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04 언에듀케이션(중앙시네마)
감독 론 쉐르픽
출연 캐리 멀리건 (제니 역), 피터 사스가드 (데이빗 역), 알프레드 몰리나 (잭 역), 카라 세이무어 (마조리 역), 올리비아 윌리엄스 (미스 스툽스 역)
세상을 동경하던 소녀, 남자를 배우다!
17세 소녀의 방황과 일탈, 그 생생한 교육의 현장!
전쟁이 끝난 후 1961년 영국,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옥스퍼드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17세 우등생 소녀 ‘제니’(캐리 멀리건). 보수적인 부모님의 엄격한 통제와 고리타분한 학교 교육에 염증을 느끼는 그녀에게 세상은 그저 지루하기만 하다.
어느 비 오는 하교길 ‘비싼 첼로가 비에 젖을까 봐’ 차에 태워준다며 나타난 연상남 ‘데이빗’(피터 사스가드). 위트와 배려심, 경제적 능력까지 갖춘 그는 호기심 가득한 제니에게 새로운 세상을 소개한다. 현실의 집과 학교가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제니는 ‘데이빗’과 함께 경험하는 달콤하고 화려한 세상의 유혹에 점차 빠져드는데…
82회 아카데미시상식(2010) 후보작품상, 여우주연상(캐리 멀리건), 각색상(닉 혼비)
63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2010) 수상여우주연상(캐리 멀리건)
후보작품상, 작품상(영국), 감독상(론 쉐르픽), 남우조연상(알프레드 몰리나), 각색상(닉 혼비), 의상상(올딜리 딕스-미록스), 분장상(엘리자베스 야니-조르지오)
30회 런던비평가협회상(2010) 수상영국여우주연상(캐리 멀리건)
후보각본상(닉 혼비), 여우주연상(캐리 멀리건), 영국남우조연상(알프레드 몰리나), 영국여우조연상(로저문드 파이크), 영국여우조연상(올리비아 윌리엄스), 영국작품상
16회 미국배우조합상(2010) 후보여우주연상(캐리 멀리건), 캐스팅상
67회 골든글로브시상식(2010) 후보여우주연상 - 드라마(캐리 멀리건)
25회 선댄스영화제(2009) 수상촬영상-월드시네마극영화(존 드 보만), 관객상-월드시네마극영화(론 쉐르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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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으로 보면 소재가 ‘원조교재’이다. 그러면 바로 18금이다. 그런데 외국영화에는 언제나 후한 한국이기에 14금이다.
일반 영화로는 헐리우드에 경쟁이 안되기에 이미 항복 선언을 한 영국에서는 ‘로맨틱 코미디’물을 부지런히 만들어낸다. 우리로 치면 경쟁력 있는 자기 상품을 만든 것이고 성공률이 꽤 높다. 이 방면에서는 미국물보다 훤씬 발전적이며 완성도도 높은 것 같다.
‘언에듀케이션’도 그 중 하나다.
(* 이 대목에선 우리의 '해운대'를 한번쯤은 떠올릴만하다. '이경기'씨는 '300억과 3천억의 돈을 들인 작품은 어떤 차이가날까? '라는 이야길 했다.)
처음엔 원조교재가 소재라 좀은 시쿤둥하게 보았다.
게다가 제니는 내(전혀 우등하지 못하면서 뭘 해도 잘하지를 못하는)가 언제나 시기하는 잘난 외모에 뛰어난 머리 즉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우등생이다. 학생이 밖으로 벗어나면 뭔가 잘 안풀려 대학을 못가던지 목표 학교 보담은 떨어진 곳에 가던지 해야 정석 아닌가? 나이 많지만 경제적으로 풍족하면서도 지식과 매너를 갖춘 훈남과의 깊은 교재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이 나이의 학생치고 일탈을 꿈꾸지 않는 아이가 있을까? 일이 꼬이면 약간의 갈등만 시늉하고 나면 그 뒤는 그냥 풀린다? 그래서 더 질투나고 내용이 닿지를 않는다.
이리 팽겨친 영화가 상을 많이 받았다 하니 다시 눈에 들어온다. 내용이야 어떻던! 나의 간사함이여! 어이 이런가? 나에게 부족함은 지식과 이해력 만큼이나 줏대드 그렇구나! ‘줏대는 없으나 질투심은 창대하리’
배경이 1961년 이니 보수성향이 사회 전체를 감싸고 있는 시기이다. 여성은 대체로 남성에 의해 미래의 생기가 좌우되니 대학의 중요성은 ‘시집 잘가기’의 필수이다. 부모(여기선 아버지가)는 아이의 시간표와 일정 그리고 공부할 내용 까지 점검한다. 이 점에선 교육열풍 속에 놓인 우리의 부모와 조금도 다름없다.
난 이 영화에서 아버지 잭(알프레도 몰리나 - 스파이드맨2에서 봤다. 이상하게도 이 배우에게 그 때도 뭔가 꽂히더라. 연기 잘하겠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에게 눈길이 많이 간다. 중산층의 남자가 돈에 쪼달리면서도 자식의 장래를 위해 바치는 헌신을 밉지않게 깔끔하게 연기한다.
주인공 제니(캐리멀리건)의 표정과 몸짓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을거다. ‘원조교재’를 꿈꾸면서. 그런데 내게는 좀 멀리 있게 느껴진다. 교복을 입은 자태에서도 너무 성숙함이 깃들어서일까?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다. 캉테의 ‘클래스’가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학생과 교사의 관계를 집요하게 카메라에 담았다면 ‘언에듀케이션’은 학교에 대한 당시의 사회상을 중심에 두고 한 소녀의 움직임(일탈이라 하기에도 성장통이라 하기에도 애매하게 보인다. 그냥 이쁜 소녀에게 초점을 맞춘 것 같다.)을 보여주는 영화라 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도, 많은 영화들에서도 뛰어난 자는 언제나 성공한다는 복장 터지는 명제만 좀 적게 부각된다면 더욱 재미있었을 것을.
이리 생각하다 보니 ‘시리어스맨’은 나를 가장 기쁘고 즐겁게한 영화로 다가온다. 다른 것을 통해 몰랐던 사실이 느껴진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시리어스맨 만세’
ㅎㅎㅎ 글 적으면서 시리어스맨이 더욱 그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