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리영희 선생님의 운명에 대한 두분의 간단한 메일

무거운 빈가방 2010. 12. 9. 12:08

 

 

참세상이 보낸 메일이다.

 

리영희선생께서 오늘 새벽에 운명하셨답니다.

한 시대의 인물이 가셨습니다.

한 시대가 저무는 때입니다.

 

삼가

 

 

 

 

 

김희찬님의 답변 메일

 

지성계의 큰별이 졌습니다.

엄혹한 세월 한가닥 불빛이었던 선생께서도 병마엔 어쩔수 없나 봅니다.

삼가 조의를 보냅니다.

 

 인간은 누구나, 더욱이 진정한 지식인은 본질적으로 자유인인 까닭에 자기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존재하는 사회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이 이념에 따라 나는 언제나 내 앞에 던져진 현실 상황을 묵인하거나 회피하거나 또는 상황과의 관계설정을 기권으로 얼버무리는 태도를 지식인의 배신으로 경멸하고 경계했다. 사회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그에 앞서 자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여겨왔다."

 

글을 쓰는 나의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오직 그것에서 시작되어 그것에서 그친다. 우리에게는 현실의 가려진 허위를 벗기는 이성의 빛과 공기가 필요하다. 진실은 한사람의 소유물일 수가 없고 이웃과 나누어야 하는 생명인 까닭에.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괴로움 없이는 인간의 해방과 행복, 사회 진보와 영광은 있을 수 없다."

 

오늘 아침 신문에 한미FTA 굴욕적인 협상과 선생님의 영면소식이 나란히 1면에 올라 상념에 들게 했습니다.

현대의 식민지의 개념,진보보수의 이념정립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우울한 날 !!!!

더욱 우울하게 하는 노래를 하나 보냅니다.

안동(정확한지 모르지만) 에서 언더로 활약하는 아마추어가수의 노랩니다.

작사는 공지영이 지리산가면 만난다는 버들치시인 박남준의 시입니다.

첫사랑(?)을 보내며 쓴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먼 강물의 편지 - 박남준

여기까지 왔구나
다시 들녁에 눈 내리고
옛날이었는데
저 눈발처럼 늙어가겠다고
그랬었는데

강을 건넜다는 것을 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 길에 눈 내리고 궂은비 뿌리지 않았을까
한해가 저물고 이루는 황혼의 날들
내 사랑 그렇게 흘러갔다는 것을 안다
안녕 내사랑, 부디 잘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