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스터 키튼 - 제너럴, 전문학교 - 부지런한 배우의 움직임

무거운 빈가방 2015. 5. 18. 00:30

기차의 수평적 움직임 보다 더 부지런한 배우의 움직임

<제너럴>(1926) , <전문학교>(1927)

키튼의 영화는 크게 고민하면서 볼 영화는 아니다. 코미디가 그러하듯이 그냥 배우의 행동이나 동선을 따라 가면서 웃어주 기만 해도 좋다. 여기에 매우 충실한 것이 키튼의 영화이다.

  키튼에 대해 후세의 평가나 평론가들 그리고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해석을 내리겠지만 내가 본 키튼은 고민을 던져주지 않았을 것 같다.

 

내가 본 3편의 영화(제너럴, 전문학교, 카메라맨)의 주인공은 모두 다 보통 사람은 아니다. 나름 특수 직업을 가지고 있고 그 직업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러나 이들은 사회적 정치적 관심은 별로 없다. 연령대가 대체로 20대 정도이니 자기의 직업과 사랑하는 여자를 쟁취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설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키튼의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자신이 가질 수 있는 힘든 상황들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잊고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이 뭔가 다소 덜떨어진 듯한 행동과 표정은 더 편하게 만들어 줄 것이이다.

 

 키튼의 표정은 거의 고정적이다. 코미디 배우들은 일반적으로 과잉 표정을 통해 웃음을 유도하곤 하는데 그는 희노애락의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잠시만 보여줄 뿐이다.

대신에 엄청난 움직임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대사가 없는 무성영화는 관객들에게 볼꺼리를 많이 제공해줘야 하는데 키튼은 이것을 너무도 잘활용하는 것 같다. 그는 쉬지 않고 움직이고 가끔은 카메라가 고정되어 그의 동선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듯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이 고정된 카메라는 쉼없는 동작을 더욱 더 자세히 잘보게 만든다. 수평과 수직 그리고 좌우를 종회무진하면서 부딪히거나 넘어지거나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면서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동시에 육체적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를 실험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정도이다.

<제너럴>에서 보여주는 기차액션도 마찬가지이다. 불을 떼기 위해 나무를 넣고, 도망가는 기차에서 버린 나무 등을 치우고, 대포를 장착할 때의 움직임은 숨이 막힐 정도다. 화면을 빠르게 돌려서 짧게 느껴지지만 편집없는 상태로 보았다면 엄청난 움직임을 롱테이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저런 것이 가능한가? 다리가 풀려 기진맥진할껀데? 그의 움직임은 기차의 수평적인 힘 보다 더욱 더 부지런하다.

 

<제너럴>은 군대갈 생각이 없는 기관사 조니가 애인의 요구 때문에 어쩔 수없이 입대하려는 것이 배경이다 제너럴은 남북전쟁 당시 물자와 사람을 실어나르는 가장 거대한 교통수단인 기차의 이름이다. 기관사 조니는 제너럴과 애인에게만 관심이 있다. . 조니의 모든 관심사인 이 둘이 동시에 북군에게 납치당하자 조니는 단신으로 북군의 진영에 들어가 기차와 애인을 구하게 된다.

시작은 애인의 권유로 무조건 입대하려는 조니의 활동을 보여주지만 실패하고 좌절한다. 중반은 북군에게 탈취 당한 기차를 되찾으려 홀로 고전분투하는 활력을 보여주는데 이 때는 기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은 두 번의 개인적 행위(애인과 기차문제)를 넘어 애국적으로 고양된 그가 북군을 물리쳐 드디어 군인이 되고 애인의 사랑도 차지한다.

 

 1년 뒤 만들어진 <전문학교>에서는 운동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앨리트가 애인의 요구 때문에 운동을 하게 된다. 두 영화는 같은 패턴을 가지고 있다.

 - 무표정의 키튼이 애인과 기차를 탈취하고 난 뒤 남군 장군 옆에 서서 의기기 양양하게 자신이 장군 된양 지휘하는 모습

 - 부관으로 임명 될 때 자랑스러운 몸짓과 약간의 변화되는 미묘한 표정

 - 초반부에 기차에 앉아있다가 기차와 함께 돌아가는 모습을 끝에 애인과 함께 보여 줄까 기대했는데 마무리를 과감하게 자르는 결단성.

 

<전문학교>는 운동에 관심이 없기에 그가 보여주는 운동의 모든 동작에서 잘못된 것들이 나오고 그것을 통해 웃음을 만들어낸다. 끝에 가서 애인을 구출하기 위한 그의 움직임은 육상을 중심으로 한 운동의 활용도를 한꺼번에 보여준다. 달리기, 허들, 멀리뛰기, 장대높이뛰기, 투포환,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야구의 주루와 던지기 및 치기 등등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것을 하나로 압축시켜 크라이막스로 달려 마무리한다.

 뒤에 들은 이야기로 이번 영전에서 상영하는 <전문학교>는 음악이 없었다 한다. 나는 전혀 몰랐다. 그 정도로 키튼의 영화는 화면 자체만으로도 몰입도가 강하다는 반증을 보여준다.

 

키튼은 영화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를 한다. 내용의 설정이 사랑을 얻는 것이기에 복잡한 것이 없다. 관객 또한 가볍게 즐겁게 고민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영화 자체만을 매우 즐겼던 사람으로 보인다. 주변의 복잡한 상황들을 배제했기에 배우 하나하나에 대한 심층적 고민들을 카메라에 담을 이유가 없다.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스토리에 집중을 하고 자신은 움직여 나간다. 자신에게만 집중하면 내용이 너무 단순화되기 싶기에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적절한 배우들을 배치하여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제너럴><전문학교> 두 영화를 통해서 본 키튼은 그의 움직임을 통해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고, 정치적 경제적 상황 등 모든 것을 배제하고 영화 자체를 즐긴 사람으로 보인다.

 

제너럴(1926)

 

https://www.youtube.com/watch?v=ncapCvkPgVw

 

 

증기기관차 ‘제너럴’과 여자친구 애너벨 리를 사랑하는 기관사 조니는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남군에 입대하려 하지만 거절당한다. 이 때문에 애너벨은 그가 겁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어느 날 북군이 애너벨이 타고 있는 제너럴을 훔쳐가자, 조니는 자신의 두 연인을 구해내고 용기를 입증하려 하는데...

이영화의 키워드 : 사랑, 전쟁

채플린과 함께 무성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슬랩스틱 코미디의 거장 버스터 키튼의 대표작.

 

 

 

 

 

 

 

 

 

 

 

전문학교(1927)

 

https://www.youtube.com/watch?v=G4AIoMC3XYk

 

 

 

책벌레 로널드는 졸업식 고별사에서 책을 찬양하며 스포츠를 비난한다. 여자친구 메리는 그의 태도를 지탄하고, 로널드는 그녀가 떠날까 두려워 스포츠 전문학교에 들어간다.
(2015 영화의 전당 - 버스터 키튼 탄생 120주년 특별전)


 

이영화의 키워드 : 스포츠

 

 

 

 

  키튼의 포스터에서 보이는 일본적인 모습.....

미국이나 유럽이 일본의 많은 것들을 동양적인 아름다움으로 받아드리지만 나중 그들의 잔악함과 폭악성 집단성은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키튼이 이 영화를 만들 때도 일본의 깃발이 이리했을까? (메이지유신 이후 군대 깃발이니 이 때도 세상에 알려졌겠네..)

전문학교의 포스터가  '욱익승천기'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