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부산국제영화제 그리고 김혜리

무거운 빈가방 2010. 10. 25. 06:00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났다. 팀들이 모여 간단히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한해가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이번에 25편을 보앗다. 금요일과 폐막작은 참여하지 못했고 나머지 기간에  영화를 보앗는데 이전처럼 그리 아둥바둥하진 않았다.  뭔가 모르게 조금씩 지쳐가는 자신을 보고 있는 탓이리라.

 

나름 영화의 순위를 분류하려는데 너무 힘들다. 장르에 따라 또 내 취향에 따라 미묘한 차이들이 많기도하고 의미도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호기심으로 분류하다가 그냥 1에서 5군까지 잡고 분류해 보앗다

문제는 론도다 잘보다가 마무리 단계에서 잤다. 신의 존재와 심판에 대해 임하는 랍비의 이야기인데 흥미있는 내용이 많앗다. 그래도 흥미롭다 하여 다 봐지는 것은 아닌가 보다. 1-2위 군에 넣으면 되겠다 싶은데 이건 담에 기회되면 다시 보고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1. 그을린, 모정과 사랑 사이, 순수소녀, 뱅뱅클럽 ,리틀 로즈, 차가운 열대어

2. 세상의 끝에서, 시행착오,  조금만 더 가까이, 그리고 세번째 날에, 비 두려워마 , 바람이 나를 데려다 주려마

3. 월 스트리트, 타이거 팩토리, 어느 감독의 수난, 악인, 된장, 산사나무아래서, 사랑이 찾아 올 때, 아들의 연인

4. 새하얀 세상,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

5. 줌 헌팅 댄싱 채플린

* 론도

* 최고의 상업영화라 할 수 있는 월스트리트와 된장은 기대에 많이 미치지를 못했다. 산사나무아래도 마찬가지네. 감독의 힘은 여전히 살아있기에 4위군으로 밀리지 않고 3위라도 지켜내었다. 악인마저 3위에 넣으니 어느새 취향이 상업영화의 재미에서 문제성을 가진 뭔가를 꼬집어 내는 독립영화 쪽으로 많이 기울여진 것 같다. 곡 이것만 아니더라도 이건 국제영화제니 더 그런 것은 아닌가 싶다.

 

블로그를 만들고 난 뒤 힘도 많이 들고 용도 많이 썼다. 그래도 즐거웠다. 살면서 어떤 하나에  집중해 본 적이 거의 없는 나이기에 집중할 뭔가가 있었다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행복이었다.

 그렇지만 중딩 수준에도 미치는 못하는 단어의 사용이나 글빨들 때문에 갈등도 참 많앗다. 계속하기도 그렇고 안하려니 습관 때문에 너무 허전할것 같기도 하고. 

 혼자 뱉고 혼자 반복하는 일은  일기와 다름없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갈수록 든다. 영화에 대해 나눌 대상이 없다는 것은 더 갑갑한 현재 내모습을 더 강하게 반영한다는 생각으로 많이 괴롭기도 하다.

 

늘 혼자 지내는 것은 이제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무것도 나누지 못하면서 공개된 상태의 글을 적는 것은 참 이상하다. 마치 공공 장소에서 배설을 하는 기분과 비슷하다.  배설해도 날 쳐다 보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관계없지만 그래도  부끄럽겠지.

매우 많이 부끄럽다.

 

버지니아 울프는 고백했다. 글 쓰기의 나쁜 점은 남의 평가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는 점이다. 칭찬 받지 않으면 아침에 일어나 글 쓰는 일이 힘들어진다고. 그건 영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 작가는 30분의 의기소침 뒤에 다시 시도할 수 있지만 영화감독들은 다음 시도까지 가라앉지 않고 수면에 떠있도록 자기를 지탱해야 하는 시간이 아주 아주 길다.

 김혜리가 시네21에 적은 글이다.

 

이 글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런데 마음 깊이 공감이 간다.

 

아무 창작도 없이 남의 창작만을 즐기는 사람은 어떠할까? 무슨의미가 있으며 무엇 때문에 남의 창작만을 가지고 즐거워하고 분노하고 할까?

 

가끔의 즐거움이 있지만  외로움이란 섬 속에 살아가는 것은  현실에서만 족해도 되겠지. 인터넷 공간에서 조차 그러하다면 이 공간이 무슨의미가 있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