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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Wonka, 2023: 즐겁고도 재밌는 어른도 봐야할 자본 이야기

무거운 빈가방 2024. 2. 6. 22:17

웡카Wonka, 2023: 즐겁고도 재밌는 어른도 봐야할 자본 이야기

 

<웡카> 메인 예고편

 

 

 

 

<웡카>는 상품화 된 초콜렛 이야기다. '상품화'란 말을 쓰니 매우 딱딱하게 느껴지지만 사야만 먹을 수 있는 과자이기에 사실이다.

 

'초콜렛'에 대한 영화는 많이 있지만 나는 '줄리엣 비노쉬'가 열연한 <초콜렛>(2001,라세 할스트롬)이 먼저 떠오른다. 그가 내 입에 넣어주는 초콜렛으로 입안의 행복이 몸 전체로 퍼지는 기분을 느꼈던 영화다.

<웡카>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팀버튼)의 주인공 '웡카'와 이름이 같고, 같은 이름의 다른 내용이라 보면 되겠다. 아니면 <웡카>의 '웡카'가 초콜릿으로 성공한 이후의 모습을 담은 것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후 <찰리>로 적음)의 '웡카'라 해도 말이 되겠다.

<웡카>는 환상의 나래를 즐겁게 펼치는 꿈같다. 세상 어떤 어려운 난관이라도 '희망'을 놓치 않고 나아가면 뚫을 수 있다는 해피엔딩을 노래와 춤 그리고 초콜릿의 맛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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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의 '웡카'는 기묘하고 서늘한 동화를 좋아하는 '팀 버튼'의 주인공답게 관객에게 희망을 쉽게 주지않는다. 그가 만든 초콜릿은 어린이와 어른들이 갖고 있는 욕심을 드러내게 하여, 그 욕심을 초콜릿 속에 넣어 버린다. 우리가 먹는 초콜릿의 달콤함은 세상 사람들의 욕심이 모여 만든 것이라니! 욕심 부리지 않는 아이에게 상을 주는 것은 일반 도덕이니 영화도 이 미덕으로 결론 짓지만.

 

 

<웡카>도 사실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는 절대 아니다. 어릴 때 박수치며 봤던 <올리버>(1968,캐롤 리드)의 세계와 비슷하다.

두 영화는 빈부 격차가 심하고, 아이들은 희망이 별로 없이 거리에 버려진 경우가 많고, 부정부페가 만연한 사회의 모습을 그린다. 부정부페의 중심에 정치가, 사업가, 종교가 있고 이들은 아이들의 희망을 착취해 버리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도 닮았다.

어릴 때 본 <올리버>는 내가 매우 강한 인상을 받았기에 이 영화를 떠올리는 순간 많은 장면 들과 노래가 떠오른다. 포스터에도 나오는 장면인데, 올리버가 그릇을 들고 매우 불쌍한 표정으로 '한 모금만 더 주실래요?" 영어는 당시 엉터리로 들었지만 그 문장 그대로 떠오른다. 몇개의 노래도.

 

 

<웡카>를 본 아이들은 내가 <올리버>를 봤을 때 느낌과 상상들 처럼 그럴까?

난 <올리버>에서 나오는 부조리함은 그냥 영화적 재미에 묻혀버렸고 그것이 잘못된 구조에서 나오는지 생각도 못했다.

<웡카>는 매우 경쾌하고 즐거운 영화다. 춤과 노래가 그리 많지 않지만 '희망'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가지게하는 권선징악의 결론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그런데 이 영화 속에 정경유착의 비리와 자본가들의 멈추지 않는 욕심이 얼마나 큰가가 들어있다. 여기에 종교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도 그렸다.

자본가들은 서로 경쟁하지만 공동목표가 생기면 철저히 단결하여 공동목표를 이룬다. 그 목표가 적이라면 더욱 더 치밀하다.

 

<웡카>는 마냥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동화같은 영화가 아니다. 세상 많은 악들을 재미있게 묘사했다는 것 뿐이지, 지금 세상의 실체를 그대로 드러낸다.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여기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기의 뜻을 이룬다.

 

솔직히 드러내고 이루는 이 모습이 난 더 좋다. 우리 세상이 초콜릿 처럼 달콤하지 않다는 현실을, 초콜릿도 먹으면 살이 찌고 자기 모습을 잃는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렇지만 이 초콜릿은 먹을 가치가 있겟지!'라며 유혹하는 내용이 현실적 상상으로 느껴져 좋다. 세상이 아름다움과 추함의 양면을 가지고 있고 또 다른 여러 모습도 있는데 마냥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은 진실을 감추고 일부만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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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는 끝이 보일 것 같지 않는 암울한 시대, 어려움으로 가득차있는 나에게, 잠시라도 어릴적 마음으로 돌아가 '춤'과 '노래' 그리고 '상상'을 가지게 해줘서 고맙다고 반갑고도 즐거운 영화다.

 

* '티모시 살라메'는 세계 영화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하나다. 최근 영화에 가장 많이 출연하기도 했고, 재작년 '26외 부산국제영화제' 때 시네21에서 유포한 영화제 소개 리플렛 중 '티모시 살라메'가 표지로 나온 것은 금방 동이 나버렸다. 팬이 참 많은 모양이다. 나도 그의 영화를 최근 몇년 동안 많이 봤고 많이 좋아한다.(11편이네.. 출연 한 줄도 몰랏던 '인터스텔라' 빼면 6년 간 10편)

 

** '움파룸파'는 <찰리>에도 나온다. <웡카>에서 역할과 모습을 비교해 보면 더 재미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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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버>에 악당으로 나온 '올리버 리드'가 <왕자와 거지>(1977) 에서는 착한 역으로 나와 반가웠다. <헌팅 파티>(1971,돈 메드포드)에서도 좋아하는 '캔디스 버겐'을 납치하여 사랑에 빠지는 역인데 반가웠었지. 배우는 영화 한번 보고 감흥이 오면 참 오랫동안 팬이 되게 하는 힘이 있는 모양.

 

**** 근데 ... 초콜렛이 맞나 초콜릿이 맞나?

 

 

웡카Wonka, 2023

 

미국, 영국 판타지/드라마 116분

 

감독 폴 킹(Paul King)

배우 티모시 샬라메, 칼라 레인, 올리비아 콜맨, 톰 데이비스, 휴 그랜트, 샐리 호킨스

 

줄거리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여정 좋은 일은 모두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의 꿈은 디저트의 성지, ‘달콤 백화점’에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여는 것. 가진 것이라고는 낡은 모자 가득한 꿈과 단돈 12소버린 뿐이지만 특별한 마법의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먹을 것도, 잠잘 곳도, 의지할 사람도 없는 상황 속에서 낡은 여인숙에 머물게 된 ‘웡카’는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의 계략에 빠져 눈더미처럼 불어난 숙박비로 인해 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른다. 게다가 밤마다 초콜릿을 훔쳐가는 작은 도둑 ‘움파 룸파’의 등장과 ‘달콤 백화점’을 독점한 초콜릿 카르텔의 강력한 견제까지.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는 길은 험난하기만 한데…

 

폴 킹(Paul King)

1978년생 영국 감독으로 영문학을 전공하였고 케임브리지 대학교 캐서린즈 컬리지 졸업. 주로 TV 코미디 프로그램을 연출하였다.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를 연출하여 2000년 페리에 어워드 후보에 오르는 등 공동연출자로 활동했던 그는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마이티 부시>의 시리즈를 연출하며 2004년 BAFTA BEST New Director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