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끝 (2010) End of Animal
극단적 공간을 만들어두고 그 속에 몇몇 사람을 밀어넣어 그들에게 각자 다른 공포의 맛을 보여준다.
나에겐 매우 어려운 영화다 . 감독에 대한 칭찬들이 늘려있지만 난 상징이 애매할 때는 머리 굴리는 것 자체가 되질 않는다. 그러기에 단순한 영화가 좋다. 기본은 사실성을 가지면 더욱 좋다.
진중권은 '불신의유예'(새뮤얼 테일러 콜로지의 말)와 '진리의 외관'이란 표현을 가지고 허구나 가상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고 그것을 믿음으로 영화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고 했다.
이 말 뜻은 이제 충분히 이해가 되나 내 가슴에 잘 담아지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무리 훌륭한 평론가들이 좋다고 이야기하여도 내가 받아드려 지지않으니 그저 답답하고 나의 무식을 탓할 뿐이다.
이래서 독립영화 비스무리한 것을 멀리하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을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면서도 문을 두드리지만.
짐승의 끝 처럼 사람을 극단적 상황에 두고 힘좋게 일방적으로 밀고나가는 상황에 나도 처해있는지 모르겠다.
보는 것은 습관이요 느낌은 언제나 부족이라.
갈증이나 갈망은 늘 혼자라 더하다. 아무도 내 눈이 좀 더 확장되고 조금 더 감상을 즐겨하는 것을 원치 않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는 것은 내 삶도 '짐승의 끝'처럼 내몰려져 잇는 것이 아닌가는 생각을 들게한다.
이리 보면 이 영화 참 좋은 영화다. 모두가 처할 수 있는 극단을 보여준 '궁지의 끝'이라하면 좋을련지.
1. 주인공 임신녀 순영이 몰린 궁지에는 남자들이 얽혀진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에언도 남자가 하고 그녀를 태우고 가는 기사도 남자며 그녀를 협박하는 사람도 어리거나 늙거나 모두 남자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이 장난스러운 신의 짓궂은 사다리타기에 의해일어난다.
2. 태초에 신이 잇었고 그가 사물을 만들었다. 이것이 전제인가? 그러나 그 신은 짖궂고 장난꾸러기며 인간의 고통을 모른채 한다. 그러면서 '내가 하지말랬잖아!'라 말할 뿐이다.
3. 길은 알 수 없고 뻔히 보이는 듯해도 찾을 수 없다. 가도가도 제자리이며 등 뒤에선 짐승의 울음 소리, 친절한 사람들은 어느 순가 ㄴ갑자기 협박꾼으로 변하고 내 배속의 아이도 왜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오리무중의 세상과 공포의 세상 그러니 더욱 달라질게 없는 세상의 끝을 감독은 표현해 보았는지 모르겠다.
4. 자연스레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떠오른다. 친구 호롱은 '대자본의 돈을 가지고 마음껏 놀아 너무 신이났다.'하엿지만 그 대자본은 그 영화 이후 투자에 몸조심하고 흥행에 참패한 감독은 올해 얼굴을 겨우 내밀었다. 짐승의 끝도 그 때 그 자본이다. 투자자본으로 치면 비교가 되진 않지만.
http://www.youtube.com/watch?v=PoqkkRfQV6c
요약정보 공포, 미스터리, 판타지 | 한국 | 114 분 | 개봉 2011-03-17 |
감독 조성희
출연 이민지 (순영 역), 박해일 (야구모자 역), 유승목 (자전거 남 역), 김영호 (택시기사 역), 박세종 (나루토 소년 역)
줄거리
“가” 라고 한 글자만 말하면 나는 갈 거야. 갈까?......나 어때?
아이를 낳기 위해 엄마가 계신 고향에 가는 ‘순영’. 그녀가 탄 택시에 야구모자를 쓴 남자가 탑승한다. 순영과 택시기사의 과거를 줄줄 꿰더니, 곧 전기가 나가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 올 거라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거짓말처럼 그의 말대로 택시는 갑자기 멈추고, 순영과 기사는 정신을 잃는다. 눈을 떠보니 아무도 없고, 다시 돌아올 테니 기다리라는 택시기사가 남긴 메모뿐. 핸드폰은 불통인데 주변엔 이상한 괴물 소리마저 들린다. 위험을 무릅쓴 채 홀로 휴게소로 향하는 순영. 그녀는 과연 무사히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
4회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2010) 후보버터플라이(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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