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보이 (2011) Tomboy
옷 상표도 “톰 보이”가 있어서 뭔가 의미 있겠다 찾아보니, 제법 여러 의미와 늬앙스가 있다.(아래에 나무위키 글을 두었음)
<톰보이>는 참으로 눈부신 영화다.
최근작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 셀린 시아마)에서 보여준 여러 모습들이 여기에서 출발했음을 볼 수 있다.
“선택의 자유로움”을 줘야 한다는 인간 사랑을 근본으로 한 시나리오에다가 사람의 표정을 잡는 카메라의 응시는 숨막힐 지경이다.
여기에다 어린 배우들의 연기는 어떠한가!
딱 고만한 나이쯤의 연기에다가 묘한 표정들은 주연인 <조 허란>(이름만 보면 한국 사람인 듯, 옛날 띄어쓰기 이름도 그렇고 ㅋ) 뿐 아니라 모두에게 찬사를 바쳐도 충분하다.
아이는 머리는 짧게 깍았지만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모호하다. 표정도 그렇다. 행동도 그렇다.
이렇게 시작하여 아이의 동선과 시선을 따라가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카메라는 선을 넘지 않는다. 더 깊이 보여주려거나 많은 장면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많은 대화로 느낌을 침범하지도 않는다. 부모는 부모만큼, 그래서 잔소리 쟁이 부모로 힘들 필요가 없다. 아이에 대한 많은 신뢰를 보여주는 게 저쪽 중산층 부모의 모습인가?
아이들은 그 시절 그냥 개구쟁이다. 뭔 깊은 뜻이 있거나 어른스러운 건 없다. 그냥 나가서 마냥 정신없이 뛰어놀면서 자신을 뽐내고 싶다. 아이가 다 그렇지 않는가!
<톰보이>는 딱 그런 영화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왜이렇게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가!
사람의 자유의지를 믿고 그것을 찬양하고 주장하는 감독의 의지가 표출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딱 고만큼만 표현하고 멈출 줄 아는 이야기와 응시의 카메라도 큰 몫을 했다.
“미카엘”이라 스스로 이름지은 “로레”는 여자아이지만 남자처럼 놀고 싶다. 여기서 이 아이의 성정체성을 따질 일은 아니다. 이 아이가 크면서 어떤 선택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기에 영화를 보면서 퀴어, 레즈 등의 생각을 안하는게 관람에 도움 될 것 같다.
우리 꼬마 때는 머리 빡빡 깍고 치마입고 다니는 여자애들이 유난히 많았다. 내 동생도 그리 다녔다. 물론 여러 이유로 부모가 깍은 것이다. 놀림도 많이 받았지만. 우리 동네 여자 아이 한명은 서서 오줌 누기도 했다. 처제는 다 클 때 까지 동네에서 남자인 줄 알았다. 자기 선택은 아니었지만.
막 이사 온 “미카엘”은 머슴애 보다 더 머슴애 같고 잘논다. 모두 머슴앤 줄 알고 여자애도 따르고 남자애들도 부러워하고. 남자들과 놀려면 남자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힘자랑 뿐 아니라 외형도.
로레의 미카엘 되기 위한 노력도 참 재미있고 유머스러우며 활기가 넘친다. 때론 딱하기도 하고.
동생 문제로 싸우게 되고, 맞은 남자 아이는 엄마한테 일러, 손 잡혀 미카엘 집에 가서 따지기도 한다. 내일 모레 학교에도 가야 한다.
당연히 엄마에게 들키겠지.
이사 와서 놀고 들키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잔잔한 일상을 보여준다. 동시에 눈부시기도 하다. 입술을 깨무는 미카엘과 고민에 빠지는 미카엘, 어린 동생(잔: 말론 레바나)은 자기와 놀아주기만 하면 언니의 청을 연기하듯 받아준다. 그런 모습. 이런 미카엘에 반한 ‘리사’(진 디슨)의 사랑과 실망 그리고 이해.
<톰보이>는 아이들을 통해 볼 수 있는 인생의 영화다.
누가 무엇을 선택하든 우리가 어떤 모습을 취할지 방향을 은근히 제시한다.
삶은 자유롭고 인생은 자기 선택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랑해야 한다.
**** 톰보이 : 나무위키
톰보이(tomboy)는 활달하고 남성스러운 여성, 특히 10대의 여자아이를 의미하는 영단어로, 영미권에서 가장 흔한 남자 이름인 Tom에 소년을 뜻하는 Boy가 붙여져 만들어졌다. 구체적으로 톰보이는 성적 기호와 상관없이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를 뜻한다. "톰보이"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남성성"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단어이므로 이에 거부감을 느낄 여지가 있다. 다만 보통 톰보이라고 하면 감탄의 의미가 담긴 경우가 많다. 쿨한 클래스메이트를 보고 반하여 친구에게 "걔 정말 톰보이스럽지 않아? 너무 멋있다." 식으로 말한다거나, 관객들이 영화 등에서 나온 인물에게 "나는 그 톰보이 캐릭터가 좋았어." 라든가. 한국어로는 말괄량이, 선머슴 등으로 번역되기도 하나 뉘앙스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사실 보이시에 밀려 국내에서는 그다지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기도 하다. 걸크러쉬와는 의미하는 바도, 지칭하는 영역의 범위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구분에 주의 해야한다.
반대말로는 여자다운 여자아이의 뜻으로 girly girl, 여성스러운 남자아이의 뜻으로 시시(sissy)가 있다. 참고로 후자는 톰보이와는 달리 노골적인 멸칭이니 사용에 주의를 가해야 한다. 한국어에 비교하자면 대략 "너 완전 계집애같구나"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톰보이(tomboy)라는 반댓말로 톰걸(tomgirl)이란 말이 혼용되고 있다. 이쪽은 주로 어둠의 영역 동인 계열에서 주로 쓰이고 있으며, 아예 그냥 소녀스러운 의상을 입은 소녀스러운 성격의 소년을 지칭한다.
톰보이와 같은 조어법으로 janegirl이라는 표현도 반대말로 쓰인다. 뜻은 시시(sissy)와 같다.
동성애자 비율이 꽤 높은 편인[1] 필리핀에서는 레즈비언 중 남장을 하고 남성의 역할을 하는 이들을 톰보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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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이 (2011) Tomboy
드라마 프랑스 2020.05.14 개봉 82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 셀린 시아마
(주연) 조 허란
새로 이사 온 아이, ‘미카엘’.
파란색을 좋아하고, 끝내주는 축구 실력과 유난히 잘 어울리는 짧은 머리로
친구들을 사로잡는 그의 진짜 이름은 ‘로레’!
눈물겹게 아름답고, 눈부시게 다정했던
10살 여름의 비밀 이야기가 시작된다!
[ SUMMER SECRET MOVIE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셀린 시아마 감독 작품!
마음 속 깊이 품고 있던 단 하나의 이야기!
5월 14일 국내 개봉을 확정 지은 영화 <톰보이>는 내가 원하는 ‘나’이고 싶은 10살 ‘미카엘’의 특별하고 비밀스러운 여름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작년 한 해, <기생충>의 가장 유력한 경쟁 상대로 지목된 작품이자, 제72회 칸영화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 수상을 비롯해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감독 셀린 시아마의 두 번째 작품이다. <톰보이>는 어린 시절 속 선명하게 남아있는 경험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두의 인생 영화이자, 오랜 기간 동안 셀린 시아마 감독이 마음 안에 담아둔 이야기로 알려져 더욱 기대를 높인다. 특히 셀린 시아마 감독은 <톰보이>에서 스스로 꿈꾸고 바라는 ‘나 자신’이 되고자 하는 10살 아이를 함부로 재단하거나 대상화하지 않고 그려내는 동시에 그 주변에 도사린 일상의 고요한 폭력을 섬세하게 그려내 뜨거운 지지를 끌어낼 예정. 또한, 지적이고 세련된 영화 언어를 구사하는 셀린 시아마 식 섬세한 연출과 치밀하고 정교하게 설계된 미장센, 어린 배우들의 사랑스러운 연기 역시 셀린 시아마 감독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톰보이>를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로 손꼽히고 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완벽한 감독’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새로운 세대의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셀린 시아마의 영화 세계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작품 <톰보이>는 이번 여름, 다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국내 관객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상!
전 세계를 극찬으로 물들인 빛나는 수작!
관객 개봉 소취 0순위, 어메이징 입소문 화제작!
발표하는 작품마다 세계의 영화제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아온 셀린 시아마 감독답게 그의 두 번째 작품인 <톰보이> 역시 해외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찬사를 받은 빛나는 수작이다. <톰보이>는 첫 공개와 함께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테디상 수상을 비롯해 제14회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독립영화제 3관왕 수상, 오데사국제영화제 2관왕 수상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았다. 평단으로부터는 “셀린 시아마 감독에게 찬사를!”(Toronto Star), “유머와 사랑으로 혼란을 담아낸 성장담”(Hollywood Reporter), “셀린 시아마의 섬세하고 세밀한 초상화”(Time Out), “그 어떤 영화보다도 깊이 있고 따뜻한 작품”(Examiner.com), “어린 배우들의 연기에 혼란과 기쁨, 모든 게 담겨 있다”(New York Times), “셀린 시아마는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밝고 젊은 목소리를 내는 감독”(Little White Lies) 등 극찬을 이끌어내며 작품성과 높은 완성도를 입증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제1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되어 아이틴즈 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개최된 셀린 시아마 감독 기획전에서 연일 매진을 기록해 단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영화를 미처 보지 못한 관객들의 열렬한 개봉 요청은 실제 <톰보이>의 정식 개봉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극장에서 <톰보이>를 볼 수 있게 된 관객들은 개봉 전 진행되는 다양한 프리미어 상영회에서도 매진 릴레이를 이어가며 N차 관람을 예고하고 있다. 탄타한 팬덤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톰보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극장가에 활기를 더해줄 작품으로 심상치 않은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눈빛
마음을 뒤흔드는 얼굴!
전 세계를 매료시킨 배우들의 눈부신 연기!
<톰보이>의 포스터가 공개된 직후 가장 먼저 예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바로 주인공인 ‘미카엘(로레)’의 눈빛이었다. 울음을 참고 있는 것 같기도, 혹은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한, 그야말로 한 번 본 순간 마음을 파고드는 인상적인 얼굴은 많은 설명 없이도 단숨에 보는 이의 마음을 매료시킨다. 캐스팅 오디션을 시작한 첫날, 배우 ‘조 허란’을 단번에 주연으로 발탁했다고 밝힌 셀린 시아마 감독은 “영화 제작비도 마련되기 전이었지만, 나는 ‘조 허란’을 만난 순간 그녀만 있다면 무조건 이 영화를 할 수 있을 거란 걸 알 수 있었다”라고 전하며 배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첫눈에 가늠하기 어려운 중성적인 외모로 시선을 잡아끄는 배우 ‘조 허란’의 깊은 눈빛은 영화를 보는 내내 문득문득 마음을 시리게 만들며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한다. 여기에 극 중 활기를 부여하는 동생 ‘잔’ 역의 배우 ‘말론 레바나’ 역시 큰 몫을 해낸다. ‘잔’은 ‘미카엘’이 즐거울 땐 밖에 나가서 함께 어울려 놀고, ‘로레’가 외로워할 땐 곁을 지켜 주고 싶어 하는 인물.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마다 세상에서 가장 찬란하고 밝은 기운을 뿜어내는 ‘말론 레바나’는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영화에 숨결을 불어 넣는다. 마지막으로 ‘미카엘’의 친구 ‘리사’ 역의 배우 ‘진 디슨’은 신비로운 분위기로 눈길을 끈다. 특히 영화의 엔딩에서 가장 의미 있는 얼굴이 되어주는 만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으로 영화의 한 축을 단단하게 유지한다. 아울러 영화 속에서 주연 배우들만큼 놀랍도록 생생한 연기를 펼치는 아역 배우들은 배우 ‘조 허란’의 실제 친구들로 캐스팅했다. 덕분에 <톰보이>는 배우들의 자연스럽고 날 것 같은 케미스트리가 더해져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어린이 배우들의 자연스러움을 이끌어내 본연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캐치해낸 섬세한 연출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마음을 뒤흔드는 아름다운 연기는 <톰보이>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지키고 싶은 미카엘의
특별하고 비밀스러운 여름 이야기!
눈물겹게 아름답고 눈부시게 다정했던 당신의 여름에 보내는 위로와 응원!
셀린 시아마 감독은 어린아이들은 오히려 모든 것에 열려있기 때문에 정체성을 갖고 놀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규정된 성 역할이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뜻이기도 하다. 치마보다는 바지를, 화장보다는 축구를 좋아하는 ‘미카엘’이 거짓말을 한 것 또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단지 좋아하는 것들을 더욱 편하게,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톰보이>는 싱그러운 여름날을 배경으로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던 아이가 성 역할을 거부할 때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을 섬세하고 사려 깊은 연출로 그려내며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성 고정관념과 젠더 이슈에 관한 메시지를 던진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어린 시절, 짧은 머리든 분홍색이든 인형놀이든 사회가 정해 놓은 기준 때문에 원하는 것을 강제로 차단당했던 경험이 있는 세상의 모든 ‘로레’와 ‘미카엘’의 어떤 순간으로 건너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한다. 또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카엘’과 ‘리사’의 팝 댄스 장면과 동생 ‘잔’과 ‘로레’의 유쾌하고 따스한 교감, 여름날을 배경으로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청량한 영상미와 생동감 넘치는 웃음으로 분위기를 환기한다. <톰보이>는 눈물겹게 아름다웠던 그 시절, 10살의 나에게 ‘괜찮다’는 용기와 응원을 주는 작품이자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 리스트에 오를 수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잊을 수 없는 여운과 감동으로 깊이 각인될 것이다.
[ PRODUCTION NOTE ]
감독이 원하는 방식 그대로 만들어진 영화
01. <톰보이>의 시작과 각본
<톰보이>는 셀린 시아마 감독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이야기였기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완성된 작품이다. 감독은 오랜 시간을 소모해가며 시나리오를 다듬고, 투자를 받기 위해 몇 년이나 기다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원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을 믿었다. 글을 쓴지 3주 만에 단숨에 완성된 <톰보이>의 각본은 셀린 시아마 감독의 ‘성장 3부작’ 중 하나로 불리며 모두가 지나온 유년기 시절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아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해야” 작품에 더욱 관대하면서도 한층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유년기의 정체성과 모호성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았던 감독은 ‘어린 여자아이가 어린 소년인 척하는’ 상황에서 시작된 영화의 큰 줄거리를 설정한 후, 마치 마피아에 잠입한 경찰 이야기처럼 관객이 공범처럼 느껴지게끔 이야기를 구성했다. 그로 인해 관객들은 소소한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밀도 높은 긴장감과 감정의 몰입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자매가 있기도 한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기반으로, 보다 친밀한 자매애 영화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무엇보다 ‘로레’와 여동생 사이의 애틋함과 친밀함을 구현하는 데 공을 들였고 그로 인해 가장 사실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자매가 탄생했다.
캐스팅 시작과 함께 처음 만난, 조 허란! 그의 실제 친구들을 캐스팅하다!
02. 촬영 3주 전 진행된 캐스팅 비하인드
<톰보이>를 제작하는 데 가장 중요했고 전부였던 것은 단연 캐스팅이었다. 남자아이라고 해도 믿을 법한, 소년처럼 행동하는 ‘톰보이’ 여자아이를 찾아내야만 했다.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캐스팅이 시작된 시점은 법(여름 동안 어린 배우들과 촬영을 할 때 필요한 정해진 행정적인 허가)으로 규정된 데드라인을 불과 3주 남겨둔 상태였다. 그렇게 캐스팅 첫날, 셀린 시아마 감독은 배우 ‘조 허란’을 만났고 운명처럼 ‘미카엘’ 역에 바로 캐스팅했다. ‘조 허란’은 기본적인 감정 표현에 능했고 포토제닉한 마스크로 단숨에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동생 ‘잔’ 캐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연, 자매 ‘조 허란’과의 케미였다. ‘잔’ 역할의 ‘말론 레바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는 물론 성숙한 말투와 밝은 성격만으로도 제작진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리사’ 역의 ‘진 디슨’은 에이전시가 아닌 외부에서 찾아낸 유일한 배우였다. 감독은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 잘 알고 있는 소녀가 아닌,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진 인물을 원했고 이에 ‘진 디슨’은 완벽하게 부합했다. 여기에 사실감을 배가시키는 ‘미카엘’의 친구들은 대부분 ‘조 허란’의 실제 친구들을 캐스팅을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낸다. 실제 친구들과 오랜 시간 쌓여왔을 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배우가 아닌 친구들을 섭외했고, 이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생생함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를 탄생시켰다.
“저렴하고, 가볍게! 하지만 예술적으로!”
03. 셀린 시아마 감독은 첫 작품 <워터 릴리스>가 뛰어난 작품적 성취를 거두고 평단으로부터 호평 세례를 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첫 작품보다 적은 규모의 예산으로 두 번째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투자사의 간섭 없이 자유롭고 자율적인 상황에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다양한 시도를 하고자 했고, <톰보이>는 그 지점에서 최적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제작비가 적다고 해서 저예산 영화처럼 보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랐기 때문에 오히려 예술적인 디렉션에 신경을 많이 썼다. ‘로레’의 붉고 파란 의상, 집 안의 민트색 플라워 배경지 등 <톰보이>의 색감은 단순하지만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색감으로 눈길을 끈다. 촬영의 경우 카메라를 촬영 감독 어깨에 대고 찍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했고 이는 역동적인 아이들의 움직임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다. <톰보이>의 촬영 철학과도 잘 맞닿고 인물 사진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사용한 덕분에 각 인물의 감정선이 중요한 클로즈업 장면에서 캐릭터들의 표정을 집중적으로 포착낼 수 있었고, 그 외 배경은 날리는 렌즈의 특성을 활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초록의 싱그러운 색감을 완벽하게 구현해내며 한 컷 한 컷 소장하고 싶은 영상미를 구현해 미학적으로도 관객들을 만족시킬 만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 03에서는 원래 내용에서 몇개의 단어를 삭제했다.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ㅋ.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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