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다로 가자 : 실향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펼치는 수작.

무거운 빈가방 2020. 7. 27. 14:43

바다로 가자(2018) Forbidden Fatherland

 

 

내 어머니(이후 할매라 부름)는 경북 영천 출신이다. 전쟁 중에 부산으로 홀로 피난와서 국제시장에서 동아대총장 사택 식모(당시는 다 이리 불렀다)로 살았다. 그러다 아버지를 만나 같이 살다가 우리 형제자매를 낳았다.

홀로 피난 오다 보니 당신의 적이 없다. 정부에서 이북이 고향인 분들에게 한시적으로 본적 만드는 것을 허용하여 함경도를 적으로 삼았다.

고향과는 어찌 연락이 되어 외삼촌이 한번 왔다 갔다 한다. 그리고 할머니 돌아가셔서 영천 갔다 오신 뒤 모든 연락이 단절되었다. 세월이 훨씬 흐른 뒤 삼촌을 한번 찾아보까요?” 물어 보았다. 할매는 찾아서 뭐하게 말아라!”

만남 이후 일이 오히려 걱정이었던 모양이다. 안좋은 추억이 있을 수도, 만남으로 서로 엮이는 게 싫을 수도 , 여러 이유가 있겠지. 이젠 누구인지 영원히 모르고 그냥 살아간다.

 

<바다로 가자>는 전쟁으로 헤어진 가족의 이야기다.

감독은 아버지를 중심에 두고 여러 실향민들을 찾아가서 인터뷰 한다.

그리고 약간의 해설을 한다.

 

 

<경계에서 꿈꾸는 집(2013,김량)>을 촬영할 당시 감독의 아버지는 몸이 멀쩡한 사람이었다. 5년 뒤 파킨슨 등으로 아버지는 수족을 잘다루지 못한다. 말도 어눌하다. 그의 눈에는 뭔가 그리워하는 것만 남아있고 웃음도 별로 없다. 과거의 기억도 이젠 제대로 떠올리지 못한다.

우리 실향민들의 현재 모습이리라.

 

<위안부>라 불리는 <성노예>를 감당해 온 할머니들도 생존해 계신 분이 몇 명 안남았다.

<실향민>들은 상대적으로 많지만 이들도 어느 정도 세월이 더 지나면 생존자는 다 사라질 것이다.

 

<김량>감독은 이런 분들에게 카메라를 둔다.

인터뷰에는 카메라를 꺼두는 시간들이 있다 한다.

처음엔 대체로 슬픔 때문에 말을 잇지 못하니 정리할 시간을 준단다.

가족에 대한 애타는 마음들이야 비숫하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극우다.

기독교 중심으로 쫓겨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이들 마음에 카메라를 둔다.

그래서 그들의 그리움이 화면으로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달된다.

 

여전히 겁먹은 사람들도 있다. 혹 말을 잘못하면 벌 받을까 하는 두려움은 자신은 모르게 튀어 나온다. 옛날 어릴 때 부르던 동요를 부르는데도 사상적인 것이 아니다라 단서를 단다.

 

<이산가족> 만남의 이벤트를 몇 년 진행 했지만 모두 이벤트로 끝난다.

어느 가족은 중국으로 가서 몰래 만나거나, 브로커를 통해 서신을 주고 받기도 한단다.

매우 극소수이다.

정치적 상황이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는 한 어느 쪽에서든 잘허락 되지 않는 부분이 되었다.

<동화경묘공원>(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로 98)은 실향민들의 무덤이다. 북한땅이 잘보이는 곳에 사람들이 자리한다. 통일이 되면 고향으로 가기 위한 가묘가 된다. 일반 무덤이지만 언젠가는 고향으로 옮겨지길 간절히 원하는 마음들이 북을 바라보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숫자상으로 실향민들은 51,079명 정도 남았다 한다.

 

인도주의적으로라도 이들을 만나게 하려면 관심이 필요한다.

통일이 아니더라도.

 

그런데 이들을 막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일단 남한에서는 매국친일파들이 중심이다.

이들은 남북한의 불안을 부추켜 권력을 먹고사는 권력충들이다.

남한사회의 가장 큰 종기다.

이들을 어느 정도 가라앉히려면 미약하지만 민주라고 부르는 세력들이 정권을 향후 30년은 더 잡아야 한다.

이 중에 제도 개혁을 통해 많은 길을 열어 두고, 서민들도 그래도 어느 정도는 먹고살 기틀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극우에 빌붙어 권력을 휘두르거나 돈을 취하는 무리들의 힘을 약화시켜야만 한다.

 

바다를 통해 멀리 고향을 바라보던 감독의 아버지는 세상을 저버렸다.

감독은 바다를 건너 그 곳으로 갈 것이다!“라고 마무리 짓는다.

응원한다. 나도 그리 되길 간절히 원한다.!

 

실향민들의 그리움을 카메라에 듬뿍 담은 <바다로 가자>,

그리움을 통해 한국의 현실을,

그리고 인도주의적 차원의 인류애를

보여 준 수작이다.

 

 

*** 감독의 오빠, 큰아들은 실향민들은 성격파괴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한다. 가족들이 그들의 그리움 대문에 많은 고통을 함께 받았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 어릴 때 노래를 불러준 가사 내용이다. 물론 사상적인 내용은 없다.

(가사가 틀릴 수도 있겠다. 내 글씨를 내가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저기 바다로 가자. 저기 산으로 가자

흰물새 훨훨 바위 우에 스쳐가고

새소리 바람소리 XX에 들려오는

저기 저 바다로 우리 가자

산에 가면 산새 물에 가면 물새

가고파라 아,,_____________

기쁜 우리 하늘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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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한국 2020.06.18 개봉 72, 전체관람가

감독 김량

주연 김주영, 이광자, 조영진, 박미성, 최준우, 홍근진, 김기형, 박경순, 김경재

 

 

존재했지만 부재했던 웃지 않는 나의 아버지.

가족들이 무관심했던 아버지의 삶을 통해

70년 대한민국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찾아가는 딥포커스 다큐멘터리.

 

연출의도

<바다로 가자>는 전쟁세대가 겪은 실향의 상처, 그리고 전후세대가 직면한 통일문제를 가족의 시선으로 아우르는 장편 다큐멘터리입니다. 20세기는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가장 격동적이고 가장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70년이라는 시간은, 고향을 잃고 가족과 소식이 끊긴 채 이 격동적인 시간을 살아남은 분들에게는 가혹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을 거치며 반공보수의 테두리 안에 갇혀 있는 그분들을 향한 전후세대의 시선은 차갑게는 무관심이, 뜨겁게는 분노와 원망을 품고 있습니다. 이제 그분들이 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을 이 다큐멘터리를 통하여 던지고 싶었습니다. 실향민이라는 전쟁세대가 고통스럽게 간직하고 있는 기억과 상실의 상처를 과연 역사 속에서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문제의식, 민족의 분단은 곧 가족의 분단으로 이어지는 이 현실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북한을 인식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