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1-04-25 윤샘 집: 미래를 만나고 현재 속에서 과거와 조우한 하루를

무거운 빈가방 2021. 4. 27. 15:06

2021-04-25 윤샘 집

                       <가운데 위쪽 보면 머슴이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 ㅋㅋ>

 

윤샘을 만난지도 33년이 넘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지만 인연들이 매우 길고 소중하다.

매곡 쪽에 집 지었다는 이야긴 들었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가 3월에야 겨우 들렸다.

그게 인연이 되어 우리 부부가 4월 들어 벌써 두 번을 방문했다.

우리가 첫방문한 4월 초에는 좀 늦게 갔는데 저녁 준비를 해 두었다.

마눌님은 여러 나물 종류를 땄는데 저녁까지라니!

멸치회에 소고기 샤브샤브다.

이번은 가죽나물이 필요하다는 마눌님 요청으로 송정리 장날”“법기수원지 마을 판매장모두 갔으나 허탕치고, 미나리만 사들고 찾아갔다.

작년엔 엉컹퀴노래를 하고 함양, 상주에서도 실패 했는데 여기선 엉컹퀴가 있다.

따라해서 장갑도 없이 가위로만 이리저리.....바구니에 제법 한가득이다.

<머슴은 길만든다고 노동 중이다. 일 시작하면 먼추질 않는다 하니 누구든 집에 데려다가 일 시키면 복이다. 다소 고급 머슴이라 말 잘못 꺼내면 안된다.>

 

마눌님은 최근 시작한 연극

윤샘은 대학교 때 연습하고 무대에 오른 경험의 연극반 출신.

그것 아니더라도 과거 일에 대해 제법 이야기 꽃을 피울건데, 연극 이야기로 입을 다물지 못한다.

 

발음 연습으로 힘들었다 하니,

윤샘은 1년 동안 발음 연습을 했다한다.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고 결론만 요구하더라 했더니,

윤샘은 태어나서 처음 수모를 당하고 죽고 싶었다고 한다.

 

나이 들어 이제 시작하면 세상에 대해 여유롭게 바라보는 사람과 갓내기 대학생이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려 한 것과의 차이는 참으로 크다.

그렇지만 <연극>이란 공통점이 있으니 연극 선후배의 이야기 꽃은 질 줄 모른다.

마눌님에겐 간접 경험과 큰용기가 보상으로 주어지고, 윤샘은 흘러간 과거의 굴욕과 영광을 회상케 한다.

 

이번엔 밥을 또 얻어 먹을 수 없어서 바깥에서 먹자고 청하고, <덕계 남도 고기집>에 가서 삼겹살과 두루치기로 저녁을 먹는다.

이야긴 그치지 않고.....

 

밖을 나오니 거의 꽉찬 달이 하늘 위애 떠 있고 바람은 상당히 차다.

오늘 하루는 꽉찬 날이다.

 

새로운 세상과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지닌 세상과의 만남의 날이다.

약속 때문에 가기 싫은 엘시티에 들리고 스카이라운지 까지 올랐다.

100층에 오르니 장산도 구름도 아래에 있다.

비리와 욕망으로 얽힌 이 시대의 추악한 맨 얼굴의 현장에서 오래된 허리웃 영화 <마천루>(1949, 킹 비더)를 떠올려 본다.

불쾌감으로 사진 한 장 찍지 않는다.

그냥 묵묵히 둘러본다.

 

할 수 없이 따라 올라왔지만, 그래서 한 바퀴 돌지만, 이 건물에 가려 조망권을 잃은 해운대 지역 수많은 가구들에 애도를 표한다.

이 건물은 주변의 즐거움을 몽땅 빨아들이고 교통체증과 시선 가림, 투기자들의 열망이 응집된 상징이다. 여기다가 투기로 자기들만의 세상을 구가하는

어느 정치하는 "당"의 행패를 본다.

나라의 땅인 철길은 출입구 도로나 자기들 산책로로 변해,

이들을 위해 바닥에 엎디려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희생하는 모습이 되어버렸다.

 

밤에 집엘 들어오니 강도사가 보낸 카톡 하나

 

정상규가 엘시티 시민단체 법률대리인군요..

 

난 미래를 만나고 현재 속에서 과거와 조우한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