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박선생에게 다녀왔다.
공방에 갔는데 영철 형이 있다.
반갑게 인사 나누고 박선생 몸을 교정한다.
박선생은 어깨가 아파 수술 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나를 만나 내 이야기를 듣고 교정 이후 수술을 취소했다.
물론 어깨가 나은건 아니다. 수술할 이유가 없다는거다.
늘 시간에 쫓기는 사람이라 몸에 투자할 여유는 별로 없다. 다만 내가 가르쳐 준 방법을로 꾸준히 어깨를 돌리면서 살아간다.
눕혀놓고 보니 무릎도 많이 틀어졌다. 산에서 나무 작업을 할 때 한족에 주는 힘이 엄청나단다. 전기톱에 밀리지 않으려 용을 많이 쓴단다.
아뭏든 몸전체를 리모델링 한다.
이 리모델링은 매우 일시적이다. 하루이틀 몸이 좀 좋아진 느낌이지만 곧 돌아간다. 아픔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스스로 운동을 해야 한다. 갈카 준 방법으로.
박선생은 그것을 하기 어려우니 안타깝다.
영철형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릴 때 부터 큰 키로 허리가 아팠던 형은 허리에 대한 경험이 많다. 옛날 밀양까지 기차를 타고가서 교정을 받았던 경험들 부터...
아픔 - 그리고 자기만의 방법 찾기 - 실천하기
하루 두어시간 운동한다 한다.
그리고 고관절이 아파서 이렇게 해봤다 저렇게 해봤다 등등
난 그냥 누우시라 한다.
비틀어진 몸
엎디리니 박선생이나 형이나 다 거서 거다.
몸이 비틀려 왼어깨는 많이 내려와 있고 오른견갑골은 쏫아 있다.
몸 전체를 풀어준다.
일어나더니 반응이 제일 좋다.
<이 사진이 어떻다고? 많이 삐뚤어진 몸이다. 이 정도면 견갑골이 아프고 어깨도 아프다, 목도 부실하고>
"우와, 억수로 시원하고 좋네, 니를 선생으로 모셔야 겠다."
" 쟈가 아프먄 큰일 난다. 니가 신경 많이 써라. 내가 병원하고 수술 날짜 까지 잡아 줬는데 안한다 하여 몸살림운동이 어떤건가 궁금했다"
형의 간곡한 이야기를 모른체 할 수 없다.
지난 금욜 갔는데 어제 다시 방문했다.
교정의 반복
몸을 뻗는 방법을 하나 가르쳐 준다.
형은 자기가 걷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
나는 그것을 버려라 한다. 형 몸이 그것 때문에 더 망가졌다고.
인간이 직립보행하게된 것은 허리가 섰기 때문이라고
그 누구도 이 근본을 무시하고 엄뚱 이야기를 한다.
형은 책을 보고 골반으로 걸어야 겠구나 생각하고 방법을 연구했다 한다.
첫 단추를 완벽하게 잘못 낀거다.
밖으로 나가 걷는 방법을 이야기해 준다.
아침에 걷기를 가지고 할 수 잇는 운동도 이야기 해 준다.
집에 까지 모셔다 드리니 무릎을 이야기 한다.
차에서 내려 평소 무릎을 어떻게 해 주는가를 이야기 한다.
형은 해 보겠다 한다.
워낙 부지런한 사람이니 잘하실거다.
방석을 가져가서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을 내가 잊었다.
이 번 주 안으로 댁에 들리겠다 한다.
들려서 형 이야기를 얼마나 또 더 들어야 할까? ㅎ
16일에 올린 <시 읽기 좋은 날>(이용학,2016>의 시를 어제 올렸다.
숙누님 아버지 상 때문에 뒤로 밀었다.
블로그에는 오늘 올린다.
3월 16일
그래 그 무렵이었다… 시가
날 찾아왔다. 난 모른다.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겨울에선지 강에선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도 모른다.
아니다. 목소리는 아니었다. 말도,
침묵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거리에선가 날 부르고 있었다.
밤의 가지들로부터
느닷없이 타인들 틈에서
격렬한 불길 속에서
혹은 내가 홀로 돌아올 때
얼굴도 없이 저만치 지키고 섰다가
나를 건드리곤 했다.
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입술은
얼어붙었고
눈먼 사람처럼 앞이 캄캄했다.
그때 무언가가 내 영혼 속에서 꿈틀거렸다,
열병 혹은 잃어버린 날개들.
그 불탄 상처를
해독하며
난 고독해져 갔다.
그리고 막연히 첫 행을 썼다.
형체도 없는, 어렴풋한, 순전한
헛소리,
쥐뿔도 모르는 자의
알량한 지혜.
그때 나는 갑자기 보았다.
하늘이
흩어지고
열리는 것을
행성들을
고동치는 농장들을
화살과 불과 꽃에
들쑤셔진
그림자를
소용돌이치는 밤을, 우주를 보았다.
그리고 나, 티끌만 한 존재는
신비를 닮은, 신비의
형상을 한,
별이 가득 뿌려진
거대한 허공에 취해
스스로 순수한
심연의 일부가 된 것만 같았다.
나는 별들과 함께 떠돌았고
내 가슴은 바람 속에 풀려났다.
시(詩) - 파블로 네루다.
흔히 칠레를 대표하는 민중시인이라 얘기하는 파블로 네루다는 참 다양한 이력을 지녔습니다. 시인, 공산주의자, 외교관, 상원의원, 대통령 후보, 망명객..... 그리고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저는 제대로 된 시 한편 쓴 적이 없지만 네루다의 이 시를 읽으면 자신이 사는 세상을 찬찬히 만나기만 하면 누구나 시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
<참조>
'모든 꽃을 꺾을 수는 있어도,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네루다
*** 네루다 관련 영화
<네루다>(2016, 파블로 라라인)
<일 포스티노>(1994, 마이클 래드퍼드)
2010년 칠레 광산에 갖힌 광부 33명, 69일 만에 극적 구출(영화 <33>(2016,패트리시아 리건)), 광부들은 <네루다의 시>를 읽으며 버텼다고 합니다. 이 때 “시”가 네루다 시인의 시를 말하는지 네루다 시의 “시”를 말하는 진 잘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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