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은연못

무거운 빈가방 2010. 4. 21. 14:50

10-04-18 작은연못(중앙시네마)

이 영화는 1950년 7월, 노근리의 철교 밑 터널 (속칭 쌍굴 다리) 속으로 피신한 인근 마을 주민 수백 명이 미군들의 무차별 사격으로 무참히 살해된 ‘노근리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래서 그 시대성이나 역사성을 아는 것이 중요하기에 사건에 대한 몇 가지 기록들을 먼저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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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보도 ]

1999년 9월 30일 AP 통신의 ‘노근리 사건’ 특종 보도!

2000년 퓰리처상 탐사보도부문 수상!!

‘노근리 사건’처럼

세상에는 의외로 언론이 직접 나서서 취재해 그들의 하고 싶은 말을 전해주지 않으면

자신의 말을 전달할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 그런 이들의 이야기에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 대한민국 국적자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AP 통신의 최상훈 기자 인터뷰 中 -

 

[ 사건 증언 ]

“소대장은 미친놈(madman)처럼 소리를 질렀습니다. 발포하라. 모두 쏴 죽여라(kill’em all). 저는 총을 겨누고 있던 사람들이 군인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거기에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목표물이 뭐든 상관없다. 여덟 살이든 여든 살이든, 맹인이든 불구자든 미친 사람이든 상관없다. 모두에게 총을 쐈습니다.”

- 제 7기병연대 참전군인 조지 얼리의 증언

“다리 밑은 모래와 자갈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빗발치는 총알을 피하기 위해 맨손으로 구멍을 팠습니다. 어떤 사람은 죽은 사람들을 바리케이드처럼 쌓아 그 뒤에 숨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엄마가 죽은 줄도 모르고 계속 울었습니다. 우는 소리를 듣고 그 아이가 있는 곳을 향해 사격이 가해져 또 많은 사람이 희생을 당하자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를 개울물에 넣어 질식 시켰습니다.”

- 노근리 사건’의 생존자 양해찬씨의 증언

 

[ 사건 개요 ]

한국 전쟁의 숨겨진 악몽

1950년 7월, 한국전쟁 당시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피난민 속에 민간인으로 위장한 적군이 침투하고 있다는 미확인 정보가 입수되자 극도의 혼란에 빠진 미군은 저지선으로 접근하는 피난민을 모두 사살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미군은 무차별한 공중폭격과 기관총 사격을 가하여 민간인 300여명을 학살하였다. 이는 베트남 밀라이 사건과 더불어 20세기 최대 규모의 민간인 학살 사건이다.

 

노근리 사건의 비극

1950년 7월, 전쟁초기 북한군에게 밀린 미군은 전선을 후퇴시켜 대전에서 부산으로 가는 유일한 길목인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일대에 저지선을 구축하게 된다. 노근리 주변 마을인 주곡리, 임계리에는 미군에 의해 소개령이 내려지고 500여명의 주민들은 미군의 강압적인 인솔하에 피난길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미군은 피난민 틈에 민간인으로 위장한 적군이 침투했다는 미확인 정보를 확신하여, 피난민들의 저지선 통과를 저지하라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남쪽으로 무작정 내려가던 피난민들을 향해 비행기 폭격을 감행한다. 미군의 저지선이 후퇴하기 전,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3박 4일 동안 폭격에 살아남은 300여명의 생존자들은 기차길 밑 쌍굴 다리에 갇힌 채 제 1기병사단 7기병연대 2대대 병력으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300여명에 달했던 쌍굴 다리 안의 피난민들 중 최후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25명. 이들은 시체를 방패 삼고 핏물로 갈증을 달래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유일한 사람들이었다.

 

사건의 폭로

이후 생존자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의 끊임없는 진상규명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에 50년간 부정되었던 이 사건은 1999년, AP 통신 기자들을 통해 그 진상이 밝혀졌다. 그들은 비밀 해제된 미(美) 군사문건을 검토, 사건 발생 당시의 미군 이동경로와 현장에 주둔했던 미군부대를 찾아내고 당시 가해자인 미군과 피해자인 한국의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잊혀졌던 사건의 궤적을 맞춰내는 등 수년간의 노력을 통해 ‘노근리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이 보도는 2000년 퓰리처상 보도부문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AP통신의 보도 이후 2002년, 영국의 BBC 방송은 다큐멘터리 〈Kill’em All>을 제작해 ‘노근리 사건’을 다시 한 번 전세계에 알린다. 이후 ‘노근리 사건’은 한국전 당시 미군에 의해 벌어진 60여건의 민간인 학살 중 진상이 밝혀진 유일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영화 줄거리

1950년 7월…

한국전쟁 발발 당시, 피난길에서 이유 모를 무차별 공격에 스러져간 대문 바위골 주민들의 생존드라마

전쟁보다 전국 노래 경연대회가 더 중요한 아이들

한국전쟁 초 1950년 7월, 한반도 허리쯤에 위치한 산골짜기 대문 바위골.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른 채 전국 노래 경연대회에 열을 올리는 짱이와 짱이 친구들. 미군이 패하면서 전선은 읍내까지 내려오고 마을에 소개령이 내려진다.

소풍처럼 떠난 피난길

결국, 주민들은 피난길에 오르는데… 미군이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7월 땡볕 아래 꾸역꾸역 남하하는 대문 바위골 사람들. 그러나 믿음과는 달리 그들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지고, 방어진지에 있던 병사들은 이들을 향해 난사를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도대체 총구가 왜 자기들에게 향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쓰러져간다.

그리고 그 해 가을…

아이들은 대문 바위골로 돌아온다.

해마다 가을이 돌아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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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 부산의 전교조 샘들이 서울까지 걷기 대회 준비를 위한 답사에 기사로 따라나섰다 만난 다리 아래 콘크리트 아치형 통행로. 그 곳에선 아무런 아우성도 무차별적으로 발사했던 군인들은 어떤 심리상태였을까? 하는 증거도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시멘트 다리아래에 깊숙이 박힌 총알 자국들. 그 총알 자국은 어린이 늙은 이 할 것 없이 쓰러뜨리다 더 맞을 사람이 없나 하며 잠시 머물며 감시하는 듯한 자국들.

나를 향해 내 가족과 친구를 향해 죽음의 불시위를 당긴 그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국가적 폭력에 의해 이름 없이 힘없이 죽은 주검들은 많지만 이리 허무한 죽음은 다시 보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오도가도 할 곳 없는 다리 아래에서 하마 총알을 피할 수 있을까 땅을 파고, 먼저 죽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진지 삼아 발두둥치면서도 내 새끼를 살려야 했던 절규. 땅을 파는 손에서는 피가 흘렀을 것이고 갑자기 누워버리는 옆에 있는 내 사랑들로 가슴이 막히고 심장은 멈춰 아우성이 목에서 나오지 못했을 것이고, 그를 진지 삼아 숨으면서도 그에 대한 미안함으로 미쳐버렸을 것이며, 그러다 어딘가 잠시 느껴지는 고통으로 쓰러져 고향하늘 흙내음도 못맡고 세상을 저버렸던 이 나라 민중들의 가여운 현장.

수많은 총알 자국은 그것을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계속 증언 하고 싶어 패여 있는 채로. 시린가슴과 눈물 때문에 자리에 앉아 있기도 차마 민망했던 영화 작은연못. 한국전쟁의 희생이 이리 아무 의미없는 희생들로 가득 차 있고 그를 밝히는 일도 통한 만큼이나 더 어려움을 보여준다.

 

한국인 모두가 반드시 보아야할 영화.

이 영화는 극영화라기 보다는 다큐에 가깝다. 그러기에 사실성에 입각하여 더 이상 늘리지 않고 과잉액션을 하지 않고 담담히 담은 것 같다.그래도 설명이 조금은 필요한 영화라 본다. 너무 설명이 없다. 관중이 가장 헷갈릴 수 있는 장면 몇 개. 일본은 패망했는데 미군의 통역관은 일인이고 왜 일어를 쓰는가? 한국에 남아있는 패망한 일인은 패망자로 있엇는가? 길게 설명은 못하더라도 짧게는 해줘야 한다. ‘일인은 패배했으나 남한을 점령한 미군은 한국인 통제를 위해 그들을 그대로 두었고 그들을 통해 한국에 대해 배웠다. 그래서 일본은 패했으나 그것은 미국에 대한 것이지 한국에서는 여전히 반지배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라던지. ‘남한을 점령한 미군은 일인을 고용하여 한국에 대해 배우고 그들을 통역관으로 임명했다. 그래서 미군은 일본의 눈을 통해 한국을 보고 일어를 모르는 한국인과는 그 어떤 교류도 할 수 없었다’ 라던지, 몇가지 부언이 있어야만 했다.

 또 위의 사건 설명처럼 피난가라고 했던 미군들이 왜 피난민에게 총을 쏘앗는가도 부언이 있엇으면 좋겠다. 어떤 형태로든. 물로 ㄴ피난민 입장에서 왜 죽어야 하는지를 모르고 죽는다. 피난민 관점이라면 해석은 약간 달라지지만 그래도 필요한것 같다.

가슴은 찢어지지만 영화적으론 좀 불친절하다.

많은 유명배우들이 무료 출연함을 보니 광기어린 시대에 여전히 살아 숨쉬는 배우들이 있음은 그래도 이 시대의 희망을 보는 것 같다. 그들이 바라는 뭔가도 뭔지는 알 것도 같다.

 

((몇가지 적으려 해도 차마 미안하여 적기가 어렵다. 아이들의 노래에 대해, 그 많은 배우들이 나와 자연스러움을 연기한 결과의 밀집도. 영화음악이 필요할 때에 나왔는가? 장면과 어울렸는가? 이런 등등 내용을 좀 적어야 하는데 넘 미안하여 적지 못하겠다. 다음에 영화가 막을 내린 다음에 다시 수정하여 올리도록 해야겠다.))

 

바로 위의 괄호안 글은 이리하려 햇다는 것이고 다시 생각하니 이 블로그 들어오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뭘 망설이겠노 싶어서 몇자 부언한다.

가슴 아픈 역사적 현장을 담았으나 기본은 전쟁과 피난가는 사람들이 중심축이다. 피난 가기 전의 사람들의 삶이 일정 표현 되어야 하나 많이 못미친다. 피난 씬과 사람들이 죽어가는 씬도 그렇다. 가장 기본이 감정에 토대가 되어야 하는데 감정을 느끼기가 어렵다. 역사적 아픔 때문에 분노로 눈물을 흘리면 보았지만 화면 때문은 결코 아니다. 수많은 배우들의 출연으로 엑스트라 동원 보다는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물흐르듯하지만 이들의 동선을 따라잡는 카메라가 자연스러움을 살려주진 못한 것 같다.

배경을 흐르는 음악도 매우 이상하다. 감정을 나타내야할 대목엔 갑자기 음악이 없다. 마치 사실성을 강조하려는 듯. 그런데 조금은 슬픈 장면에 깐 음악이란 너무 가벼움으로 일관한다. 감이 안쓴다. 뭔 주장하시는지. 아이들의 합창 소리도 더빙 같다. 너무 안어울린다. 그냥 고즈막한 아이들의 실 목소리로도 충분히 우리를 두드리게 만들 수 있다. 그러지 않아도 가슴 두드리려고 준비하고 잇는데 어이보면 좀은 찬물을 끼얹는 것 같다. 양희은 노래 한번은 깔았으면 좋겟다. 교섭이 안된 걸까? 예민한 영화라 음반사에서 눈치를 본 것인가? 게런티를 무리하게 요구햇나? 그래도 들려줘야 했다. 그랬으면 좀 더 좋앗겠다.

 

감독이 주로 연극 연출을 많이 해서 그런걸까? 투자해 줄 사람이 없기에 고전분투함은 이해가 가나 그래도 이것은 연극 무대가 아니고 영화다.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보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차라리 만들지 말고 다음으로 미룸이 좋다. 이상한 발굴로 오히려 현장을 파괴해 버리는 현실로도 충분하다.

보수 꼴통들이 올해 유달리 전쟁영화에 광분하고 만들고 있다. 연극도 전쟁 연극을 많이 상연하여 매우 불편타. 그렇더라도 자살할 정도는 아니다. 그냥 참으면 된다. 가슴은 많이 썪어 내려앉고 있지만. 담에 몸살림으로 회복하면 된다.

지나치게 혹평 받아야 할 영화는 아니나 기대에 비해 실망이 있기에 상대적으로 화가난다. 그래도 꼭 봐야할 영화임은 분명하다.

모두가 엑스트라이면서 동시에 주연인 영화.

 

시작하면서 제일 놀란 것은 죽은 박광정씨가 살아 있는 거다. 아~ 이 영화는 그가 죽기 전에 촬영했구나.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에서 보여준 솜털연기. 죽은 수많은 이들이 동시에 그립다.

 

 

 

 

 

 

 

양희은의 노래를 올렸다가 저작권 문제로 삭제한다. ㅠㅠ 

[ 작은 연못 ]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그놈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져

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물속 깊이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 것도 살지 않죠

김민기, 작은 연못 中에서

곰녹음기_1.mp3
1.33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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