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각의 제국 - 사랑에 모든 것을 태울 수 있는 감각과 시대의 저항이 담긴

무거운 빈가방 2010. 7. 28. 00:27

10- 07 -22 감각의 제국 - 사랑에 모든 것을 태울 수 있는 감각

 

(1976) 愛のコリダ In the Realm of the Senses / 서울아트시네마

 

 영화는 참 오래되었고 35년 이란 세월이 흐른만큼 그들의 사랑도 오래되었겠다.

 몸 하나로 그렇게 몸에 모든 마음을 다 동원하여 불태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해탈이 아닌가? 그러기에 그들은 죽어서도 피안에서 만나 붉은 노을처럼 그들의 몸과 마음을 물들이리. 하루도 쉼없이.

 

 자신의 영화에 거의 빠짐 없이 등장하는 섹스에 대한 탐닉을 오시마 감독은 이 주제 하나로만 일관되게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가짐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전엔 전혀 몰랏으니 그냥 감각적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고 비디오 빌렷을 때도 그저 졸면서 봤던 영화였으나 오시마 감독의 영화를 몇편 보고 나니 이 영화도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오시마의 사상을 변화시키거나 뛰어넘는 그런 작품이 아니라 오시마 세계안의 작품 중 하나임으로 보여 진다. .

 

 촬영은 비록 일본에서 했으나 자본과 편집은 프랑스에서 했다하니 당시 일본 영화의 한계를 뛰어 넘고픈 감독의 동원 방법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무엇으로 국외에서 영화를 만들어 국내 제도를 비웃어 줄 것인가? 오시마의 고민이었지 않는가 싶다. 섹스에 대해 가장 용납하는 분위기인 일본 사회. 그러한 사회에 그 주제조차도 펼치지 못하는 허구성을 비웃어 주면서 자신이 탐구해 온 주제를 함께 다뤄내는 쾌거를 꿈꾸며 이 영화를 촬영하지 않았을까? 그가 만들었기에 이태리에서 조차도 일부 장면(삶은 계란을 품는)을 삭제 했다하는 영화를 탄생시켰지만 전혀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감독의 이런 평소 노력 덕분인 것 같다.

 

 서울 아트시네마에 가득 메운 그의 화면(사람도 가득 찼다.)은 모든 것을 다 보여주더라도 아름답게 비친다. 성에 자신의 감각을 총동원하여 사랑하는 이에 대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사다의 갈구는 그녀를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키치조의 동조와 만나 잠시도 쉴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영원한 섹스를 이루어낸다. 경이롭고도 부러우며 몸만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모든 것을 불사를 수 있는 사람의 모습에 존경을 보낸다.

 

 감독은 이들의 사랑과 갈구를 멋진 색체 속에 담아내었다. 그들의 옷, 방 구석구석에 베여 잇는 듯한 그들의 내음과 색체, 피와 피로 새긴 사랑의 글씨 이 모든 것이 머리와 가슴에 담아내도록 하니 머리는 어지럽고 눈은 즐거우며 가슴은 심하게 뛰어 안정 되지 않는다.

 

 그럼 이전 영화와 비교해 약간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나는 몇몇 영화에서 오시마 감독이 여성을 함부로 다룬다는 표현을 써왔다. 지극히 남성중심적이며 여성은 언제나 도구로 작용하는 모습들을 이야기 하면서. 그런데 '감각의 제국'은 정반대는 아니더라도 중심은 여성이다. 사다라는 존재는 자신이 가진 욕망을 마음껏 펼치려 노력하고 남자도 그것을 받아드리면서 오히려 자신의 애인 사다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주려 노력한다. 그가 죽기 전에도 기꺼이 그녀를 위해 목을 내어주려는 듯한 말과 표정은 바로 그러한 의미가 아니겟는가? 징치적 관심에서 이제 더 이상 정치를 통해 당신이 관철 시킬 수 있는 힘을 잃은 모습들도 여기에 비쳐지는 것은 아닐까?

 

70년대에 만든 영화이니 당시에 불러일으킬 관심과 비난은 대단햇을 것이다. 우리도 에술영화란 명목으로 시네미테크에서 볼 수잇으니 완전판이 가능하지(이것도 안짤랏다는 보장은 없겠네, 이전에 완전판을 본 적이 없으니^^) 일반 상영관이면 불가능할 것 같다. 지금도. 그러니 40년 가까이 지난 우리의 영화 행정에 대해서도 오시마 감독은 비웃고 있는 것이 아닐까?

 

 교사형으로 나를 무릎 꿇게 하더니 감각의 제국으로 이젠 존경 말고는 표현할 길 없게 만든다. 현재까지 마지막 작품이라할 수 있는 '고하토'를 지금 본다면 느낌이 또 다를 수 있겟다. 넘치는 존경심으로 볼테니까...

 

 1. 아래 제작 노트를 보면 너무 재미잇다. 76년에 개봉한 일본의 상영시간이 104분인데 2000년에 상영한 한국의 상영시간이 83분이다. 109분짜리 영화를 83분으로 처리 했으면 얼마나 난도질 했겟나? 차라리 상영을 말지.. 그러니 이 비디오를 빌린 내가 졸지 않앗겠나? 성기가 눈에 들어왔다면 졸지 않았겠지.

 

2. 아베 사다를 연기한 마츠다 에이코는 이 작품 말고는 다른 작품이 안보인다. 일생의 역작 하나를 남기고  다신 출연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http://www.youtube.com/watch?v=bk_aOjfkCrY

이 동영상은 섹스 장면을 빼고는 영화의 분위기를 매우 많이 느낄 수 있다. 그들의 색스가 자극적이지 않는 것은 그들의 사랑이 결코 육감적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용 중 그와 잠시 떨어져 기차를 타고 가는 그녀가 그의 옷을 걸치고 그의 냄새를 맡는 사다의 장면은 사랑의 깊이가 어느 정도임을 실감나게 한다. 나도 그녀의 옷에 베인 그녀 내음을 맡으면서 잠들까나?

 

http://www.youtube.com/watch?v=v9Eg23oqtPw

탐닉이 갈수록 갈수록 강하니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

 

***************************************************

 사진을 많이 넣었다. 선전물엔 감독의 각오와 이야기도 있다. 기억해 보고 싶어서다.

 

 

 

 

 

 

 

 

 

 

 

 

 

 

 

 

 

 

 

 

 

 

 

 

 

 

 

 

 

 

 

 

 

 

************************************

요약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일본, 프랑스 | 83 분 | 개봉 2000-04-01 |

감독 오시마 나기사

출연 후지 타츠야 (이시다 키치조 역), 마츠다 에이코 (아베 사다 역), 나카지마 아오이 (토쿠 역), 세리 메이카 (마츠코 역), 아베 마리코 (키누 역)

1936년, 도쿄의 요정 주인 이시다 기치조(타츠야 후지)가 성기가 잘린 채 변사체로 발견된다. 수사를 벌인 경찰은 요정의 종업원인 아베 사다(에이코 마츠다)를 범인으로 밝힌다.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은 3개월 동안 밀애를 나누다가 기치조의 부인을 속이고 요정에 틀어박혀 사랑을 나누어왔다. 두 사람의 사랑은 애정을 넘어서 서로의 육체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나고 결국 사다는 기치조를 영원히 자신의 남자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으로 그를 교살한다.

기치조의 성기를 자른 사다는 이불과 시체에 '사다와 기치조 둘이서 영원히' 라는 문구를 피로 새기고 행복한 표정으로 그의 옆에 눕는다. 그로부터 며칠 후 체포된 사다의 손에는 종이에 꼭 싸인 기치조의 성기가 있었다.

이영화의 키워드 : 사랑

 

제작노트

일본의 군국주의가 한창이던 1936년. 도쿄의 한 여인숙에 틀어박혀 오로지 섹스에만 몰두하다 애인을 살해, 성기를 절단해 사라진 아베 사다의 실제 이야기를 모델로 한 영화. 프랑스와 일본의 합작 영화로 성에 관한 충격적인 묘사 때문에 감독 오시마 나기사가 기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질 정도로 당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온 작품. 사랑과 죽음에의 충동을 파격적으로 묘사한 이 영화는 대담한 성 묘사에도 국제적으로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은 오시마 나기사 최대의 문제작이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 2010 오시마 나기사 회고전)

국가별 정보일본 R-18 | 1976.10.02 개봉 | 104분

한국 청소년관람불가 | 2000.04.01 개봉 | 83분

프랑스 1976.09.15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