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산도 파서 도랑을 만들어야 한다.? 이 시대의 명제다.

무거운 빈가방 2010. 4. 23. 01:37

10-02-21 중앙시네마 이 후 남산을 잠시 걸으며

 

등산을 못가 잠시 걷자 싶어 남산쪽으로 향했다. 길을 모르니 그냥 무작정 걷는데 공사가 한창이다. 몇군데 된다. 눈에 띄는 것은 청계천 처럼 해 볼 요량인지 개울을 흐르게 하는 공사라는 식으로 현장안내판에 씌여있다. 산에 넘쳐나는 것이 고랑인데 또 인위적인 고랑을 만든다?

산을 파서 물고랑을 만든다? 이 물고랑은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이 아니라 흐르는 물을 잘보기 위한 관상용이다?

남산을 잠시 걸으면서 못볼 것들이 많은 이 세상의 한 단면을 다시 마주한다.

 

대규모 공사를 일으켜야만 기업에게 이익을 주고 이 이익이 사회에 환원 되지 않더라도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해 줄 수가 있다. 어차피 세상은 강자의 논리가 지배하고 이는 역사상 한번도 변함이 없었다. 잠시 흔들림을 보인 듯하였으나 이것은 시각적 차이이다.

세상의 변화는 지배의 구조나 방식 또한 변해야 하나 이 변화를 가져가기엔 기존 지배질서는 언제나 강고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기존 질서도 약간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데 이럴 때 스스로의 변화가 어려우니 외부세력을 끌여드려 변화를 가지게 한다.  역사상 혁명이나 봉기 등으로 나타난다.

(갑자기 지금까지 주장해 온 것과는 정반대의 논리가 생각난다. 나쁘진 않은 논리인 듯하다.)

 

 이를 두고 철없는 -민중 등으로 불리는- 세력은 언제나 자신들이 압제에서 벗어나 승리를 가져 왔다고 한다. 이 착각은 참으로 마약같으면서 지배세력에게도 덕이 되는 환타지다. 실제로는 지배세력의 자기 변화 과정이며 이를 통해 지배력을 정비하고 재결집하여 새로운 사회의 새질서를 만들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지배세력에 배치되는 세력은 세상의 흐름에 의해 자연 줄어들고 소멸되어 간다. 약간의 혜택만 주어져도 그들은 지배세력에 편입되고 싶어 몸부림치며 그렇게 편입 되었다고 믿고 싶어 한다.

 더우기 가장 아래에서 신음하는 바닥층은 언터치볼과 사상적으로 닿아있다. 가장 신음하면서도 그것을 무슨 운명인양 받아들이고 자기와 가까운 계급들을 오히려 경멸하고 욕한다. 그들이 조금만 부지런했다면 역사상의 봉기나 혁명의 시기 때 오히려 총칼을 들고 그들을 막는 선봉에 섰을것이다.

 

 필동을 보라 그 영화를 자랑했던 4대문 시대에 조용하고 주택가로서 최고의 영예를 차지하고 있었지. 시대가 바뀌면 영역의 변화도 일어나는 법! 구시대의 사람을 지배자 간에도 좋아하진 않는다. 새계급의 창출 과정에 머문 사람은 그 곳에 머물면서 옛날을 생각하기만 한다. 인쇄 골목으로 바뀌어 버린 필동.. 부산의 대신동이나 동래 구청 근처의 모습들.

 

 자연을 훼손하면서 굳건한 그들의 흔적을 남기면서 그들만의 수익을 창출하는 자본과 권력의 향유가 곳곳에 공덕비처럼 자리하고 있다.

파헤쳐지는 남산과 필동이란 좁은 공간에서 4대강이 아니더라도 느낄 수 있는 지금 세상의 모습을 보면서 걸어도 가슴 아파해야 하는 현실을 운명처럼 수용하면서 분노와 눈물을 흘린다.

 

남산 사진이 어디있는지 안보인다. 너희들이 하는 일은 바로 이 여인처럼 될 일을 하고 있다. 너희 후손의 모습이다.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여인의 현장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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