라. 가다 보면 만들어 진다.
아워바디 (2018)Our Body
감독 : 한가람
주연 : 최희서, 안지혜
Korea 제작연도2018 러닝타임96min
프로그램 노트
긴 고시 생활에 지쳐 공부도 삶도 놓아버린 8년 차 행정고시생 자영은 자신을 뒷바라지해주던 엄마와 다투고 홀로서기를 시작하게 된다. 몸도 마음도 지친 자영은 우연히 생명력으로 가득 찬 현주를 만나게 되고 현주처럼 되고 싶다는 끌림에 자영은 생애 처음 달리기를 하게 된다. 낮에는 오랜 친구 민지가 대리로 근무하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하고, 밤에는 현주와 함께 달리며 자영은 조금씩 삶의 활기를 찾아간다. 자신과 달리 자기만의 목표와 꿈, 멋진 몸매까지 갖춘 현주를 동경하지만 그녀와 가까워질수록 현주에게 자신이 모르는 다른 모습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함께 달리던 어느 날 밤, 갑작스러운 사고로 현주가 죽고 자영은 큰 충격에 빠진다. 어느덧 자영도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멋진 몸을 갖게 되었지만 삶은 여전히 제자리에 멈춰 있는 것 같다. 여성의 몸과 성적 판타지에 관한 파격적인 접근이 인상적인 영화로, 영화를 보고 나면 <박열>의 최희서 대신 <아워바디>의 최희서를 기억하게 될 것 같다.(남동철)
이렇게 첫만남. 대비되는 두사람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뛴다. 뛰어본지 몇십년 되었나? 뛰고 싶게 만드는 장면들이 곳곳에 있다.
뭐 당당하게 면접 보는 것은 아니다. 이미 외모만으로 꽝!
여성들이 얼굴에 손으 ㄹ되는 것을 탓하지 말자. 생명체는 살기위해 몸부림친다.
이젠 남자도 손을 대기 시작한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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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무엇이 되고 싶은가를 물을 때 별 생각 없었던 소녀는 31세가 되었다.
오랫동안 준비 한 고시, 학원을 다니고 인터넷 강의도 듣고 애인도 사귀고 한다. 공부에 대한 상이란 상은 다 탔을 정도로 머리가 좋았던 여자(자영:최서희)는 어느 날 긴 시간의 시험 준비에 환멸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갔다가 엄마에게 쫓겨난다.
이미 독립하여 자리 잡고 살아야할 나이에 생존에 대한 별생각이 없다는 것은 사회 통념상 말이 안되고 무능한 것이다. 자영은 그렇게 보이고 그렇게 행동한다.
어느 날 저녁이나 밤이면 달리는 여자 현주(안지혜)를 우연히 만나면서 자영은 현주처럼 몸과 마음이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뒤를 따른다. 달리기가 미래의 희망인양.
먹고 살기 위해 친구가 다니는 회사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간만 되면 달린다. 특히 자영이 달리고 싶을 땐 늘 같이 하면서 서로의 힘이 되어 주고 벗이 된다.
완벽한 이상인 현주는 뭔가 모를 고통을 안고 있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 자영은 그것을 느끼지만 애써 알려하지 않는다.
자영은 일반 통념상 이상한 여자다. 직장에 대한 애착도 없고 가지고 싶은 마음도 크게 없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일상에 부딪치는 일들에 대해 자기만의 해석으로 살아간다. 이 시대 젊은이들이 안고 있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모습이지만 자영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더 당당할 수 있고 집착 없이 몸과 마음을 열 수 있는 쪽으로 작용을 한다.
감독은 숨 한번 제대로 쉬기 힘든 사회라는 공간에 '자영'이란 부족한 여자를 통해 삶의 숨통을 조금이라도 틔여 주려는 듯, 매우 심각할 수도 있는 주제를 즐겁게 끌어간다.
‘현주’의 아름다움과 건강한 몸이 점점 ‘자영’과 동일시되고, 자영은 이를 통해 변하고 모호함에서 당당함으로 자리한다. 달리는 중 생기는 거친 숨소리와 입과 몸에서 나는 김, 그리고 어둠과 새벽은 늘 충전해야할 활력의 상징으로 보인다. 몸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마음을 정화시키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 적절하게 배치된 배경 음악은 나도 달리고 싶다는 욕망과 흔들리는 다리를 자제하기 어렵게 만든다.
<아워 바디>(감독: 한가람)는 기억할 만한 배우 최서희를 중심으로 안지혜 뿐 아니라 다른 조연과 단역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적절한 역할을 보는 재미도 크다. 감독 한가람은 자신의 첫 장편을 무리 없이 끌어가면서 고단한 삶에서 늘 지나쳐 오는 것들 중 하나를 끄집어내어 삶의 좌절과 희망을 넌지시 보여준다. 이번 영화제, 많은 영화들 중 나에겐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