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동무 The Little Comrade
동무는 참 좋은 말이다. 북한에서 쓴다하여 남한에서는 친구나 벗 등으로 쓴다.
이리 보니 벗은 더 좋은 말이네.
작은 동무라 하여 동구권 이야기일거라 생각은 했다.
아이 “렐로”의 질문에 아버지가 “동무란 경 레이디 처럼 상대를 존경해 부르는 말”이란 멋진 해석에 아이는 누군가 동무라 불러주면 으쓱하고 스스로도 동무라 칭한다.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소련으로 강제 편입된 에스토니아.
당연히 스탈린 찬양을 입에 달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지독한 독재의 시대를 겪는다.
이 때 과거의 애국자는 체제전복자가 되거나 사회 불안 조장자 취급을 받는다.
민족을 이야기하거나 옛날을 회상하는 것도 금지다.
매국노 이승만(독립운동 한 적이 없는 이 미친놈을 독림운동가로 둔갑시킨 것일 뿐)이 권력을 잡자. 식민지 찬양자와 매국 군인 경찰 넘들이 득세하고 독립운동가나 애국 청년들은 북한으로 쫓겨가거나 죽임 당했던 것과 비슷하다. 시기도 비슷하다.(1950년대 다)
엄마는 교장 출신이지만 누군가의 고발로 스탈린시대 타도대상이 된다.
처음엔 작은 집으로 쫓겨났다가 집에 숨긴 국기가 들키면서 동창생에게 끌려 어디론가 간다.
남편은 아내가 죄없으니 금방 나올 줄 알았다.
아이는 자기가 말썽을 많이 부리니 엄마가 끌려갔다 생각하고 가급적 자제 하고 엄마 돌아오길 기다린디.
부녀의 희망은 돌아오는 것.
아이는 초딩에 입학할 때는 돌아올 거란 아빠의 억지대답을 듣고 더 희망차다.
입학하여 엄마도 보고.
길에서 만나면 부러운 소년단에 가입하여 진짜 동무도 되는거다.
(소년단은 어쩌면 독재의 상징일 수도 있다. 독재자들은 소년단을 만들어 그들 입으로 찬양하게 하고 스스로 고양되고 국민들을 교욱시킨다. 나찌가 그랫고 스탈린 마오쩌뚱도 그랬다.)
동창은 집을 수색한다.
에스토니아의 유물들. 국기나 메달이나 무엇이든 찾으면 남자동창 까지 구속시키고 자기는 더 공을 세울 수 있다.
살아남으려면 에스토니아와 관련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
애껴 숨길 것이냐 버릴 것이냐.
윤동주시인의 시가 마루 밑(정병욱 가옥)에 숨는다. 해방이후 살아 꽃을 피운다.
숨긴 사람은 해방 되기 전 까지 얼마나 노심초사 했을까!
누군가 찾아오면 늘 두근거렸을거다.
태극기를 깊숙히 숨긴 사람들도 그러할 거다.
아이는 또롯한 눈망을로 세상을 본다. 어른 세상은 잘 이해 못하지만 적극적으로 자기 해석을 한다.
그게 말썽으로 일어난다.
고모 미장원 잎에 앉아있는데 간판이 자기 한테로 떨어진다. 아무 관계없지만 말썽이 따라다닌다.
작은 동무는 매우 귀엽고 미소가 나오는 영화다.
같은 아픔을 격은 한국인에겐 많이 싱겁지만(폭풍의 절규를 겪은 우리에게는..)
이 영화는 아이의 시선에 맞춘 영화다.
그러니 암울한 시대도 엄마가 잡혀간 설움 외에는 세상은 즐겁고 신기하고 기대도 많다.
아이들은 연기를 우찌 이리 잘할꼬?
마눌님은 아이들이 출연한 영화를 보면 늘 감탄을 반복한다
그래 참 잘한다. 감정의 발산 감춤 즐거움과 두려움 슬픔. 모든 표현을 적절히 하고 절제도 잘한다.
<검은 땅의 소녀와>(2007, 전수일)에서 마지막 장면, 정류소에서 씩씩거리는 아이를 바라볼 때 쟈(유연미)는 저 일을 진짜 당해봤나? 생각할 정도였다.
<나의 작은 동무>는 소련에 편입된 스탈린 독재 시대의 에스토니아를 아픔을 다른 시각에서 즐거움으로 끌고 가는 재밌는 영화다.
<조조 레빗>(2019, 타이카 와이티티)류의 영화로 봐도 좋을련지?
작품정보 103min | D-Cinema | color | 에스토니아 | 2018 |
감독 무니카 시멧츠(Moonika Siimets)
배우 탐벳 투이스크, 헬레나 마리아,레이즈너
주요정보 23회 부산국제영화제 BNK부산은행상
아빠, 착한 아이가 되면 엄마가 돌아와?"
1950년대 에스토니아, 수용소로 간 엄마를 기다리는 여섯 살 ‘렐로'는 엄마와의 약속대로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빨간 스카프를 두른 '소년단’이 되기로 결심한다. 한편, '렐로'는 자꾸만 집으로 찾아오는 검은 옷을 입은 어른들에게 왜 아빠의 자랑스러운 스포츠 메달을 비밀로 해야 하는지 궁금하기만 한데...'렐로'가 씩씩한 소년단이 되면, 엄마가 입학식 전까지 집으로 돌아올까?
무니카 시멧츠(Moonika Siimets)
에스토니아의 다큐멘터리 감독 무니카 시멧츠는 탈린대학교의 발트해영화미디어학교에서 영화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그 이후 주디스 웨스턴과 함께 공부했다. 작품으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2005), <모어코어>(2010), <마지막 로미오>(2013)가 있다. <나의 작은 동무>는 그녀의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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