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14 지구인 우리 친구 - 베르나르의 상상세계 (아트모모)
한국인으로서 베르나르 작품 한권 읽지 않았다면 이것도 외계인 수준인가? 외계인이 외계인과 관계된 시사회를 갔다. 나중 싸인 받을 것을 생각하여 서점에 가서 신간 ‘파라다이스’를 사서 손에 들고. 영화는 인터넷에서 신청했더니 공짜로 보여준다. 참 좋다. 서울에 몰려있는 이런 기회들을 지방에 조금만 나누어주면 좋겠다. 부산에 있을 때 보다 아는 사람 거의 없는 서울에 있을 때가 더욱 바쁘니 이건 중앙집중의 정책 때문이다. 내 탓이 아니다.
베르나르가 취한 형식이 참 재미있다. ‘우주인의 지구인 관찰기’이니 이들이 지구인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지구인의 습성, 정치성, 집단성과 고립성 등등 철학과 생활 잔인함이 나온다. 지구 자체에 발달된 그들의 망원경을 들이대고 볼 때에는 대체로 혼자 있기 싫어하고, 뭔가를 끝없이 먹어대고 째잘거리고 화내고 하는 외형적 습성을 본다.
그런데 지구인을 납치하여 그들을 상자 속에 넣어 관찰할 때의 발견되는 습성은 역사성과 정치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혼자 둘 때와 둘이 있을 때 여럿 있을 때의 모습이 다르다.
여럿일 때 보이는 지구인의 공격성과 계급적 위계성은 대단하다. 둘 까지는 용서되나 셋 이상이면 높낮이가 정해져야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뭔가 만들어 내어 계급의 위상을 공고히하고 사람(피지배를 이루는)들을 공격한다. 모두 익히 알지만 새롭고 겁도 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내가 우주인이 된 기분도 든다. 저런 속에서 지구인들은 우찌 아직까지 무사히 살아가고 있을까? 금방이라도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고, 자살을 하거나 사분되어 갈갈이 찢기진 않을까?
영화에서 잘 표현되어 있지만 인간이 햄스터를 관찰하는 듯한 기분처럼 묘하다.
누군가 손아귀에 지구를 잡고 있는 사진(이것이 포스터인가?)은 참 잘어울린다. 신이 잡고 있다해도 되겠지.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여럿있으나 해석의 묘미 중 하나가 시체에 대한 외계인의 생각이다. 그들은 사람이 죽고 난 뒤 관에 넣어 땅에 묻는 것을 ‘쓰레기처럼 분리처리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결론에 단 사족은 ‘플란다스의 개’(봉감독)의 사족과 똑같다.
감독으로서의 베르나르에 대한 평은 좀 더 고민하더라도 작가 베르나르의 재치는 영화에서도 맘껏 뽐낸다. 원작이 소설을 토대로 했다하더라도 처음 카메라를 잡으면서 소설가에서 만능 엔터테인먼트로 나아가려는 베르나르의 모습은 충분히 뭍어난다. 곧 연극도 상연한다하여 이것도 응모를 했다. 연극 보게되면 이후엔 소설을 읽지 않을 수 없겠지. 책이 참 길던데. 걱정이다. ‘개미’ 20페이지 정도 ‘뇌’ 15페이지 정도는 읽었지만 조금 읽다가 주저앉았는데. 보고 싶어도 걱정이다. 진짜 걱정이다.
GV는 다음에 올린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여성들에겐 친절하다. 여성들에겐 제법 이쁜 포즈를 취하던 베르나르가 내게 취한 포즈는 요정도다. 이 순간은 란마처럼 여자로 변신했으면 더욱 따뜻한 장면이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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