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얀 - 멀리 여행가 한카페에 들렸다 눈에 들어 온 풍경 같은 영화

무거운 빈가방 2012. 10. 22. 00:30

 

카얀 (2012) Kayan

 

 

Kayan-Official Movie Teaser

http://www.youtube.com/watch?v=v7A_GfysbmQ

나에게는 익숙치 않는 물담배 피우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담배를 빨때  소리는 마치 산소호흡기를 찬 사람의 그것처럼 들리고 진공청소기에 연결된 줄이 생명체와 비생명체를 연결하는 신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후 뱉는 연기는 아득한 전설을 흘러보내는 환상으로도 느껴진다 

 멀리 여행가서 한 카페에 들렀다가 눈에 들어온 풍경 같은 영화가 카얀이다. 매우 정신없고 분주하지만.

 

17회 국제영화제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74293&videoId=38787&t__nil_VideoList=thumbnail

 

'식당에서의 하루'라는 제목을 붙여도 좋을련지?

 

식당 '카얀'(존재라는 뜻이란다.)의 여주인 '하닌'의 하루를 추적했다 할 정도로 영화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않으려는 듯 따라 다닌다.

 

처음엔 식당에서 사용하는 도구나 기구(여러 색으로 이뤄진 많은 줄들을 비춰줄 때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물담배를 연결하는 줄인데 처음엔 몰랏다가 알게되면서 더욱 이국적으로 느껴졌으니)을 샅샅이 훑다가 그녀의 걷는 모습 표정 등으로 옮겨간다.

 

이 식당의 주특기는 물담배(내겐 가장 이국적이면서 인상깊으니)를 피게 하는 것이고

 

손님을 끌기 위해 전통 춤의 공연이나 음악 공연 등 라이브도 종종 열린다.

 

하닌은 출근하면 낮은 신에서 높은굽의 구두로 갈아신고 식당 전체를 훑으면서 준비물 등을 챙기고 자리들도 일일이 점검한다.

 

그녀의 두딸도 식당에 와서 지낸다. 아마 집에 가면 아무것도 없으리라.

 

그러니 공부도 여기서 하고 티격태격도 여기서 하다 잠들면 엄마가 깨워 같이 집으로 간다.

 

두딸의 엄마이면서 식당의 엄마가 되어야 하니 고단한 그녀의 모습이 화면 곳곳에 그녀의 표정에 주변사람들의 모습에 그대로 담아있다.

 

식당은 그녀 삶의 터전이면서 생활전선이다

 

영업이 어디 뜻대로 되는가?

 

말안듣는 직원도 있고 말썽일으키는 손님도 있다. 식당엘 들어서면 시끄러운 음악이 정신을 빼듯 흘러다니니 관객도 그러하지만 여주인도 그럴것 같다.

 

그녀는 늘 엄중하고 몸은 무겁고 표정도 굳어있다.

 

애인은 전화로만 나타나는데 아마 돈이 급박한 모양이다. 그녀는 돈을 만들어 주겠다하고 그놈은 필요한 듯이 보이는데 괜찮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듯하다.

 

영화는 그녀의 지친 모습을 표현하기에 망설이지 않지만 동시에 의연함과 프로정신도 함께 비춰준다.

 

바삐돌아가는 전축의 원반처럼 그녀의 하루를 추적하는 것으로도 삶의 전선에선 사람들의 깊은 애정을 가질 수 있게하는 감독의 솜씨와

 

 비전문 배우인 모든 출연자들의 있는 그대로를 펼쳐주는 연기력도 이 영화의 가장 빼어난 점이다,

 

마친 뒤 직은 사진은 영화에 대한 애정을 더욱 깊게 해준다.

 

내 취향이 아닌데 내 취향인 것을 뒤바껴지는 마술을 부리게 하니.

 

1. 공간은 거의 식당에 한한다. 외부를 비춰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녀의 출퇴근 길, 피로로 찌든 가운데 손님의 구애에 잠시 쉬로 가는 장면 등 몇몇 뿐이다. 최근 본 영화 '대학살의 신' 2편 쯤 되는 영화라 해되 좋을 듯^^

 

2. 식당주인은 배우로서 영화제에 참석하여 폐막 때 까지 부산에 머물다 폐막식 때 상도 받는다.

 

  그녀의 가장 황홀한 여행이며 두근거리는 부산에서의 경험이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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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정보 드라마 | 레바논, 캐나다 | 84 분 |

감독 마리암 나자피

출연 오울라 하마데 (하닌 역), 세이라 에마미 (사하르 역), 카얀 베네트 (히암 역), 키아라 베네트 (라얄 역), 피로우즈 에바디푸르 (피로우즈 델 카스피오 역)

 

줄거리

‘카얀’이라는 레바논 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혼녀 하닌의 하루하루는 바쁘고 고달프다. 두 딸을 보살펴야 하고, 집세에 쫓겨야 하고, 약혼자의 돈 문제도 걱정해야 한다. 게다가 손님들의 불만과 홀대를 견뎌야 하고, 사정이 복잡한 종업원들도 돌봐야 한다. 그녀의 이런 사정을 이해해주는 사람은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낯선 손님뿐이다. 그러나 약혼자가 있는 그녀는 그가 불편하기만 하다. ‘카얀’에는 아랍식 전통담배와 술을 즐기는 남자 손님이 주를 이룬다. 사람들은 이런 장소의 주인이 여자인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벤쿠버라는 서구의 공간에 존재하지만 독립적인 여성으로 살기엔 레바논의 전통적인 관습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한다. 영화는 ‘카얀’이라는 남성적 공간을 배경으로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억압받고 위협받으며 동시에 생존해 나가는가를 보여준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레바논 영화계를 반영하듯 제한된 공간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활용해 입체적인 인물을 구현하는 수작이다.

(조영정_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