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십리 - 소월의 시가 떠오른다.

무거운 빈가방 2012. 6. 28. 00:00

 

왕십리 (1976)  Wang Sib Ri, My Hometown

 

 

왕십리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 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랴거던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天安)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가도가도 끝이없다'는 소월의 시 왕십리를 실감하게 만드는 작품.

 

왠지 모르게 춥게 느꺼지고(배경도 겨울이다) 논들은 길을 이었다.

 

영화에선 많이 변햇다고 표현하나 지금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동네 젊은이들이 하나씩 떠나고 자리를 잡은 사람끼리의 애환은 있다.

 

사랑하는 여인을 버리고 떠난 남자는 다시 그녀를 찾아오고

 

우연히 만난 창녀를 그 진솔함 때문에 외려 결혼까지 하려하는 모습

 

옛날에나 볼 수 잇는 장면들이다.

 

끝장면으로 도덕교과서나 반공교과서에서 할 법한 소리를 늘어 놓는 것은

 

유신의 칼이 극도로 춤추는 시대라서 그런지 잘모르겠다.

 

임감독 옛 영화는 이런 것들이 제법 많앗던듯.

 

외려 나이가 들면서 젊었을 때의 기술과 이후의 깊이가 더해져 좋은 영화들이 더 많이 만들어진 것 같다.

 

1. 줄거리는 영화와는 많이 다르다. (소설을 줄거리로 삼은 듯. - 옛날 영화의 줄거린 이런 경우가 많다.)

  줄거린 주인공이  군대를 가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준태는 가족간의 상속 분쟁으로 환멸을 느껴 한국을 떠났다가 정희를 한번만이라도 봤으면 하는 마지막 마음으로 왕십리를 찾는다.  설정은 조폭 비스무리하게 되어 있으나 구체적으로 나타내진 않는다. 일본쪽 조폭이 와서 데리러 가려는 것을 보면 조폭일 것인데 여기에 대해선 감독이 말을 아낀다. 정확한 표현 보다 그냥 그리 믿으라는 의도를 가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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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05 분 | 개봉 1976-01-31 |

 

 

감독 임권택

출연 신성일, 김영애, 전영선, 윤양하, 최불암

 

 

영상자료원 해석

이 영화는 <잡초> 이후에도 오락영화 혹은 관제 반공영화를 만들던 중기 임권택의 작품 중에서도 걸작에 속한다. 임권택은 여기서 정붙일 곳도 없는 환멸뿐인 고향이지만 그래도 다시 뿌리를 박고 살고자 하는 한 남자의 외부를 집요하게 탐색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결국 그의 내부에 도달하게 만든다. 서울이 지금처럼 대도시로 완전히 성장하기 이전, 산업화의 흐름을 타기 시작하는 변두리 왕십리의 황폐한 풍경과 그 곳을 살아가는 군상들의 그만큼 황폐한 내면이 눈에 밟히는 영화. 중후기 임권택의 특징 중의 하나였던 플래시백의 활용이 눈에 띈다. 전편의 사운드를 디지털 복원 작업하여 만든 디지털 매체로 상영된다.

 

 

 

 

 

 

 

 

 

줄거리

대학생인 민준태는 가난한 막일꾼의 딸 정희를 사랑하지만 부모의 반대로 결혼하지 못한다. 정희의 아버지가 부상을 당하자 치료비를 훔치려던 준태는 이 일로 아버지가 쓰러져 해병대에 입대한다.

 

제대 후 정희를 찾아 왕십리로 돌아온 준태는 여관에 들어간 첫 날 호스테스 윤애로부터 구애를 받는다. 준태는 남의 부인이 된 정희를 만나 정희와의 사랑을 정리하고 윤애와 결혼하기로 한다. 그러나 너무 큰 차이를 깨달은 윤애는 스르로 준태를 떠나고 준태는 윤애의 행복을 빌며 고향인 왕십리에서 살아간다.

 

이영화의 키워드 :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