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26 나쁜 놈일수록 잘 잔다 - 나쁜 놈은 사회적 구조물이다. 시네마테크 부산
영화적 감동은 나무랄데가 없다. 구로사와는 그의 주특기대로 대칭형 화면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화면 가득 담아내면서 악에 대한 모습과 행동들을 보여준다. ‘나쁜놈’이란 제목하에.
시작과 끝이 보여주는 장면들은 스릴러로 보아도 충분할 정도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한다. 공포를 만들어 내고 그 공포의 결말을 정지된 장면으로 처리하듯 하여 지금까지 끌고오든 주인공의 활약은 화면에서 배제해버린 채 잘잘놈이 한둘이 아닌 사회적 구조를 펼치면서
결말을 맺는다. 어쩌면 허무함으로 채운 듯하고 한편으론 그 누구도 부조리한 구조에서 벗어날 길 없다는 사회적 절규를 남긴 듯 하다.
그러나 나는 의문이 든다. ‘라쇼몽’에선 희망을 노래햇는데 왜 이 영화에서는 희망 보다 윤회처럼 끝나지 않는 ‘악의 영구함’으로 맺엇을까? 더 큰 악은 눈에 보여주지를 않고? 그가 다뤄 봣던 하층사회는 벗어날 길 없는 현실이었고, 상층부는 범죄의 구성원일 뿐이엇을게다. 그러니 엣 영화에서는 언제나 희망찬 미래로 결론을 내리거나 그러지 못해도 미래에 대한 뭔가를 남길 수 잇는데 반해 지금 그 당시 그의 현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니 명감독은 보이지 않는 힘을 통해 현재의 허무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쁜놈....’은 1960년에 선보인 통큰 수작이라 정의하고 싶다. 인물들의 설정과 각 인물에 의해 보여지는 미래나 과거에 대한 복선과 암시와 반성, 회한 등의 표현은 현대의 어떤 영화에도 견주어 부족함이 없다. 주인공 미시(미후네 도시로)가 자살한 후류야의 아들임이 밝혀지는 한 장의 사진은 매우 어설프다. ‘옥에 티’다. 미후네 도시로를 또 보게되는 고통은 그냥 두고라도.
영화의 주 내용들이 다 담겨져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x9lrqByzdwo
미묘한 대비를 보여주는 영화음악이다. 일본의 영화음악 수준이 제법 높다는 것을 알 수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Cut6ajjJbic&feature=related (Music for Film: The Bad Sleep W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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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일수록 잘 잔다 (1960) 悪い奴ほどよく眠る The Bad sleep well
요약정보 스릴러, 드라마 | 일본 | 150 분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출연 미후네 도시로 (니시 코이치 역), 모리 마사유키 (이와부치 역), 카가와 쿄코 (니시 요시코 역), 미하시 타츠야 (이와부치 타츠오 역), 시무라 다카시 (모리야마 역)
어느 대기업 회장의 딸과 회장 비서의 결혼식장에 케이크가 배달된다. 몇 년 전 기업의 뇌물 수수 스캔들을 잠재우기 위해 강제적으로 투신자살한 간부의 아들이 보낸 것이다. 케이크의 배달을 시작으로 그의 복수가 시작되는데...
이영화의 키워드 : 복수
제작노트
1959년 구로사와 감독이 설립한 ‘구로사와 프로’의 첫 작품으로 공직 사회의 부패와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비판이 가장 직접적으로 표출된 작품으로 꼽힌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연상시키는 복수극의 형식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과 부패의 근원을 파헤쳐가는 한 청년의 복수와 갈등, 좌절의 과정을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를 빌려와 극적으로 그려간다.
정부 주택공사 이와부치 부회장의 딸 요시코와 비서 니시의 결혼식장에 의문의 케이크가 배달된다. 5년 전 뇌물 스캔들에 휘말려 투신자살한 후류야가 뛰어내린 건물 모형의 케이크를 본 후 굳어지는 이와부치, 그는 모리야마, 시라이 등과 함께 당시 스캔들의 배후로 지목됐던 인물이었다. 한편 공사 입찰과 관련된 뇌물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에게도 비리와 관련된 의문의 정보가 계속 전달된다. 이와부치는 그 비밀의 인물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후류야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었고 그가 바로 니시였음을 알게 된다. 니시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이와부치의 딸과 결혼까지 했지만 요시코에 대한 동정과 사랑, 죄책감에 괴로워하고 요시코 역시 자신에게는 좋기만 한 아버지가 악인이라는 사실에 갈등한다.
구로사와 영화로는 드물게 부패를 파헤치던 주인공의 실패와 비극적인 최후를 그리고 있는 영화는 비관적인 제목 그대로 불의가 정의를, 악이 선을 지배하는 부패한 현실의 단면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거대한 구조적 모순에 대해 비판한다. 그 거대한 고리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이와부치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세상의 악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모두가 떠난 후 홀로 남은 채 고위 관리의 전화에 굽신거리는 이와부치의 모습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 역시 권력과 구조의 희생자임을 보여준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는 이 영화를 특히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히 <대부 2>의 마지막 장면은 권력과 지위는 지켰지만 홀로 외로이 남겨진 이와부치의 모습을 담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케 한다.
(한국영상자료원 - 2010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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