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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움(2019) : 소시민에겐 어이 이리 가혹한 사회일까?

무거운 빈가방 2020. 7. 28. 00:24

비바리움(2019) Vivarium :

 

첫 장면에 뻐꾸기 새끼가 나온다.

남의 둥지에서 덩치 큰 뻐꾸기 새끼는 다른 새끼들을 밀어낸다.

알이 있어도 마찬가지. 궁디를 절묘하게 사용하여.

나무 아래는 새끼들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다.

둥지에 남은 새끼가 남의 새낀 줄도 모르고 어미는 먹이를 준다.

자기 보다 더 커버린 새끼를 작은 에미가 힘겹게 날개를 퍼득이며 먹이를 먹인다.

 

 

상자속의 세상..

어쩌면 우린 모두 상자 속에 사는 생명체 일지도 모르겠다.

야망은 큰 듯 하고 시선은 우주로 나아가고 있지만 실제 삶은 어떠한가?

틀에 박힌 생활들, 짜여진 규범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일상,

잠깐 일탈을 한 듯하지만 결국은 제자리.

기독교 신자들은 특히 더 그러하리.

신이 자신을 창조하고 자신을 지켜보니 이 비버리움의 세계와 거의 일치한다.

 

새집을 꿈꾸는 연인이 우연히 들린 부동산. 그리고 함께 가본 기획집들...

도시근교에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진 늘어선 집!

우리도 이런 형태의 집은 근교에서 종종 본다. 이전에 개발이 시작되면서 도시에도 이런 집(우린 집장사 집이라 불렀다)들이 동네방네 제법 있었다. 특히 공터가 많은 지역에 이런 집들이 들어선다. 70년대는 사하지역 동래 지역 등등에.

부산 괴정동에 친구가 이사를 갔다. 가보니 아직 도로가 덜닦여 있었지만 10여 채가 넘는 똑같은 집이 늘어서 있었다. 참 신기하고 이상하게 보였다. 1975년도의 일이다.

 

 

이런 집을 구경하러 갔을 뿐인데...

이 연인은 헤어 나오질 못한다. 하늘의 구름조차 만들어진 세상. 태양은 아닐 듯도 하지만...

이제 우째야 하노? 탈출 해야지. 갑자기 탈출 버전으로 바뀐다.

어딜가도 똑같고 출구가 안보이는데? 땅을 파야지..

 

비버리움은 젊은 연인에게 맞닥뜨려진 공간적 위기에 대한 이야기다.

 

마치 <플릿랜드>(1884, 에드윈 A 애벗) 처럼 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2차원 세상에 대한 이야기.

 

이 세상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가난한 노동자들이 그래도 자그마한 자기 집을 가지고 싶어 하는 열망을 건드린다.

마치 이게 헛꿈이라는 듯.

그래서 마음 아프고 가슴 졸인다.

지금 한국의 모습과도 비슷하잖나!

건드려도 건드려도 해결되지 않는 부동산 문제.. 이건 사실 서울과 경기지역 대도시 이야기지만 ..

직장문제가 점점 해결되기 어려우니 사람들은 당연 대도시로 모인다. 이 인구 이동은 생명체 탄생 이후로 계속된 문제다. 그래서 아프리카에서 여기 한국으로도 사람들이 왔다.

이것이 산업혁명이후 과잉으로 나타나고 21세기에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

 

비바리움은 이런 형태에 찬물을 끼얹는다. 정신이 번쩍 든다.

어떤 식으로 정신이 들까?

 

두 연인의 탈출 게임.

여기에 전체를 알 수 없는 아이 키우기. 분명 뻐꾸기 새끼다.

우리도 우리 아이라 애정과 정성을 들이지만 어떠면 괴물을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버리움에 아무 의미 없이 살아갈 괴물을..

 

참 잔인한 영화다.

구성과 출연진 모두 단순하지만 많은 생각과 혼란이 동시에 생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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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공포 미국 2020.07.16 개봉 98, 15세이상관람가

감독 로르칸 피네간

주연 이모겐 푸츠, 제시 아이젠버그

 

 

함께 살 곳을 찾던 젬마

중개인으로부터 욘더라는 독특한 마을의 9호 집을 소개받는다.

 

똑같은 모양의 주택들이 즐비한 곳에서

알 수 없는 기묘함에 사로잡힌 순간, 중개인은 사라져 버린다.

 

어떤 방향으로 향해도 집 앞에 다다르는 이곳에서

우리의 선택은 없다, 오직 살아갈 뿐!

 

가장 완벽한 안식처가 되어줄 거에요, 영원히

 

젬마와 톰은 묘한 부동산중개업자인 마틴을 찾아간다. 마틴은 욘더라고 불리는 새로 지은 주택가를 소개해주고는 사라져 버린다. 젬마와 톰은 욘더를 떠나려 하지만, 기이한 미로처럼 되어있는 욘더를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다.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