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리아나 시네21

무거운 빈가방 2011. 7. 22. 00:00

 

이제사 봤지만   시리아나 의 충격은 제법 큽니다.

 

영화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고발, 나름 정확한 파악을 위한 자료의 모음, 긴여정 등등 사실성에 입각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기 위한 노력들,

 

감독과 배우의 일치된 합의 등등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이로 인한 감동이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정권이 바뀐뒨 언론과 문화 에술 분야까지 침투하여 시대를 완전히 꺼꾸로 돌려 놓은 우리 한국의 현실 때문에 이런 영화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시네21에 실린 것들입니다.

 

감독과 배우들의 노력에 대해, 그리고 영화에 대해 적혀있는 글들입니다.

 

시리아나를 보앗다면 읽어봐야 할 것들인 듯 하여 그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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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bTa2PTcycyI

 

Syriana: "Take the target out"

http://www.youtube.com/watch?v=jG2vL-KAktA

 

Syriana Suite

http://www.youtube.com/watch?v=7QZD5G7yLh8&feature=related

 

SYRIANA: Pakistani Oil workers

http://www.youtube.com/watch?v=4vHkOUzGwJE&feature=related

 

 

Syriana - Alexander Siddig(사막의 자기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평온한 삶을 영위하길 원하는 영약한 국왕은 국가의 장래 보다 서방의 압력에 대한 두려움, 자신이 쉬고 싶은 곳(스패인)에서 쫓겨날가 하는 두려움으로 나라를 이끌 능력이 전혀 없는 둘째를 왕위 책봉자로 삼는다. 국왕의 눈엔 국가는 그냥 개인의 것에 불과하다. 아랍의 미래는 이런자들 때문에 늘 암담하다.

물론 이런 자들을 양산하겠끔 조절하는 미국의 힘도 함께 느낄 수잇다. 이때의 미국은 나라의 개념보다는 자본가들에 의해 좌우되는 자본주의 극단의 히을 뜻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8KKwyEmCZ6s&feature=related

 

 

 

<시리아나>에는 많은 질문들이 도사리고 있다. 왜 아랍 국가들은 직접 석유를 정제, 판매하지 않을까. 미국 주도로 행해지는 수많은 요인 암살과 조작, 음모는 왜 테러로 분류되지 않는가. 석유가 펑펑 솟아나오는 걸프만 주변국의 민중들은 어째서 늘 가난할까. 스티브 개건 감독의 신작 <시리아나>는 앞서 나열한 질문들에 조목조목 답변을 늘어놓기보다 다양한 상황 설정과 상호 연계를 통해 결국 이 모든 의문과 문제점들이 거대한 순환 고리의 일부라고 역설하는 영화다. 어쩌면 이 영화는 9.11 이후 미국 국민과 할리우드의 대 아랍 정서와 논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작품일 것이다. 테러는, 석유산업은, 서방 강대국의 대 아랍 적대 정책과 전쟁은 서로의 필요와 이해관계에 의해 메카니즘화된 부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영화의 골자다.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하기란 개건의 전작들이 그러했듯이 매우 불필요하거나 불가능에 가깝다. <트래픽>에서 익숙히 목격한 연출 양식(갈래로 나뉜 각각의 서사가 유기적으로 결합하거나 좁혀지는)을 통해 개건은 9.11 이후의 아랍과 서방 세계 사이의 관계를 가장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투영해낸다.

 

영화는 전직 CIA 요원인 로버트 베이어가 쓴 베스트셀러 <악마는 없다>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책은 1976년부터 1997년까지 CIA 작전본부 요원으로서 중동을 배경으로 활동했던 베이어의 경험들을 상술하고 있다. 영화를 제작하고 주연을 맡은 조지 클루니는 “정부의 실패를 한 특정 정당이나 그룹이 아닌 마치 우리 모두의 실패인 것처럼 다뤘던 60년대 중반에서 70년대 초반의 영화들과 같은 분위기를 고수했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중동 지역과 석유 산업의 음모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영화의 제목 ‘시리아나’는 워싱턴의 정치 참모들이 미국 중심의 이해관계에 의해 재편된 중동의 새로운 지역 구도(미국의 이상향)를 일컫는 용어다.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이 십자군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 대 테러전이라기보다 실상 석유 쟁탈전에 더 가깝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에게 <시리아나>는 훌륭한 시청각 가이드가 될 것이다.

 

 

시네21

 

현지보고] <시리아나> 뉴욕 시사기 [1]   양지현

 

 

(※이 기사는 <시리아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조지 클루니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겨준 <시리아나>는 <크래쉬> <뮌헨> <굿 나잇 앤 굿 럭> 등 2005년을 정치와 사회적 이슈를 다룬 할리우드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던 70년대를 방불케 하는 한해로 이끄는 데 큰 몫을 했다. 특히 대규모 석유회사의 합병과 오일필드 굴착을 둘러싼 석유회사와 산유국, 미 정부 사이의 암투를 다룬 이 작품은 수년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켜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시리아나>의 제작을 맡은 스티븐 소더버그는 “스티븐 (개건)이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석유는 세계의 마약과도 같다고. 그의 이런 생각 때문에 로버트 베이어의 <악마는 없다>를 영화화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람이란 걸 단숨에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듀서를 겸한 클루니는 <시리아나>가 “현 부시 정부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지난 50년간 중동지역에 대한 잘못된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했다. 베넷 홀리데이 역을 맡은 제프리 라이트는 이 영화의 타깃 관객층이 누구냐는 질문에 “차에 기름을 넣어본 사람이라면 다 해당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

 

‘시리아나’란 실제 워싱턴 수뇌집단(Think-Tanks)이 사용하는 용어로 중동지역을 새로운 형태로 바꾼다(reshaping)는 가설을 뜻한다. 즉 한 개인/정부가 다른 지역/국가를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로 개조할 수 있다는 그릇된 망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견제 또는 억제되지 않은 야심이나 자기과신, 제국에 대한 판타지에서도 비롯될 수 있다는 것. 스티븐 개건 감독은 “타이틀을 이렇게 정한 것은 누가 잘못했다고 손가락질하기보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되돌아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중동과 일을 하려면 기본적인 인권존중 등 미국과 어울리는 기본적인 발전을 요구하고,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좋은 생각 같지만, 로마의 세계 정복 때와 똑같은 반쪽 이론이며, 부시 정권에서 갑자기 나온 생각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이야기

대부분 평론가들의 연말 톱10 리스트에도 올랐으나, <시리아나>가 미국에서 <트래픽>처럼 공전의 히트를 하지 못한 이유는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소재라는 의견이 가장 많다. 그러나 어떤 이야기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쉬워질 수도, 어려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작품은 석유회사와 CIA, 산유국 사이의 탐욕스러운 공생관계를 70명이 넘는 캐릭터로 복잡하게 그렸지만, 더 자세히 보면 결국은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에 대한 이야기다.

 

<시리아나>의 이야기는 크게 4파트다. 중동의 암살 전문 베테랑 CIA 에이전트 봅 바네스(조지 클루니), 에너지 분석가로 산유국 왕자에게 고용되는 바이런 우드맨(맷 데이먼), 석유회사 대합병을 돕는 야심찬 변호사 베넷 홀리데이(제프리 라이트), 산유국 내 미국 석유회사에서 일하다 오일필드 드릴 판권이 중국으로 넘어가 졸지에 실직자가 되는 파키스탄 이민자 살림 아메드 칸과 아들 와심 등이 각각 파트의 중심인물이다.

 

 

 

중동의 한 산유국 왕자 내서(알렉산더 시디그)는 오일필드 드릴의 권리를 오랫동안 맡아온 미국 대규모 석유회사인 ‘코넥스’에서 가격을 높게 부른 중국 회사로 바꾼다. 국민을 위한 집권자가 되고 싶어하는 내서 왕자는 자신의 저택에서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우드맨을 에너지 분석가로 고용해 새로운 정권을 펼치려 한다. 한편 이 때문에 코넥스는 카자흐스탄에 오일필드 계약을 갖고 있는 소규모 미국 석유회사 ‘킬렌’과의 합병을 추진한다. 합병을 돕는 것은 워싱턴DC 최대의 법률회사 ‘슬론 와이팅’. 회사대표 딘 와이팅(크리스토퍼 플러머)은 홀리데이를 담당 변호사로 지목한다. 한편 테헤란에서 무기 암거래상을 암살하려던 바네스는 미스터리한 파란 눈의 이집트 남자에게 스팅어 미사일을 빼앗긴 뒤 CIA 본부로 돌아가지만, 상관의 지시에도 불구, 미사일의 행방을 계속 뒤쫓아 물의를 일으킨다. 코넥스의 직원이던 살림과 와심 부자는 오일필드 판권이 중국으로 넘어가 실직한 뒤 이민자에 대한 심한 차별을 감수한다. 부당한 대우에 분개한 어린 와심은 이슬람 사원을 찾고, 여기서 파란 눈을 가진 카리스마적인 이슬람 성직자를 만난다.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가졌지만 <시리아나>의 공통분모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부자관계다. 오랫동안 일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 한 바네스는 어느새 대학생이 된 아들 앞에서 이방인이다. 내서 왕자의 저택에서 사고로 아들을 잃은 우드맨은 남은 가족을 보듬기보다 왕자의 금전적인 제안을 받아들인다. 출세를 꿈꾸는 홀리데이는 자신의 직업을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아버지를 미워하고, 아버지의 이미지를 상사인 와이팅에게서 찾으려 한다. 직장을 잃은 뒤 자포자기 한 아버지를 보며 가슴 아파하던 와심은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돼간다. 국민들을 위해 새로운 정치를 시도하려던 내서 왕자는 미국 정부와 석유회사의 압력을 받은 왕의 결정으로 친미주의자인 심약한 동생에게 왕위계승을 빼앗긴다.

 

조연이라도 좋다, 프로젝트에 끼워만 다오

클루니는 “언젠가 석유는 고갈되며, 언젠가는 대체연료나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단의 왕족 출신인 시디그는 “<시리아나>는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 할리우드가 중동국가들에 악수를 청한 거라고나 할까. 필요한 대화를 시작하는 첫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다른 나라의 자원을 고갈시키면서 우리나라를 존중해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제프리 라이트는 “미국은 모든 사람이 동등하다는 위대한 아이디어에서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이 아이디어를 내놓은 리더들은 모두 노예를 가진 농장 주인이었다”며 “위대한 아이디어와 미개함. 우리는 아직도 그 사이에서 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라는 경제적인 동물이 아직은 더 우세하지만, 이번 세기에서 미국이 살아남으려면 진보적이고 리버럴한 ‘미국의 정신’을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나>에는 조지 클루니와 맷 데이먼을 비롯해 제프리 라이트, 크리스 쿠퍼, 크리스토퍼 플러머, 윌리엄 허트, 알렉산더 시디그, 팀 블레이크 넬슨 등의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스티븐 개건 감독의 탄탄한 스크립트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조지 클루니는 귀띔한다. ‘중년 아저씨로의 변신’과 프로듀서의 역할을 소화한 클루니 역시 스크립트와 함께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들이 “조연이라도 좋다, 프로젝트에 끼워만 다오”라며 부탁(?)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편 미국 공상과학 시리즈 <스타트랙: 딥 스페이스 나인> 고정 출연도 했던 시디그는 “현재 중동에서 세력을 잡기 시작한 세대가 대부분 MTV 제너레이션(일부는 <스타트랙> 세트를 방문할 정도의 팬이라고)이라, 기존 세대와는 다른 모습을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11월23일 미국 내 개봉된 <시리아나>는 최고 1775개 스크린이라는 소규모로 소개돼 현재까지 약 5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3월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양지현

 

 

 

 

 

 

<시리아나>의 제작배경 [1]    김현정

 

 

 

2001년 9월11일은 전세계가 충격에 빠진 날이었다. 그날 이후 오사마 빈 라덴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인이 되었고, 미국은 복수를 준비했고, 그날을 기억하는 영화와 드라마와 수많은 책이 쏟아졌다. 그러나 그날 이후 세계가 변했을까? 냉정한 영화 <시리아나>는 미국과 중동을 하나로 묶고 있지만 너무 거대해 보이지 않는 그물을 더듬어 찾아내며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유목민에게 길을 비켜주는 지혜로운 왕자의 개혁은 신기루가 되고 워싱턴은 다시 한번 샴페인을 터뜨릴 것이라고. 그러나 <시리아나>는 희망을 강요하지 않기에 오히려 가치가 있는 영화다. 존재하지도 않는 희망에 젖어 사는 이들은 다만 불우한 현실을 단단하게 굳히는 역할만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자본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자본을 부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영화 <시리아나>. 2001년 가을에 시작된 영화가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왔는지 되짚어본다.

 

 

외국인 노동자 캠프를 찍기 위해 두바이 외곽으로 나간 배우 마자르 무니르는 계약노동자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우리가 묵는 별 다섯개짜리 호텔을 지었다. 그러나 그들 자신은 주급 3달러를 받으면서 침대 네개가 있는 방 한칸에 열두명이 살고 있었다.” 파키스탄 이민자의 아들인 마자르 무니르는 석유회사에서 해고된 다음 자살테러범이 되는 파키스탄 소년 와심을 연기했고, 그 캠프는 와심 같은 아이들이 정말 살고 있는 장소였다. 그들 발밑에는 세계 최고의 부를 보장해주는 자원이 매장돼 있지만, 그걸 파내는 아이들은 누가 그 부를 가져가는지, 어째서 석유 귀족과 외국인만이 별 다섯개짜리 호텔에 묵을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었다. <시리아나>는 국가와 국가, 정치와 경제와 군사적인 상황이 뒤엉켜 빚어낸 그 비밀을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다. 네 가지 줄기로 나뉘는 이 영화는 미국 석유 기업의 합병과 파키스탄 소년의 죽음이 어떻게 한 지점에서 만날 수 있는지 끈질기게 파고든다.

 

<시리아나>는 CIA와 테러리즘을 다룬 로버트 베어의 논픽션 <악을 외면하다>(See No Evil)에서 힌트를 얻은 영화다. 스티븐 소더버그는 <트래픽>의 작가였던 스티븐 개건에게 그 책을 보여주었고, <트래픽> 자료 조사를 위해 국무성을 드나들며 테러리즘에 관심이 있었던 개건은 광범위한 취재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예상했던 중동보다 유럽에 먼저 가야만 했다. 1976년부터 1997년까지 중동지역에서 활동했던 전직 CIA 요원 베어는 개건을 프랑스 리비에라 해안으로 데려갔다. “페르시아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을 만나고 싶다면 남프랑스로 가야 한다. 페르시아만에 재산이 있는 사람이 기온이 화씨 130도까지 치솟는 8월에 그곳에 있겠는가? 모두 남프랑스에 정박한 요트에서 지내고 있다.” 그 때문에 <시리아나>는 미국과 중동을 오가면서 스페인의 휴양지도 경유해간다.

 

 

 

이 영화의 네 가지 에피소드를 이어주는 인물은 은퇴를 앞둔 CIA 요원 밥 반즈(조지 클루니)다. 무기밀매상 암살을 수행하던 도중 미사일 한기를 잃어버린 밥은 베이루트로 가서 그곳을 방문 중인 중동 산유국의 왕자 나시르(알렉산더 시디그)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꿈꾸는 나시르는 유정채굴권을 입찰에 붙여 미국의 거대 석유기업 코넥스보다 높은 가격을 부른 중국에 채굴권을 넘긴 인물이다. 제네바에서 일하는 에너지 분석가 브라이언 우드먼(맷 데이먼)은 나시르가 스페인 휴양지에서 개최한 파티에 참가했다가 사고로 아들을 잃는다. 그 죽음을 보상하고자 나시르는 브라이언에게 자신의 경제고문 자리를 제안하고, 석유로 창출된 부를 국민에게 돌리겠다는 포부를 들려준다. 나시르에게 축출당한 코넥스는 얼마 전 카자흐스탄의 유전채굴권을 획득한 석유회사 킬린과 합병을 선언하지만 뇌물거래 의혹 때문에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변호사 베넷 홀리데이(제프리 라이트)는 그 의혹을 제거하고 합병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분투한다. 코넥스가 유전을 떠나면서 해고된 파키스탄 노동자 와심은 가난과 차별에 시달리다가 이슬람 학교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지적인 이집트 남자도 만나게 된다. 와심과 그 친구를 다정하게 대해주는 이집트 남자는 사라진 미사일을 이용해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다.

 

일년 반 동안 취재, 다시 일년간 시나리오 작업

일년 반 동안 취재를 하고 다시 일년 동안 시나리오를 썼던 개건은 이처럼 복잡한 구성을 택해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나는 밥 반즈를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지난 몇년 동안 내 삶은 훨씬 순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거대한 이야기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중동과 서방의 관계가 소재인 영화를 단순한 오락거리로 만드는 건 내가 보기엔 범죄나 마찬가지다.” <시리아나>는 반(反)부패영화라고 규정짓는 개건은 부패한 세계를 방관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세개의 대륙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신문 기사를 오려 스크랩북을 만드는 것처럼 시나리오를 써갔다. 개혁과 독립을 시도하던 중동 지도자의 암살, 거대 석유기업의 합병과 뇌물수수 의혹, 보트에 미사일을 싣고 돌진한 파키스탄의 자살테러범. 개건은 며칠 간격을 두고 신문에 실렸다면 아무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였을 이 사건들을 하나로 모아 코넥스라는 단어를 눈여겨보도록 빨간 동그라미를 쳐주었다. 코넥스와 미국 정부는 싼값에 원유를 얻고자 몇년 사이 GNP가 60%까지 하락한 산유국 국민들의 권리와 젊은 지도자의 꿈과 미사일을 보고 신기해하는 소년의 목숨을 기꺼이 내다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난폭한 공식은 개건이 보고 겪은 세상의 법칙을 그대로 적용했을 뿐이다.

 

 

개건은 “지금 이 순간의 세계를 묘사하고 싶었기 때문에” <시리아나>를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스타일로 찍었다고 하지만 스타일만 사실적인 것은 아니었다. 정교한 사전조사를 거친 <시리아나>는 사소한 부분에까지 현실의 흔적이 녹아 있다. 와심이 미사일로 코넥스 선박을 공격하기 전에 아버지에게 버스비를 빌리는 장면이 그 예다. 크리켓을 하면서 천진난만하게 떠들고 있던 아버지는 어린 아들이 비디오로 유언을 녹화해두었고 사지로 가기 위해 버스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개건은 비슷한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다. “자폭한 테러범의 아버지가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다. 낮잠을 자고 있던 그는 아들이 자신을 깨워 35센트를 빌려갔다고 말했다. 살아 있는 아들을 본 건 그때가 마지막이었다고. 어른은 35센트처럼 적은 돈을 빌리지 않는다. 죽은 테러범은 소년, 아직 어린아이였던 것이다! 정치적인 이데올로기가 무엇이든 한 아이를 그런 방식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 순간 고통이 나를 흔들어놓았다.”

 

소년들은 왜 테러범이 되었을까란 질문에서 시작되다

그 감정의 진폭에도 불구하고 <시리아나>는 죽은 소년과 와심을 위해 변명하지 않는다. 다만 폭탄이 터지기 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준다. 미국인들은 종교에 미친 광신도가 미사일을 배에 싣고 무고한 이들을 살해했다고 믿을 테지만, 와심은 케밥을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슬람 학교에 갔던 평범한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왜 살인자가 되어야 했던 걸까. 스타라는 이유로 출연을 거절당하자 몸무게를 30파운드 늘린 조지 클루니는 그걸 묻기 위해 제작자이자 주연배우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 “<시리아나>는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무작정 자살테러범이라는 낙인을 찍기에 앞서 무엇이 그들을 만들어냈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우리는 무엇이 이 풍요로운 땅에 증오와 극단적인 폭력을 키워왔는지 이해해야만 한다.” 영화 한편이 지금껏 눈여겨보지 않았던 현실을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도울 수는 없을 것이다. <시리아나>는 미국 정부가 일개 기업의 유전채굴권을 위해 추적위성과 미사일을 동원해야 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할 여력이 없고, 풍부한 석유를 보유했던 나시르의 왕국이 경제적으로 추락하기까지의 과정도 생략한다. 그러나 <시리아나>는 권력과 언론이 차단한 상관관계를 복구해 패턴을 형성함으로써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일에 의문을 품도록 유도한다. 그 의문은 세상 누구보다 미국인들이 품어 마땅할 것이다.

 

클루니는 <시리아나> 때문에 반미국적인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개건은 9·11 테러를 목격하고 심리적인 후유증에 시달렸던 수많은 미국인 중 한명이고, 자신의 나라가 부패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말하는, 어찌 보면 애국자이기도 하다. 그는 “부패한 의원이 뇌물을 받아 산 요트에서 노닥거리는 동안 우리는 아부가립(미군이 이라크 포로를 학대하는 사진이 유출되어 파문을 일으켰던 감옥)에서 사람들을 고문한다. 그런 현실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젊은 세대가 미국을 직시하도록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베어와 개건이 모두 동의하는 것처럼 미국은 석유와 오일머니에 중독되어 있다. 중독을 끊을 수 있는 자는 중독의 가장 큰 피해자인 자신뿐일 것이다. 미국은 산유국이 잉여생산을 하도록 조정하여 유가를 낮추고, 방탕한 재벌과 왕족에게 돈을 지불하고, 그들에게 사치품과 무기를 판매해 지불한 유가마저 도로 가져오고 있다. 그같은 사이클에 익숙해진 미국은 취약한 경제기반을 개선하기 위해 대가를 치르느니 <시리아나>에서처럼 암살과 테러로 친미적인 독재자를 옹립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그 때문에 개건은 이미 체제의 일부가 된 기성 세대가 아닌 젊은이들이 <시리아나>를 보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시리아나>가 미국을 위한 영화인지 중동을 위한 영화인지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논쟁이다. 착취와 보복테러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이 폐쇄회로에선 누구도 선(善)을 자처하지 못한다. 2002년 9월11일 헤즈볼라 지도자를 방문했던 개건은 지붕마다 저격수들이 총을 겨누고 있는 살벌한 골목을 통과하여 몸수색을 받았고 펜과 노트를 압수당한 빈 몸으로 실내에 들어갔다. 그곳에 있던 TV 모니터 두대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무너지는 화면을 되풀이해 재생하고 있었다. 수천명이 몇분 사이에 죽어간 테러를 기념하는 이들을 단지 피해자라 동정할 수 있을까 혹은 그 범인을 잡겠다며 민간인 마을에 미사일을 투하하는 행동을 복수라고 긍정할 수 있을까. 클루니는 “나는 1만5천명의 아이들을 총알받이로 이라크에 보내기 앞서 누군가 질문을 해야만 한다고 믿었고, 단지 그 때문에 비난받았다”고 말했다. <시리아나>는 그처럼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고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과 가난과 공포가 우리 자신에서 비롯되지는 않았나 묻는 것조차 미국에선 용기있는 행동일 것이다.

 

원작자가 폭로한 미-사우디의 추악한 거래 <악마와의 동침>

사소한 악이 거대한 악을 부른다

 

 

로버트 베어 지음

 

알 카에다와 헤즈볼라,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 등에 투입된 요원들을 관리했던 로버트 베어는 CIA를 그만둔 다음 두권의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첫 번째 책이 <시리아나>에 단서를 제공한 <악을 외면하다>(See No Evil)고 두 번째 책이 2003년에 출판된 <악마와의 동침>(Sleepng with the Devil)이다.

 

베어가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자료조사를 시작한 <악마와의 동침>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와 미국 정부의 유착관계를 파헤친 책이다. 이 책은 세계경제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상 시나리오로 시작된다. 베어는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인 와하비즘을 추종하는 와하비와 수니파 교도 등이 사우디의 원유를 생산하고 수송하는 시스템 중에서 민감한 장소 몇 군데를 파괴한다면 맨해튼에서 핵폭탄이 터지는 것보다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섬뜩한 이론을 증명하기 시작한다.

 

사우디 왕가는 한때 휘발유 값을 올리고 백악관에 그 이익의 상당 부분을 상납했다. 그러나 GNP가 60% 넘게 하락하고 걸프전으로 출혈을 겪은 지금 사우디는 신용과 미국에만 적용되는 저유가 정책으로 버티고 있다. 미국의 파워엘리트를 화나게 하면 왕가의 존립이 위협당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베어는 미국이 오일머니에 취해 스스로에게 칼을 들이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부패와 사치로 원성을 샀던 사우디 왕가는 자국 국민들로부터 미국의 앞잡이라는 공격까지 받게 됐고 안전을 도모해야만 하는 처지에 몰렸다. 그 때문에 그들은 이슬람 성전을 수행한다고 자처하는 지하드 전사들에게 돈을 댔다. 인심을 얻고 지하드의 분노를 미국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잘 알려진 것처럼 오사마 빈 라덴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화씨 9/11>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우디와 미국의 유착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우디 왕가의 엄청난 사치와 방탕이다. 창녀를 사기 위해 전용기를 타고 외국으로 가기도 하는 사우디 국왕의 가족들은 스페인 마르베야에 있는 왕궁을 방문해 하루에 500만달러를 소비한다고 한다.

 

 

(글) 김현정 parady@cine21.com

 

 

<시리아나>의 제작배경 [2]

<시리아나>의 연출, 각본 맡은 스티븐 개건 감독 인터뷰

 

 

“미국은 광범위한 부패문화에 젖어있다”

 

 

-‘시리아나’라는 제목은 무슨 뜻인가.

=워싱턴의 싱크 탱크가 실제로 사용하는 단어다. 그들은 중동의 국경을 다시 그릴 수 있다는 은유적인 의미로 그 단어를 사용했다. 자신의 필요와 욕심에 따라 어떤 지역을 마음대로 재단하겠다는 꿈은 시저 이래 많은 이들의 소망이었지만 매우 잘못된 생각이기도 하다.

 

-<시리아나>는 로버트 베어의 논픽션이 원작이다. 그 책을 어떻게 픽션으로 각색했는가.

=베어를 모델로 삼은 CIA 요원 밥은 이 영화의 1/3 정도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래서 나는 다른 세계도 연구해야만 했다. 처음엔 베어가 들려준 믿지 못할 이야기들이 얼마나 사실과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베어는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내게 소개시켜주었고, 그 때문에 좀더 넓은 관점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헤즈볼라 지도자와 석유재벌, 무기거래상, 보수적 싱크 탱크인 미국 기업연구소 멤버들, 투자은행인 칼라일그룹의 임원들을 만났다. 결국 베어의 기억은 이 영화에 서너 문장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 나머지는 내가 창조한 픽션이다.

 

-당신은 2001년에 <시리아나>의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이라크 전쟁이 끝난 다음 영화를 만들었다.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나는 이 경우가 예술이 인생을 모방하고 인생 또한 예술을 모방하는 예가 된다고 생각한다. 2001년 우리는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부상하고 중국의 자동차 보유량은 10배로 늘어날 거라고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 두려움은 실제 맞아떨어졌다. 유가가 오를 거라는 예상도 마찬가지다. 지금 내 자동차에 들어가는 기름값은 2001년에 비해 두배가 넘는다. 개인적으로 겪은 비극도 있다. 취재를 하면서 이라크의 민족지도자 한명과 친구가 되었다. 그는 친미 성향을 가지고 있었고 후세인을 증오했다. 그러나 미국의 미사일 공격으로 집이 무너져내려 여섯 아이와 함께 죽고 말았다. 그는 두살 먹은 딸을 팔에 안은 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그를 살해한 것이다.

 

-<시리아나>는 세 대륙에 흩어져 있는 여섯개 주요 장소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했고 편집도 매우 정교하다. 당신은 오랫동안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지만, 감독으로서 이처럼 복잡한 영화를 찍기는 힘들지 않았는가.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상을 떠올리지 않을 때가 없다. 나는 매우 비주얼한 작가다. 마지막으로 장면을 손볼 때마다 공간과 색감, 배우의 움직임, 카메라의 위치를 생각해보곤 한다. 시나리오는 대사뿐만 아니라 영상으로 전달하는 정보도 고려해야만 진정한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감독이 되었다는 건 작가로서 내가 가지고 있던 비전이 실현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게다가 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기자의 어시스턴트로 일한 적도 있다.

 

-미국의 젊은 관객이 <시리아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30, 40대와 달리 그들은 무거운 정치영화에 관심을 갖지 않을 것 같은데.

=얼마 전에 샌디에이고 출신 하원의원 랜디 커닝햄이 군수업자로부터 250만달러를 뇌물로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보수적인 공화당원이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고, 한번쯤은 좋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몇년 동안 아무도 그에게 의원 연봉 1만5천달러로 어떻게 50만달러가 넘는 롤스로이스 승용차와 요트를 살 수 있었는지 묻지 않았다. 정말 빌어먹을 일 아닌가. 미국 정치는 뿌리가 깊고 광범위한 부패문화에 젖어 있다. 미국 젊은이들은 그 부패를 지탱하는 세금을 내야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시리아나>는 오직 젊은 세대만을 위한 영화일지도 모른다. 나이 든 이들은 너무 늦었지만 젊은이들은 아직 부패에 잠식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이상과 문명의 차이 때문에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젊은이들도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내가 참전한 전쟁은 어떤 전쟁인가” 자문해보아야 한다.

 

 

 

석유회사·산유국·미국, 얽히고 설킨 암투와 공생, <시리아나>

 

김도훈

 

 

<시리아나>는 다국적 석유회사와 산유국, 미국 정부 사이의 암투와 공생관계를 다루는 영화. 중동의 암살전문가인 CIA 에이전트 봅 바네스(조지 클루니)는 테헤란에서 무기거래상을 암살하려다 일단의 이집트 남자에게 미사일을 강탈당한다. 한편 산유국 왕자(알렉산더 시딕)는 미국의 석유회사 코넥스 대신 중국 회사에 석유 채굴권을 양도하려 하고, 에너지 분석가인 바이런 우드맨(맷 데이먼)을 고용한다. 코넥스는 이를 막기 위해 소규모 석유회사와의 합병을 추진하며 야심찬 변호사 베넷 홀리데이(제프리 라이트)를 고용한다. 한편 오일필드에서는 파키스탄에서 온 젊은이가 점점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감화되기 시작한다.

 

석유회사와 산유국의 암투와 공생, 그 현재는

미국의 메이저 석유회사 현황

 

 

석유회사는 운영주체에 따라 국영석유회사와 민간회사로 나뉜다. 민간회사는 또다시 업무 범위에 따라 메이저와 독립계 석유회사로 구분된다. 국영석유회사는 정부를 대신하여 석유를 개발하며 자국 경제나 정책적 결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이 미국 회사인 메이저급 민간 석유회사들은 90년대 후반에 이루어진 대규모 인수합병 물결로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커진 상태. 엑손과 모빌이 합친 엑손모빌, 셰브론과 텍사코가 합친 셰브론텍사코, 그리고 유명한 셸 등 미국계 회사들이 석유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시리아나>에서 묘사하듯이 중동 산유국들의 정책에도 (비밀리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중동 산유국의 관계

 

 

미국 정부는 1930년대 이후로 안정적인 석유공급을 위해 중동과의 원만한 관계 정립에 주력해왔다. 특히 클린턴 정부는 군사력을 제공해 이라크나 이란 같은 아랍 군사대국을 봉쇄하고 산유국을 보호하는 ‘석유공급 안보’ 정책을 내세워 안정적인 국제유가를 유지했다. 문제는 무지몽매하고 단순과격한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다. 부시 정부는 이라크를 9·11의 배후로 지목하고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켰는데, 이처럼 신속한 군사침공의 이면에는 이라크가 세계 3위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라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정복하고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이권을 장악한다면 하루 500만배럴의 원유를 거뜬히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부시 정부의 계략은 완전히 어긋났다. 이라크는 여전히 내전에 시달리고 있으며 당연히 거대 석유회사들의 투자도 부진한 상태다.

 

 

 

냉정한 시선과 충격에 가까운 분노, <시리아나>

 

 

 

김현정

 

 

 

 

‘시리아나’는 지도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다. 워싱턴의 정치가와 중동의 석유재벌, 헤즈볼라 지도자 등을 취재해 <시리아나>의 시나리오를 쓴 감독 스티븐 개건은 이 영화의 제목이 실제 워싱턴의 싱크 탱크가 사용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그들은 언제든지 중동 지역의 국경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은유적인 의미로 그 단어를 썼다.” 그러므로 머나먼 이국 중동과 미국에서 일어난 별개의 사건을 다루는 <시리아나>는 그 두 지역 사이의 보이지 않는 사슬을 폭로하는 영화이기도 할 것이다.

 

베테랑 CIA 요원 밥 반즈(조지 클루니)는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동 산유국의 왕자 나시르(알렉산더 시디그)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 임무에 실패해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밥은 누가 나시르의 죽음을 원했는지 추적하기 시작한다. 명민하고 지도력이 있는 나시르는 제네바에서 에너지 분석가로 일하는 브라이언 우드먼(맷 데이먼)을 경제고문으로 영입해 석유에서 얻는 부(富)를 늘리고 국민에게 재분배하고자 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기업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협하는 나시르 대신 방탕한 그의 동생을 왕위계승자로 세우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나시르에게 유전채굴권을 빼앗긴 석유기업 코넥스는 그보다 작은 회사인 킬린과 합병을 선언하지만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 난항에 부딪힌다. 여기에 코넥스의 일자리를 잃고 자살테러범이 되는 파키스탄 소년 와심의 스토리가 덧붙여진다.

 

세 가지 스토리가 교차하는 <트래픽>의 작가였던 개건은 그보다 스토리 하나가 많은 <시리아나>를 촘촘하고 정교하게 끌고 간다. 그 솜씨가 놀라운 까닭은, 다중구조를 취하는 <숏컷> <매그놀리아> 등과 달리 <시리아나>는 사건과 인물이 포개지는 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코넥스를 위해 일하는 변호사 베넷과 코넥스가 축출하고자 애쓰는 나시르, 코넥스의 음모를 파헤치는 밥은 상대의 존재를 모르는 채 추상적인 개념에 가까운 거대기업으로 연결될 뿐이다. 그리고 투명한 장막에 가깝던 그 사슬이 죽음으로 연결되는 마지막 순간, <시리아나>는 냉정한 시선과 충격에 가까운 분노가 동시에 느껴지는, 보기 드문 파장을 획득한다. 개건은 “<시리아나>는 정치선전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때로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를 선동할 수 있는 듯하다.

 

(글) 김현정 parady@cine21.com

 

 

 

현지보고] <시리아나> 뉴욕 시사기 [2]

제작과 출연 겸한 조지 클루니 인터뷰

 

 

양지현

 

영화는 타협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나의 길이다

 

 

<시리아나>에서 메이저 캐릭터인 봅 바네스 역은 물론 제작까지 맡은 조지 클루니는 이 작품을 위해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몸무게를 늘렸고, 대머리처럼 이마의 머리선을 밀기도 했고, 고문받는 장면을 리얼하게 보이기 위해 직접 연기하다가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노력은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아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프린트 미디어를 위한 라운드 테이블 인터뷰장에 뽀얗게 분칠을 하고 나타난 클루니. 아마도 TV 인터뷰를 먼저 한 듯한 그는 그가 나왔던 영화 속 시그니처처럼 된 특유의 화사한 미소를 지으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시리아나> <굿 나잇 앤 굿 럭> 등에 70년대 할리우드영화의 냄새가 난다.

=사실이다. 나는 70년대 정치영화들을 좋아한다. 70년대에 성장했기 때문에 더한가보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에 대한 운동이 시작된 시기가 아닌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64년부터 76년까지, <네트워크> <대통령의 음모>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해롤드와 모드>는 스튜디오에서 나올 만한 영화는 아니지 않은가. 지금도 <시리아나> 같은 영화를 얼마나 더 만들게 해줄지 모르겠다.

 

-<시리아나>를 위해 몸무게를 많이 늘렸는데, 이유가 뭔가.

=내가 맡은 봅 바네스는 오랫동안 중동에서 CIA 에이전트로 활동했던 스파이다. 에이전트들한테 가장 필요한 능력은 군중 속으로 완벽하게 사라져버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실제 모습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외모를 바꾸는 일은 꼭 필요한 절차였다.

 

-정치적인 커리어에 관심이 있나.

=워싱턴 DC에서 정치인 이야기를 다룬 시리즈 <K스트릿>을 제작하면서 정치인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그런데 이들은 한 이슈를 관철하기 위해서 타협해야 하는 게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고집이 세서 그렇게 못한다. 그리고 타협을 하지 않고도 내 생각을 반영할 수 있는 영화라는 좋은 방법이 있는데, 왜 그보다 못한 것을 택하겠는가.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 의사를 표현한 뒤에는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받아들일 수 있는 ‘성인’의 자세도 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기와 제작을 겸해 힘들진 않았나.

=캐스팅부터 스크립트까지 여러 사안에 대한 미팅을 여러 번 가져야 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의 작품 중 쉬운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잘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시리아나>와 <굿 나잇 앤 굿 럭>을 준비하던 2년 전에는 대통령의 지지도가 상당히 높을 때였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 중 아무도 좋은 생각이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맷(데이먼)과 나는 거의 돈을 안 받고 출연했다. 특히 맷이 없었으면 <시리아나>의 제작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스티븐(소더버그)과 내가 <오션스 트웰브>를 찍을 때 맷에게 스크립트를 보여주고 설득했었다. 지금은 과거 70%까지 올랐던 대통령의 인지도가 37%까지 떨어졌다. 흥행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일단 관객층이 늘어난 것 같아서 기쁘다.

 

-제작자와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영화가 발표될 때 흥행에 더 걱정이 되는지.

=얼마 전에 <시리아나> 시사회 때 <굿 나잇 앤 굿 럭>을 상영하는 극장에 몰래 숨어들어갔다. 개봉된 지 몇주가 지났는데도 관객이 많아 무척 흐뭇했다. 벌써 2천만달러 흥행했으니, 앞으로 700만달러 가지고 흑백영화 감독 하겠다면 다들 내버려둘 것 같다. (웃음) 솔직히 지금까지 안 좋은 영화 많이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돈을 많이 번 것도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조지 클루니의 표적>이나 <쓰리 킹즈> 등은 별로 흥행을 못했다. 어떤 영화가 돈을 벌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흥행 가능성보다는 작품성에 승부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도 미디어에서 당신을 ‘평생 총각’이라고 부르는데.

=아니, 내가 왜 ‘평생 총각’인가. 엄연히 난 ‘이혼남’이다. (웃음) 이번 주말에 결혼할지 또 어떻게 아는가.

 

“한쪽의 눈만으로 세계를 읽을 수는 없다”

감독 스티븐 개건 인터뷰

 

 

 

-<트래픽>에 이어 같은 전개방식을 택한 이유는

=이 작품을 위해 1년가량 리서치를 하며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서로 판이하게 다른 입장을 고수하지만 모두 신빙성있고 설득력있게 자기 주장을 하더라. 모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일이 앞으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만큼 중대하다고 자부했다. 이들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아무도 큰 그림을 볼 만큼 시야가 넓지 못하다면, 모두가 부패했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면, 이들도 우리처럼 혼동된 상태이며 우리를 이끌어줄 수 있는 리더가 아무도 없다면 하는 생각을 하니 두려워지더라. 그래서 여러 캐릭터들의 다양한 시점을 보여주는 방식을 다시 쓰게 됐다.

 

-여성 캐릭터가 거의 없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콘돌리자 라이스나 힐러리 클린턴처럼 잘 알려진 여성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는 아직도 가부장적이다. 내 영화라 해서 여성이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왜곡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가부장적인 사회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강조했다. 나에게 어린 아들이 있는 것도 큰 이유가 됐고.

 

-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다면.

=<무방비 도시> <공포의 보수> <코드 네임 콘돌> <네트워크> <프렌치 커넥션> <Z> 등이다. <무방비 도시>와 <공포의 보수>에서는 이미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프렌치 커넥션>에서는 톤을 많이 빌려왔다. 특히 <Z>는 20년 전에 봤지만 지금까지도 매일 생각하는 작품이다. 음악에서부터 엑스트라의 연기까지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사람들이 토론하게 만드는게 이 영화의 목적이다”

맷 데이먼 인터뷰

 

 

 

-이번 작품에 참여한 이유는.

=요즘 할리우드영화는 예산이 너무 커져서 영화사들이 겁을 많이 먹는다. 테스트 스크리닝으로 관객이 100% 영화를 이해하는지 꼭 확인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흑과 백으로 나눌 수는 없지 않나. 대부분은 회색이지 않나? 또 나는 작가이기도 하기 때문에 스크립트를 읽을 때 그런 면들도 생각하게 돼 이 작품에 참여했다.

 

-지성적인 작품에만 출연한다는 이야기인지.

=할리우드에서 A리스트가 되면 얼마나 그 위치에 있을 수 있는지 시간 싸움을 하는 거다. 어떻게 계속 히트작만 만들겠나? 솔직해진다면 자유로워질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많은 A리스트들이 안전한 선택을 한다. 그런 면에서 클루니와 소더버그는 스타파워를 잘 이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솔라리스>나 <컨페션> <인썸니아> <파 프롬 헤븐> 등을 봐라. 어떤 배우가 인터뷰에서 그러더라. 자기는 큰 영화와 작은 영화를 반복해서 만든다고.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작품의 내용을 보고 결정해야지, 어떻게 규모만을 보고 결정할 수 있나.

 

-이 영화가 부시 정권을 공격하는 영화라고 생각하는지.

=이 영화는 사람들의 생각을 자극하려는 거지, 누구를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토론을 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더 궁금하게 만들고, 대화를 시작하게 할 수 있으면 성공이다. 나 역시 이 작품이 리서치가 탄탄하고,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슈를 다뤘기 때문에 출연했다.

 

-벤 애플렉과 또 작품을 만들 계획은 없는지.

=벤은 지금 데니스 르헤인의 소설 <곤, 베이비, 곤>을 각색했고 감독할 예정이다. 솔직히 무척 부럽다. 시간이 되면 내 작품을 하고 싶지만, 아직은 여유가 없다. 당분간 연기를 계속할 생각이다.

 

 

(글) 양지현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의 <시리아나> 첫 공개

 

 

김현정

 

 

중동 왕실과 미국 석유기업의 유착관계를 파헤친 영화 <시리아나>가 3월 16일 서울극장에서 기자시사회를 가졌다. 20년 동안 CIA 요원으로 복무했던 로버트 베이어의 논픽션 을 기초로 만든 <시리아나>는 중동과 미국, 유럽을 오가면서 복잡한 정치와 경제의 상호작용을 직시한다.

 

중동 지역에서 활동해온 베테랑 CIA 요원 밥(조지 클루니)은 베이루트로 가서 그곳을 방문 중인 나시르 왕자를 암살하려는 명령을 받는다. 나시르는 방탕한 동생과 다르게 민주주의를 도입하고 국가 경제를 재건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미국의 거대석유기업 코넥스는 자신들의 이익에 방해가 될 나시르 대신 그의 동생을 왕위계승자로 지명하기 위해 공작을 벌이고, 암살에 실패한 밥은 그로 인해 야기된 외교적인 책임을 뒤집어쓰는 희생양이 된다. 제네바 주재 에너지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브라이언(맷 데이먼)은 나시르에게 매혹되어 그의 경제고문으로 일하면서 석유 판매 이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감독 스티브 개건은 예맨의 시위 군중에게 발포한 미국 해병대의 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묘사해 물의를 빚었던 영화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의 작가였다. 그러나 <시리아나>는 나시르와 코넥스를 중심으로 두고, 그와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인물과 음모를 배치함으로써, 비교적 정당한 방식으로 현실을 보여준다. 그때문에 <시리아나>는 관객에게 일반적인 수준 이상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카자흐스탄의 유정 채굴권을 두고 벌어진 부패한 거래와 기업합병, 그 내막을 숨기고 합병허가를 받아야하는 변호사, 그가 일하는 법률회사와 코넥스가 나시르를 제거하기 위해 꾸미는 음모, 밥이 무기밀매상에게 위장판매했지만 사라져버린 미사일의 행방, 코넥스가 해고한 파키스탄 노동자의 테러. <시리아나>는 서로 단절돼있지만 거대한 고리로 둘러싸여 있기도 한 이들을 능숙하고 긴장어린 편집으로 연결한다.

 

스티브 개건은 “이 영화에는 선인도 악인도 없으며 쉬운 대답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말처럼 <시리아나>는 부패한 기업가 자누스를 악당으로 묘사하거나 자살테러를 감행하는 노동자 와심을 피해자로 규정짓는 극적인 설정을 냉담하게 피해간다. 오히려 그때문에 <시리아나>는 몇개의 대륙에 흩어져있던 사건들이 비극으로 선회하는 후반부에서 드라마틱한 울림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선의와 열정과 어느 정도의 권력을 가진 소수가 존재한다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으며 그들을 밟고선 거인은 점점 더 거대해질 뿐이다. 이것이 <시리아나>가 전하는 현실의 모습이다.

 

<시리아나> 100자평

<시리아나> 이 세계가 어떻게,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냉정하게 그려낸 스릴러물. 하지만 통상의 스릴러물을 기대하면 안 된다. 중동의 석유산업을 목표로 한 미국의 파워게임을 치밀하게 보여줄 뿐이다. <스파이 게임>의 로맨티시즘을 완벽하게 벗겨낸, 보고 있으면 섬뜩해지는 정치영화.-김봉석 /영화평론가

 

 

 

정글보다 잔혹한 ‘정글’의 세계, <시리아나>

 

 

이다혜

 

 

자원 고갈의 위기는 국가의 생명을 건 파워게임으로 이어진다. 누군가는 부유해질 것이고 누군가는 생존의 위기를 겪을 것이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제작하고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은 <시리아나>는 석유의 ‘소유와 무소유’로 갈리는 혼란한 국제정세 속에서 대단히 복잡하지만 지능적인 이야기를 숨막히는 속도감으로 풀어냈다. 20년간 CIA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로버트 베이어의 자전적 이야기 <악은 없다>(See No Evil)를 각색하고 감독한 스티븐 개건은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인물.

 

각각 상반된 이해관계에 있는 여러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모든 이야기가 마지막에 통합되는 구성은 <트래픽>과 유사하다. 은퇴를 얼마 앞두지 않은 베테랑 CIA 요원 반즈(조지 클루니), 제네바에 살고 있는 에너지 분석가 우드맨(맷 데이먼), ‘킬런’사를 운영하는 포프(크리스 쿠퍼) 같은 여러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이전과 상반된 관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를 위해 살을 찌우고 회색 수염을 기른 조지 클루니가 “혹독한 고문 장면을 찍다가 입은 부상이 너무 심할 때 자살을 고려했다”고 고백한 사실이 미국 MSNBC의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시리아나>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개봉되었으며 <시카고 선타임스>의 로저 에버트는 “박진감있고 매력적이며 흡입력있는, 무엇보다 영리한” 이야기라고 <시리아나>를 평하며 별 4개 만점을 준 것을 비롯, 평단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시리아나>는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조지 클루니)과 작곡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글) 이다혜 apple@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